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서점을 가면 어떤 분들은 정말 상기된 모습으로 오세요. 여행 가려는 것까지 포기하고 설레는 가슴을 안고 왔다고 하시면서 책을 고르시는데 너무 기뻐하세요. 또 국제 결혼한 가정에서 자녀들이 부모님 손 잡고 와서 한국어 교재를 사가는 모습을 볼 때는 뿌듯하고 자부심도 느끼죠. 장거리를 이동해서 피곤하기도 하지만, 이렇게 이동서점을 기다리시고 기뻐하시는 분들 보면 피곤함이 싹 사라지죠(웃음).”

아틀란타말씀사를 찾았다. 그 전날 배편으로 들어온 물건들로 서점 구석 구석 신선한(?) 책과 용품들이 즐비했다. 분주하게 정리하던 손길을 잠시 멈추고 기자와 마주한 최석운, 강진희 부부는 말씀사가 복음의 창고로 지역교회, 지역사회와 함께 상생의 길을 만들어 가고 싶다고 했다.

이동서점에 양질의 서적과 인정(人情)을 싣고 달린다

‘이동서점’의 대명사가 된 말씀사인만큼 이에 대해 물었다. 동남부지역은 물론이고 멀리 오하이오까지 요청이 들어오면 먼 거리도 마다 않고 달려가는 이동서점은 사실 손해 보는 장사다. 교회가 1개만 있어도, 성도가 몇 안돼도 가고, 할인에 텍스도 받지 않는 저렴한 가격으로 서적과 물품을 제공하는 이동서점을 시작하게 된 건 하나님께서 주신 아이디어였다고 최석운 집사는 말했다. 지난해 30개 도시를 방문했고, 올 해는 40개 이상의 도시를 방문할 계획이다. 가장 멀리 가본 곳은 마이애미에서 오하이오였다. 하루에 1269마일을 주파한 것.

“한번 이동서점을 가면 40-50권을 담은 박스 20개를 가져가요. 여기에 시디와 액자, 각종 용품도 싣고 가는데 오랫동안 책에 굶주렸던 분들이 부담 없이 기쁜 마음 오세요. 부득이하게 새벽에 이동할 때는 기도하고 출발하지만 이길 수 없는 졸음이 밀려오기도 해요. 동녘이 밝아오는 걸 보면서 예수님 오실 때도 이렇겠구나 싶기도 하고 어둠 속에서 찬양하고 기도하면서 순간 순간 주시는 은혜가 있습니다. 그 힘으로 가는 거죠.”

이동서점은 또한 푸근한 사랑을 나누는 장(場)이기도 하다. 지역 분들을 위해 무우와 한국빵, 라면 등을 사다 드리기도 하는데, 이에 보답으로 지역 특산물을 안겨주기도 한다. 2박 3일 이동하다 김치가 고플 때 어떻게 알았는지 교회에서 김치찌개, 삼겹살을 대접해주기도 하신다고. 무엇보다 짧은 만남을 아쉬워하며 ‘다음엔 언제 올거냐’고 묻는 통에 자꾸 가게 된다고 한다.

하나님께 쓰임 받고 싶어 기도…
비즈니스에서 그치지 않고 목회의 든든한 동반자 되고 싶다


그렇다면 원래 서점을 계획하고 있었을까?

“커네티켓에 살다가 뱅쿠버로 올라가 4년 반을 있었고, 다시 미국으로 오려고 2008년 5월에 뉴욕, 워싱턴, 보스톤을 둘러보는 여행을 했어요. 우연히 캘리포니아 생명의말씀사 전인철 강도사님을 만나서 서점해보지 않겠냐 하셔서 갑자기 결정된 거에요. 그리고 6월에 애틀랜타로 와서 서점을 시작했는데, 가장 어려운 시기에 시작해서 맨바닥을 가는 것 같았지만 지난 한 해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그나마 첫 해를 잘 넘긴 것 같아요. 올 한해는 더 어려울 수 있지만 우리에겐 꿈이 있습니다.”

