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전도단(YWAM)은 ‘화요모임’으로 유명하다. 매주 화요일, 이천여 명의 청년들이 그들과 함께 예배하며 하나님의 임재를 경험한다. 그들이 부른 찬양은 단숨에 인기를 얻어 지역교회로 퍼지고, 워십리더들은 화요모임에서 영감을 얻곤 한다. 지난 35년간 이어진 화요모임은 그렇게 예수전도단의 ‘대명사’로 ‘예수전도단=화요모임’의 공식을 만들어냈다. 그러나 과연 이것이 전부일까. 예수전도단엔 정말 화요모임만 있는지, 마침 올해가 한국 예수전도단 창립 50주년이라 대표에게 인터뷰를 제안했다. 말끔하게 정돈된 사무실, 기분을 좋게 하는 간사들의 친절함…, 서울 신림동 예수전도단 본부에서 김지태 대표를 만났다.

-창립 반 세기를 맞은 소감이 어떠신가요?

“제가 소감을 말할 자격이나 있는지 잘 모르겠네요. 그저 하나님께 감사하고 모든 것, 다 하나님께서 하신 일이라는 고백 뿐입니다. 물론 지금까지 함께 달려온 예수전도단 동역자들에게도 감사하구요.”

-지난 50년, 예수전도단이 한국교회에 끼친 가장 큰 영향은 무엇이었습니까?

“예배자와 하나님과의 관계에 있어 좀 더 친밀한 예배를 한국교회에 소개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하나님과 깊이 있는 교제를 나누고 하나님의 임재를 경험하는 그런 예배를 고민했었고 어느 정도 열매를 맺은 것 같아요. 또한 공동체를 중심으로 한 선교훈련은 예수전도단을 통해 수많은 예수의 제자들이 배출된 원동력이었습니다. 함께 생활하는 가운데 나와 하나님과의 관계, 나와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 대해 성경적 원칙으로 새롭게 세우는 기회를 갖게 되고 부르심을 새롭게 합니다. 다양한 DTS와 열방대학이 그러한 역할을 감당했습니다.”

DTS(Discipleship Training School )는 12주의 강의와 12주의 전도여행을 통해 이뤄지는 예수전도단의 가장 기본적인 제자 훈련과정이다. 묵상,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법, 예배, 중보기도, 영적전쟁, 내적치유, 성경적 세계관, 전도 및 선교 등이 주 강의내용이다. 열방대학은 전 세계 110개국 280여 개의 지역에서 진행되고 있는 국제적인 기독교 대학으로, 성서적인 원칙에 의해 학생들을 영적, 문화적, 지적으로 준비시켜 기독교적 대사명(Great Commission)을 완수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DTS 역시 열방대학의 필수 과정 중 하나다. 기독교 사역 대학, 기독교 정보 대학, 상담 보건 대학 등 7개의 단과대로 구성돼 있다.

-물론 보완해야 할 부분도 있었겠죠?

“그럼요. 예배가 개인을 하나님과 깊이 만나게 하고, DTS와 열방대학이 개개인의 제자적 역량을 키워줄 수 있었다면, 사회 각 영역을 제자화 함에 있어서는 다소 부족했던 것 같습니다. 정치와 경제, 문화 등 사회 각 영역이 성경적 원칙에 지배를 받아 그 곳 가운데서 하나님의 뜻이 드러난다면 그것이야 말로 사회가 변화되는 지름길 아닐까요. 부족했던 부분이기도 하지만 앞으로의 50년에 있어 푯대로 삼아야 할 하나의 지표이기도 합니다.”

-앞으로의 50년…, 좀 더 구체적으로 듣고 싶습니다.

“미래엔 더 큰 선교의 배를 띄울 것을 꿈꾸고 있습니다. 특히 21세기엔 미디어의 발달로 다양한 선교의 통로가 생겨날 거에요. 이러한 것들을 적극 활용해 입체적 선교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또한 앞으로의 50년에 있어 중국 선교가 큰 과제가 될 것이며, 한국 선교 역시 한 차원 비약할 것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21세기 ‘뉴코리아’를 꿈꾸고 있는 것이죠.”

