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저 (M)는 다른 주에 살고 있는 50 대 중반의 크리스챤 여성입니다. 저는 서울의 중산층 가정에서 성장하면서 대학까지 남부럽지 않은 일류 학교들만 나왔습니다. 미국에 건너와서 오랫동안 미국 국가 기관에 근무했는데, 저녁에 야간 전문 대학원을 다니며 공부한 후에, 전문직 시험에 합격에서 전문 라이센스를 갖고 있습니다. 그런데 뒤늦게 취득한 이 미국 라이센스를 주변의 사람들은 별로 인정해주지 않습니다. 제가 다니는 교회에서까지 저를 업신여기고 무시하는 것 같은 느낌을 자주 받습니다.

목사님, 사실 저 역시 성격이 괴팍하고 모난 데가 많다는 생각을 스스로 합니다. 이런저런 사람들과 잘 어울리며 섞이지 못합니다. 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쉽게 판단해 버리고 그 자리에서 직설적으로 말해서 다른 사람들이 당황해하고 무안해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요, 자꾸 제 머리 속에서 떠나지 않는 아주 어릴 때 기억이 있습니다. 너무 아픈 기억이라 그것을 내놓고 말씀 드리기는 어렵고요. 무슨 책을 보니까 이런 어릴 때 상처가 현재의 성격에 큰 영향을 끼친다고 하던데, 정말 그런건가요? 너무 궁금해서 목사님께 여쭈어 봅니다.


A: 멀리서 연락 주셔서 감사 드립니다. 뒤늦게 공부해서 힘들게 취득한 미국 라이센스를 갖고 있으면서도, 아직 크게 활용하지 못하고 있어서 많이 안타까우시겠습니다. 더우기 성격상 무심결에 던진 이야기들이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상하게 해서 인간 관계가 어려워질 때, 자책감도 들고 많이 당황이 되시겠습니다. 지면의 한계가 있어서 문의하신 내용을 바로 말씀 드리겠습니다.

현대 심리학의 문을 연 오스트리아의 심리학자 지그문트 프로이트(Sigmund Freud)에 의하면, 인간의 기본적인 성격은 출생후 6년 정도 안에 형성된다고 합니다. 그 사이에 3 단계의 심리적 과정을 거쳐 발전하는데, 그 대략적인 내용을 설명 드리자면 이렇습니다. 첫번째 단계는 태어나서 만 1세까지로 이 단계를 구순기(The Oral Stage)라고 부릅니다. 특별히 프로이트는 유아 성욕설-현대 여러 심리학자에 의해 이 이론은 비판받고 있지만-을 내세웠는데, 이 시기에 유아들은 입과 입술로 어머니의 젖을 빨면서 배고픔과 쾌락의 욕구를 만족시키고 있다고 합니다. 이때 충분한 만족이 채워지면 인간과 세계와 자신에 대해서 신뢰감을 얻게 되고, 그렇지 못하면 불신감이 형성된다고 합니다. 이 시기에 유아가 거절을 많이 당하면, 그 아이는 두려워하고, 불안해 하며, 관심을 끌기 위해 애쓰며, 질투하며 공격적이요, 적대감에 차 있고, 고독하게 자라나게 됩니다.

두 번째 단계는 항문기 (The Anal Stage)로 만 1세에서 만 3세까지인데, 이때 아이는 독립성과 자율성 뿐만 아니라, 자신의 능력과 자율성을 배워야 하며, 부정적인 감정들을 어떻게 깨닫고 처리해야 하는가를 배워야 합니다. 이 시기에 아이들은 처음으로 변기 사용 훈련을 받게 되는데, 그 훈련 방법과 이때 부모님이 아이들에게 보여주는 감정, 자세와 반응들은 아이들의 인격적 특성을 형성하는데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항문기의 성장 단계에서 아이들은 적대감, 파괴성, 분노, 울분, 미움 등 소위 부정적인 감정들을 경험하게 됩니다. 이런 것들도 용납될 수 있는 감정 (acceptable emotions)인 것을 배우는 것이 이 시기 아이들에게 매우 중요합니다. 이 시기에 만일 부모들이 자녀를 지나치게 도와주면, 그들은 자녀들에게 “너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무능력한 인간이야!”라고 가르치는 것과 같습니다. 이 시기의 아이들은 자기 스스로 해 보기를 원합니다. 그리고 실수를 경험할 필요가 있으며, 실수하더라도 괜찮다는 느낌을 가져야 합니다. 나중에 성인이 되어서 자신의 잠재력과 가능성을 상실해 버리고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 자신이 무슨 능력이 있는지 알지 못하는 것은 바로 이 시기에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프로이트는 설명합니다.

세번째 단계는 성기기 (The Phallic Stage)로 만 3세부터 만 5세까지며, 이때 아이들은 그들의 성기에 관심을 갖게 되며, 자신의 몸을 탐색하여 남,녀의 구별을 발견하기 시작합니다. 성적 욕구에 대한 태도가 대부분 성기기에 뿌리를 두고 있기 때문에, 이 시기에 성적 욕구를 받아들이고, 성적 충동을 제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이 시기는 동시에 양심 개발의 시기입니다. 아이들은 이 시기에 도덕 규범을 배우기 시작합니다. 이때 부모들이 자녀에게 너무 가혹하며, 비현실적인 도덕 규범을 주입시키게 되면, 자녀들의 초자아 (Superego)가 지나치게 강화될 우려가 있습니다. 만약 부모들이 자녀들의 모든 충동들이 죄악이라고 가르치게 되면, 이때 체험한 죄책감(guilt feeling)은 성장한 후에도 그대로 남아 다른 사람들과의 친밀한 관계를 맺기가 어렵습니다.

요약하면 M님이 아주 어릴 때 특히 가정에서 부모와 어떤 관계를 맺었는가가 M 님의 현재 성격이나 행동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어떤 모난 성격도 얼마든지 변화받을 수 있습니다 (고린도 후서 5:17). M님은 자신의 내면을 깊이 돌아보면서, 예수님의 십자가 앞에 자신을 있는 그대로 가지고 나아가서, 성령의 능력으로 변화를 체험할 수 있으시기를 바라며 기도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