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목) 오후 2시, 한인회에서 대지진을 당한 아이티 구호성금 3만 5천 645불을 유니세프에 전달했다. 이번 성금은 100% 아이티에 전달되며, 유니세프 사역의 포커스인 어린이 구제와 교육, 복지에 중점적으로 쓰일 것이라고 유니세프 측은 밝혔다. 이번 성금은 지난달 12일 대지진 발생 이후 한인회에서 한 언론사와 손을 잡고 모금했으며, 2주 동안 적지 않은 금액을 모아 훈훈한 한인의 정을 보였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모금된 내역의 뚜껑을 열어보니 아쉬움이 남는다. 모금된 금액의 많고 적음을 떠나 이번 모금에 동참한 개인과 단체의 수가 예상을 밑돌았기 때문이다. 11개 단체와 11명의 개인이 참여했는데, 11개 단체 가운데 4개 교회가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4개 교회는 개척을 준비 중이거나 개척교회 그리고 소형교회, 대형교회 1개씩이다.

메트로 애틀랜타 지역에 아무리 적게 잡아도 교회가 150개는 된다고 하는데, 그 많은 교회는 어디로 간 것인가? 또 연말연시 송년회다 신년회다 해서 신문지상에 이름이 오르내리던 단체가 한 두 개가 아닌데 그 많은 단체는 어디로 간 것인가?

각 교회는 속한 교단이나 지원하는 선교단체, 선교사에게 개별적으로 성금을 전달하기도 했고, 각종 단체는 한인회를 통하기 보다는 자신들의 구미에 맞는 혹은 연줄이 있는 언론사에 성금을 전달하고 있다. 10만 한인사회가 큰 것도 아닌데 왜 경쟁적으로 성금을 모금하고 각기 다른 루트를 통해 아이티로 보내는지 솔직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 비록 경쟁관계에 있다 할지라도 생명을 살리는 일이라면, 그 모든 상황을 뒤로하고 손을 잡는 ‘통 큰 협력’이 필요하지 않았을까? 또 교회는 개별적으로 지원하는 것도 좋지만, 개인성금의 경우 매칭한다는 약속이 있던 만큼 한인회로 성금을 보내도록 했다면 2배의 금액이 전달됐을 것이다.

강도 만난 형제를 지나친 제사장이나 레위인 보다는 돌아보고 치료해줬던 ‘선한 사마리아인’이 백배는 낫고 이런 이들이 한인사회에 적지 않음을 이번 성금모금을 통해 실감하고 있다. 하지만 누가 더 많이 모았나, 누가 더 많이 보내나를 경쟁하다 자칫 강도 만난 형제의 아픔은 간과하게 되지 않을까 염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