이들이 꾸는 꿈은 무엇일까? 바로 말씀사를 통해 생기는 수익을 개인의 신앙발전과 교회의 부흥을 위해 환원하고 사랑의 범위를 넓혀 더 많은 일을, 더 많은 이를 섬기는 꿈이다. 간혹, 좋은 마음으로 다가가도 비즈니스맨으로만 생각한 상대편이 호의를 거절하기도 하지만 변함없는 모습으로 지속적인 섬기면 결국 ‘든든한 동역자’가 된다고 했다. 평신도로 문서를 통한 선교를 해나가기에 어려움도 적지 않지만, 하나님께 쓰임 받고 싶은 마음으로 준비했고, 현재 이 사역을 잘 감당하게 해달라는 간구를 멈출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둘루스 H마트 몰에 위치한 말씀사 전경.
강진희 집사는 “제 성격상 많은 분들을 만나는 걸 좋아해요. 여기 있으면 굳이 만나러 가지 않아도 많은 분들이 오고 매일 새로운 분들을 만나니 참 좋아요. 어떤 분들은 처음 만난 저에게 고충도 털어놓고 눈물도 흘리시는데 단지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위로를 받으시죠. 말씀사가 누구나 와서 보고 싶은 책도 보고, 수다도 떨고, 교제할 수 있는 장소가 되고 있어 감사해요”라고 했다. 반면 최석운 집사는 “저는 오히려 사람 만나는 게 큰 고충인데요, 하나님께서 이 일을 통해 제 성격도 고쳐가시면서 쓰고 계시다고 생각해요(웃음)”라고 덧붙였다.

미자립교회 도서관 구축사업, 개역개정성경 보급
일반인 위한 리더십교육 지속해나갈 방침


특별히 올 해 말씀사에서는 미자립교회(개척교회) 도서관 구축사업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애틀랜타교회협의회의 추천을 받아 책이 필요한 미자립교회가 신청하면 책장과 책 절반을 지원하고, 나머지 반은 교회에서 채우도록 해 미니 도서관을 만드는 것이다. 지난해 도서관 설립을 원하는 교회에는 특별할인가격을 적용해주던 사업의 연장선상이다. 양질의 신앙서적을 읽고 싶지만 여의치 않고, 자녀에게 좋은 책을 읽히고 싶은 성도들이 익숙한 교회에서 마음껏 책을 읽을 수 있도록 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 한가지는 개역개정성경 보급의 해로 삼아 시대의 흐름에 뒤쳐지지 않는 이민교회가 되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이것 말고도 말씀사에서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리더십교육을 꾸준하게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 시범적으로 목회자들과 언론종사자들을 대상으로 시간관리세미나 등을 개최해 호응을 얻은 바 있다. 한국에서 리더십 전문 강사로 종횡무진 활약하던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시간관리, 효과적인 대인관계, 주도적 자기관리, 갈등관리 같은 리더십 교육을 받은 것과 받지 않은 것은 굉장한 차이가 있어요. 더군다나 플래너라는 툴이 있기 때문에 교육을 받으면 내 인생관리를 분명히 할 수 있고, 시행착오에서 오는 낭비를 줄일 수 있습니다. 이민생활을 하면서 참 급급하게 사는 분들이 많아요. 더 큰 문제는 자녀들에게 이런 부모의 삶의 태도가 답습된다는 거에요. 청소년들이 이런 교육을 받으면 매일 매일 티비보고 오락하면서 시간을 보내는 삶이 아니라 비전과 목표가 뚜렷해 질 겁니다.”

한번 교육에 4~8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만큼 부담도 있지만, 한번에 할 때 큰 효과를 볼 수 있어 투자한 만큼 열매가 있다고 했다.

▲애틀랜타 말씀사 쇼핑몰 홈페이지 www.atlantalifebooks.com
지역서점과 교회 그리고 지역사회, 상생(相生)의 길 모색

마지막으로 이들은 “말씀사를 통해 교회와 개인이 성장할 수 있는 서적과 용품을 지속적으로 공급하고, 가급적이면 중간 가격을 낮춰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어떤 면에서는 멀리 가는 선교가 중요하지만 이 지역에서 어렵게 목회하시는 분들을 찾아서 돕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부탁 드리는 것은 가능하면 지역서점을 이용해주셔서 지역교회,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해나가는 일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손을 잡아주시면 좋겠습니다”라고 밝혔다.

한편, 말씀사에서는 최근 인터넷 쇼핑몰 www.atlantalifebooks.com를 오픈하고 인터넷으로 다양한 서적과 용품을 주문 받고 있다. 오픈기념으로 10% 세일가격을 적용하고 있으며, 주문하면 3일 이내로 받아볼 수 있다.

말씀사는 둘루스 H마트 옆 2550 Pleasant Hill Rd # 412 Duluth, GA 30096에 위치하고 있다. 문의전화 (678) 957-1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