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인권 개선’, ‘김정일 회개’ 등을 외치며 북한으로 들어간 로버트 박 선교사(한국명 박동훈)의 구명과 북한의 정치범수용소 해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20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 위치한 통일부 앞에서 열렸다.

여기에는 북한민주화운동본부(대표 김태진)와 한국자유연합(대표 김성욱), 로버트 박이 몸담았던 글로벌정의기도네트워크 등이 함께했다. 기자회견 장소에는 AP 등 주요 외신들이 주로 참석했다.

이 자리에는 로버트 박과 1년이 넘게 같이 사역해 온 강영숙 교수가 참석해 로버트 박의 무사귀환과 북한의 정치범수용소 해체를 위한 호소문을 낭독했다.

호소문은 “정치범수용소를 폐쇄하고 수감자들을 석방하라는 요구를 담은 서한을 들고 북한으로 들어간 로버트 박을 지지하면서 그의 생명과 안전, 조속한 송환을 촉구한다”며 “로버트 박이 자신의 생명과 맞바꿀 정도로 소중히 여긴 동포의 생명과 자유 앞에서 엄숙한 심정으로 그의 뜻에 동참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강영숙 교수는 “한국 사회와 정부가 마땅히 최우선적으로 관심을 갖고 해결해야 할 북녘의 불의와 고통은 아무리 외쳐도 그 깊은 침묵을 깨기에 역부족이었다”며 “로버트 박은 이에 자신의 생명을 기꺼이 내려놓고 한국인과 전세계인들에게 북녘의 참상을 종식하기 위해 지금 바로 할 수 있는 모든 일들을 해달라고 북한에서 애처로이 간청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요 일간지들의 보도에 따르면 로버트 박은 북한에 입국하자마자 체제를 비판하다 군인들에게 심한 구타를 당했으며, 3일 만에 평양에 압송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호소문은 “로버트 박을 북으로 보낸 것은 정치논리에 밀린 한국 지도자들과 한국인들의 북한인권에 대한 무관심과 무정함이었음을 고백한다”며 “북한의 지속적인 대학살에 한국인들은 동족으로서 책임이 있고, 북한 동포들과 탈북자, 정치범수용소 수감자들은 헌법상 우리의 국민이며 함께 생명권과 생존권을 보장받아야 할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한국 정부와 통일부는 북한의 가공할 정치범수용소 해체와 수감자 석방에 앞장서라 △북한의 국경을 개방하도록 만들어 굶주림에 허덕이는 동포들을 살리라 △대한민국 국회는 북한인권법을 즉시 통과시키라 △대한민국 대통령과 외교통상부는 재중 탈북난민 보호를 즉각 중국에 요청하라 △대한민국 정부는 로버트 박 생명의 안전과 송환을 위해 즉각 행동하라 등을 구호로 외쳤다.

이외에 북한민주화운동본부는 창립 당시 추진했던 단체 이름인 ‘북한정치범수용소해체본부’로의 명칭 변경이 조속히 이뤄지기를 통일부 측에 촉구했으며, 북한의 정치범수용소 해체를 위한 구체적인 노력들이 통일부에서 일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