-많은 사람들에게 화요모임은 예수전도단을 대표하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한 가지 이미지로만 굳어지는 건 아닐까요?

“한국에서 예수전도단이 화요모임으로 많이 알려진 것은 화요모임이 그만큼 대중적으로 친밀한 집회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사람들이 가장 많이 접할 수 있는 것이 화요모임이다 보니 예수전도단하면 화요모임을 먼저 떠올리는 것도 무리가 아니죠. 그러나 보이지 않는 사역들이 훨씬 더 많습니다. 예수전도단에 조금만 관심을 기울인 사람이라면 금방 그것을 알 수 있죠. 예수전도단은 세계 200개국에서 2만여 명의 전임 사역자들이 활동하고 있고, 한국엔 전임 간사 1000여 명, 파트타임 간사 500여 명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규모로치면 미국과 브라질에 이은 세번째죠. 선교사만 500여 명을 파송한, 한국에선 10위권의 선교단체입니다. 결코 화요모임만이 전부가 아니죠.”

-최근 청년들이 교회를 떠나고 있습니다.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선교단체와 교회가 함께 고민해야 할 문제인 것 같아요. 물질주의와 세속주의, 인본주의가 영향을 미치면서 청년들이 세상의 유혹에 더욱 빠져드는 것 같습니다. 막상 학생들은 직접적으로 공부라는 현실에 직면하게 되고, 졸업을 해도 취업에서 자유로울 수 없죠. 이것을 막기 위해 다양한 해결책을 제시할 수도 있지만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하나님의 역사하심 아닐까요. 만약 이 땅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이 무엇일까를 묻는다면 아마 부흥을 구하는 기도가 될 것입니다. 또 청년들을 진리로 삶의 현장에 서도록 인도하고 좋은 신앙공동체로 서로 지원하는 소그룹들이 직장이나 삶의 현장에 세워지도록 돕는 것도 필요합니다. 물론 그들에게 삶으로 모범을 보여야 할 그리스도인들의 역할이야 두 말할 것도 없는 것이구요.”

-50주년 기념집회가 오는 4월에 열린다고 들었습니다.

“네 13일부터 16일까지 분당 만나교회에서 열립니다. 50주년은 예수전도단의 사역에 있어 중요한 터닝포인트가 될 것이고 기념집회에서 그것을 선포하게 될 것입니다. 지난 반 세기의 역사 가운데는 하나님께서 기름부으셨던 수많은 일과, 자신의 삶을 기꺼이 드리며 헌신했던 믿음의 선배들이 있었습니다. 그 모든 것이 하나로 모아져 지금의 예수전도단을 있게 한 것이죠. 50주년 집회에서 예수전도단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하나로 묶어 모든 이야기들을 나누고자 합니다. 특히, 젊은 청년들이 하나님께 헌신하는 미래를 위해 이 집회가 사용되길 기도하고 있습니다. 세계선교의 대사명을 감당하는 좋은 출발점이 될 것입니다.

이번 50주년 기념집회의 주제는 ‘이 일 후에(After This)’입니다. 작은 불씨가 모여 열방 가운데 복움의 불꽃이 타오르게 되었듯이 이제는 아무도 능히 셀 수 없는 큰 무리의 찬양 소리가 주님 오실 그날까지 막힘없이 계속되기를 소망합니다.”

김 대표가 예수전도단을 앞에서 이끌게 된 것은 올해가 처음. 아직 취임식도 갖지 못했을 만큼 김 대표는 50주년 기념집회와 미래 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취임 첫해 중요한 행사를 앞두고 있는 만큼 부담 또한 크지 않을까. 하지만 그는 “부담은 느끼지 못한다. 함께하는 많은 동역자들이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대표로서의 각오를 묻자 “전세계 모든 사람들이 하나님을 알아 그 분께 경배하는 것”이라는 말이 돌아왔다. 단호했고, 분명했다. 지난 1993년 예수전도단 일원이 된 후부터 대표의 자리에 오르기까지 다져지고 또 다져졌던 그의 신앙인 듯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