66권으로 이뤄진 성경 한 권을 일독하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지만, 친필로 성경을 쓰며 말씀을 받는 이들이 있다.

사순절 기간을 의미있게 보내기 위해 채택한 필사성경이 올 해 베다니장로교회(담임 최병호 목사)와 베다니감리교회(담임 남궁전 목사)에서 진행됐다. 베다니장로교회의 필사성경은 10년째, 베다니감리교회는 올해 처음으로 도입했다.

출애굽기와 히브리서를 필사했다는 남궁전 목사(베다니감리교회)는 “그 동안 숲을 봤다면, 성경을 필사하며 숲 속의 디테일 한 것들을 들여다 본 느낌”이라며 “성경을 읽고 듣는 데서 나아가 성경을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베다니감리교회에서는 약 40명의 장년과 청년들이 필사성경에 참여했다.

남궁 목사는 “교인들의 필사성경을 모아 강대상 앞에 대 성경으로 놓아둘 예정”이라며 “앞으로 3년에 한번씩 필사성경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순절마다 성경을 필사하고 있는 베다니장로교회 최병호 목사는 “성경을 적어나가면서 깊이 묵상하게 될 뿐 아니라, 서기관들에게 임하셨던 하나님 성령의 역사를 경험하게 된다”며 “2000년이 지난 오늘도 동일하게 역사하는 하나님 말씀의 능력을 체험하는 좋은 도구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베다니감리교회가 완성한 필사성경 완본.
또 최 목사는 친필성경을 진행하면서 무엇보다 좋았던 점으로 “가족 간의 화합”을 들었다. 둘러앉아 성경을 쓰면서 이민사회에서 가장 큰 문제인 가족간의 대화 부족을 극복하고 말씀 안에 깊은 교제가 가능하게 된다는 점이다.

처음으로 필사성경에 참여했다는 김유정 집사(베다니감리교회)도 4학년, 2학년 딸들과 함께 성경을 적으며 말씀 안에서 깊은 대화가 가능했다고 말했다.

김 집사는 “예전에 삶이나 신앙을 나눌 때는 주일학교에서 선생님께 배운 내용을 주로 이야기했는데, 성경을 쓰면서 아이들도 성경을 외워서 말하게 되고 제 자신도 성경을 적으며 느낀 점을 깊이 이야기 해 줄 수 있어서 좋았다”며 “무엇보다 성경을 쓰라는 말에 아이들이 순종한 것이 가장 감사했고, 다 쓴 후에는 아이들이 하나님에 대해 더 알게 됐다고 말한 것이 기억에 남는다”고 소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