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1. 서울 고덕동 K교회는 지난 1991년 10월 지하 40평 공간에 예배당을 마련하고 교회를 창립, 5년 만에 교인수가 6명에서 15명으로 늘었고 다시 5년 후에 5명이 늘어 20명이 됐다. 그리고 이후 2년 동안 담임목사가 집중적으로 노방 전도에 나서 교인수가 30명까지 성장했다.

교회는 지하 예배당의 침체된 분위기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예배당을 찾던 중 2009년 인근 건물 2층에 교회로 사용할 수 있는 57평의 공간이 나왔다. 전세 1억 원에 월 관리비 1백만 원이었다. 그러나 30명 남짓의 교인과 지하 예배당 전세금 4천만 원을 가진 K교회의 입장에선 도무지 엄두가 나지 않았다.

담임목사는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으로 고민 끝에 전국 교회와 지인들을 대상으로 모금활동을 벌였고, 5천만 원을 모을 수 있었다. 이에 감동을 받은 교인 두 명이 헌금으로 3천만 원을 내놓았다. 이렇게 모아진 돈으로 새 예배당 전세금 1억 원을 내고, 리모델링을 거쳐 입당예배를 드릴 수 있었다. 2010년 현재 성인 35명, 중고등부 10명, 주일학교 20명이 출석하는 교회로 성장했다.

▲수많은 간판들 사이로 보이는 ○○교회. 올해도 작은교회들의 어려움은 여전하지만 그 속에서 희망의 싹을 틔우는 교회들이 있다. ⓒ 크리스천투데이 DB

사례2. 충남 예산 H교회는 창립 100주년을 바라보는 교회였지만 농촌지역 청장년들의 이주와 고령화로 쇠퇴의 길을 걷고 있었다. 예배 출석 장년 수가 47명이었지만 55세 이하 성도는 7명에 불과했다. 아동부와 학생부 및 청년부는 존재하지도 않았다.

P목사는 개척 7년 만에 교회를 자립시키고 안정적인 목회를 하다 이 H교회로 부임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주변 목회자들은 H교회가 쇠퇴 중인 농촌교회여서 비전이 없다며 부임을 만류했고, 부임을 하더라도 교회 역사가 깊어 중직들과 교인들이 쉽게 변하지 않을 것이니 1년 간은 아무 것도 하지 말고 그저 교회에 맞춰가라고 조언했다.

부임을 결심한 P목사는 주변지역부터 살폈다. 교회 인근 5분 거리에 면사무소 소재지 2군데가 있었고 10분 거리엔 충남 신도시 이전 공사가 진행 중이었다. 교회가 속한 동네에서 전도가 가능한 가구 수는 대략 60호 정도로 파악됐다. P목사는 교회가 다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는 자신의 이러한 신념을 교인들에게 전달했다. 그리고 2개월 후 있을 추수감사주일을 태신자 초청 전도주일로 정하고 교인들로하여금 전도에 나서도록 독려했다.

현재 H교회는 주일오전 예배에 80여 명의 장년이 출석하고 아동부 18명, 학생부와 청년부 5명이 출석하는 교회로 부흥했다. 뿐만 아니라 이 소식이 알려지자 인근 교회에서 H교회 탐방을 목적으로 매주일 교회를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P목사는 “전임지에서 목회하며 교회를 자립시키기 위해 교회성장에 관한 책들을 수도 없이 읽었다. H교회에 부임한 후 이 교회만의 분명한 전도전략이 있을 것이라고 믿었다. 장기적인 계획과 반복적인 실행은 반드시 열매를 맺는다”고 말했다.

미자립·개척교회, 일명 ‘작은교회’들은 여전히 한국교회의 어두운 한 면으로 자리하고 있지만 부흥에 대한 갈망으로 스스로 일어선 작은교회들의 소식이 침체된 한국교회에 희망을 전하고 있다.

기독교대한감리회 본부 선교국이 최근 ‘미자립교회 성장을 위한 정책 사례집’을 발행해 교단 내 작은교회 현항을 분석했다. 책자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교단 소속 전체 교회 5,719개 중 작은교회는 2,225개로 38.9%를 차지했다. 2008년에 비해 79개가 늘었다. 교단은 전년도 경상비 결산액이 2,500만 원 미만인 교회를 작은교회로 규정한다.

선교국은 “교단 국내선교부의 우선적인 추진정책이 미자립교회 부분”이라며 “미자립교회 문제 해결을 위해 지방과 연회, 본부가 대책위원회를 구성해 활동하고 관련 자료집 등을 발간해 이 문제에 접근해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교역자 수급 문제와 작은교회 목회자들의 사명감 문제, 본부 차원의 미자립 기금 마련 문제, 대형교회를 선호하는 시대적 풍조, 경제 위기 등이 향후 작은교회 대책에 있어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로 남는다고 선교국은 전했다.

교단은 현재 작은교회들에 코칭과 프로그램 지원을 통한 극복 모델을 제시하고, 재정 지원, 지방 내 자매결연, 교인 파송, 신천장로 파송, 전도대 파송 등을 지원하고 있다. 특히 재정 지원에 있어 목회자들에게는 120~150만 원의 최저생활비를 지원하고 1년에 한 개의 발전적인 작은교회를 정해 월세는 전세로, 전세는 대지를 구입해주는 것으로 지원하고 있다.

이번에 발행한 사례집에는 작은교회들의 성장사례와 교단의 지원사례 및 작은교회 문제해결을 위한 제언 등이 수록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