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신론은 개인의 도덕적이고 심리적인 문제라는 주장이 미국의 한 기독교철학자에 의해 제기됐다.

미국 테일러대학교 교수이자 미국의 저명한 기독교철학자인 제임스 S. 슈피겔(Spiegel) 박사는 최근 복음주의철학협회(EPA)와 가진 인터뷰에서 “무신론자들이 하나님을 부정하는 것은 이성의 문제가 아니라 의지의 문제”라고 주장했다.

최근 무신론의 심리적 근원에 관한 ‘무신론자의 탄생: 부도덕이 불신앙에 미치는 영향(The Making of an Atheist: How Immorality Leads to Unbelief)’이라는 책을 펴내기도 한 슈피겔 박사는, 무신론을 “개인의 도덕적 문제에 의해 유발된, 진리에 대한 완고한 반항”이라고 정의했다.

그에 따르면 무신론자는 자연 만물, 인간의 도덕적 의지, 기적적 사건들, 성경 예언의 성취 등 하나님을 알게 하는 모든 것들로부터 신적인 의미를 발견하기를 ‘의지적으로’ 거부하는데, 이는 그 안의 부도덕이 진리를 찾고자 하는 본성을 억압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는 무신론을 가리켜 “진리에 대한 반항을 가리기 위한 심리적 연막(smoke screen)”이라고 표현했다.

슈피겔 박사는 또한, 개인 안에 잘못된 세계관이 그로 하여금 명백한 진리를 보지 못하게 하는 ‘패러다임이 유발한 맹목(paradigm-induced blindness)’ 현상에 대해 소개하고, 부도덕으로 인해 신적인 것을 감지하는 인간 안의 타고난 의식이 억압되어 약화되면 될수록, 인간은 하나님을 알 수 있게 하는 모든 것들에 대해 더욱 더 반항적으로 변한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불신앙의 어머니는 죄”라는 것이다.

슈피겔 박사는 한 개인의 불신앙을 그의 심리적인 문제로 보는 것이 부적절하거나 공격적으로 비쳐질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무신론에 대한 이같은 해석이 오래 전부터 시도되어 왔다는 점을 들며, 종교 심리학자 폴 C. 비츠(Vitz)의 견해를 소개하기도 했다.

폴 C. 비츠는 개인이 아버지와의 관계를 통해서 무의식적으로, 또는 의식적으로 하나님에 대한 태도를 형성하는데, 성장 과정에서 죽음 등으로 인해 아버지의 부재를 경험하거나, 아버지로부터 사랑받지 못하고 유기 또는 학대를 당했을 경우, 이는 하나님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었다. 실제로 많은 무신론자들이 아버지가 없는 가정에서 자라거나(데이비드 흄, 프리드리히 니체), 성격적 결함이 있는 아버지 아래에서 자랐다(토마스 홉스, 볼테르, 지그문트 프로이트).

즉 “하나님을 믿지 않는다는 것은 그들이 무의식적이든 의식적이든 선택한 결과”이고, “그런 결과는 결코 심리적인 진공 상태에서 일어나지는 않는다”는 것이 슈피겔 박사의 견해다. 많은 무신론자들이 주장하는 것과 같이 무신론이 반드시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증거에 대한 이성적 평가의 결과라고 볼 수는 없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