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솔로 피아노 연주곡을 담은 묵상기도용 CD를 출반한 최영주 집사(연합장로교회)를 만났다. 출반기념예배에는 그와 동역해온 음악인들, 든든한 중보기도부대가 되어준 어머니기도모임 회원들, 그리고 평생을 한결같이 사랑해준 가족들이 함께 해 축복을 아끼지 않았다.

최영주 집사는 “교회 음악사역을 내려놓고 못내 아쉬움이 남아 ‘주님 이 열 손가락으로 다시 한번 찬양하게 해주세요’ 기도했는데, 하나님께서는 CD출반을 기점으로 평신도 음악사역인으로 비전을 주셨어요. 또 제가 겪은 상처와 아픔을 치유해주신 하나님을 나누고 증거하며, 쓰라린 가슴을 안고 울고 있는 다른 여성들을 치유하고 싶어요”라고 밝혔다.

기도할 때 쏟았던 진액 하나도 땅에 떨어뜨리지 않으시고…

‘얼마나 더 울어야 할까?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할까…’

최영주 집사는 한 여성으로서는 감내하기 힘든 인생의 어두운 골짜기를 걸어왔다. 4살 반, 부모님의 큰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며 피아노를 치기 시작한 그녀는 어릴 때부터 두각을 나타냈고, 초등학생 때 이미 각종 콩쿨에서 대상을 휩쓸었다. 경기여중 재학시절 프랑스 패리스 컨서바토리에서 입학허가를 받았지만, 친척이 있는 미국으로 선회해 15살에 노스캐롤라이나로 유학 와 줄리아드음대 교수에서 사사를 받으며 최고의 피아니스트로서 꿈을 키워나갔다.

“많은 분들의 기대와 사랑을 받으며 자랐어요 대학을 마치고, 부모님 반대를 무릅쓰고 일찍 결혼을 했죠. 남편의 학위 때문에 공부를 그만두고 따라간 저는 아르바이트를 하려고 교회 반주를 했어요. 그때까지만 해도 철저한 불교신자여서 가방에 부적을 넣고, 염주를 딱 차고 갔어요(웃음). 그러다 예수님을 영접하고 화려한 연주자로 신앙을 시작했지만, 아이들이 어릴 때 남편과 이혼하고 홀로 아이들과 살얼음판을 걷는 삶이었어요. 세상의 모든 것을 끊고 교회와 레슨 외에는 아무것도 없었지요.”

하나님께서는 최영주 집사가 눈물과 콧물, 땀까지 흘리며 기도할 때 그 진액을 하나도 땅에 떨어뜨리지 아니하시고 차곡 차곡 쌓으셨다. 기도와 말씀 가운데 치유 받은 최 집사가 인생의 경험을 풀어 놓자, 이혼의 위기에 처한 여성들, 다문화 가정에서 홀로 가슴앓이 할 수 밖에 없는 여성들, 상처와 고통 속에 신음하는 여성들이 손을 내밀었고 일으켜 세울 수 있는 힘까지 주셨다. 인생의 탄탄대로만 걸었다면 가능했을까? 이제 그녀는 ‘상처받은 치유자’가 되어 있다.

지금 그녀를 만든 세가지 요소
지금의 그녀로 만든 것은 세 가지 요소의 합작품이다. 재혼한 지금의 남편 김건수 장로와 어머니 기도모임 그리고 정인수 담임목사다.

“지금의 남편은 7년 반 전에 만났어요. 그때 발을 다쳐서 절뚝거리면서 성가대 지휘하고 새벽기도에서 반주했는데, 몇 년 전 아내를 암으로 떠나 보낸 남편 마음에 ‘저 사람의 다리가 돼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대요. 남편은 찬양을 너무 좋아해서 제가 지휘하고 연주하는 걸 적극적으로 뒷바라지해줬어요. 이번 CD도 선교지로 가기 전 피아노 연주 50주년을 기념하는 선물을 주고 싶어 남편이 생각한 거에요. 우리 아이들이 모두 넷인데, 남편이 데려온 첫째와 둘째는 나중에 만났지만 저를 엄마로 받아줬고, 제 앨범이 나오면 손주가 잘 때 들려주고 차에서도 들려주겠다고 할 정도로 사랑이 대단했어요.”

그리고 어머니기도모임은 그녀를 보듬어 준 곳이고 사역자로 준비시킨 곳이기도 하다. 이번 앨범이 나오기까지 많은 중보기도로 힘을 보태기도 했다. 이제는 젊은 엄마들에게 리더십을 맡기고 ‘할머니 기도모임’ 멤버가 됐다는 최영주 집사는 “부족한 제가 초창기 조장으로 섬기면서 말씀을 전하고 함께 큐티하고 기도하면서 훈련받았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정인수 담임목사는 최영주 집사에게 평신도 사역자로서의 비전과 길을 보여주고 격려해 준 인도자다.

여백이 담긴 앨범, 하나님과 대화에서 스스로 채우도록 배려
무엇보다 이번 앨범은 최고의 제작자들이 최선을 다한 작품이라고 자부한다. 한국 트리니티뮤직의 안성진 대표가 녹음과 제작을 맡았고, 이곳에서는 조근상 음악목사와 박정복 음향전문가가 함께 했다.

음반은 애틀랜타에서 녹음했는데, 마음의 갈등과 사단의 방해가 적지 않았다. 안성진 대표에게 모든 제작과정을 맡기고 몇 달 전부터 연습하면서, 평생 피아노를 쳐온 사람으로서 쉽게 생각했었다는 최영주 집사는 “막상 녹음을 시작하고 2곡을 치는데 2시간 반도 넘게 걸렸어요. 자꾸 다시 하라고 하는데 왜 안 된다는 건지, 뭐가 문제인지 몰라 마음으로 기도했죠. 하나님 제가 교만했어요, 주님 저를 도와주세요…마음에 평안이 찾아왔고 나머지는 물 흐르듯 갔어요. 마지막 곡은 1번에 녹음을 마쳤지요” 라고 회상했다.

최영주 집사의 앨범 ‘경건의 시간-새벽기도와 큐티를 위한 연주’에는 총 12곡이 수록됐다. ‘아 하나님의 은혜로’ ‘내 기도하는 그 시간’ 등 기도에 관한 찬송가와 ‘너 예수께 조용히 나가’ ‘누군가 널 위하여’ 등 복음성가가 적절히 어우러져 있다. 경건의 시간을 위한 곡인 만큼 화려한 기교를 빼고 여백을 살려, 듣는 이가 기도하고 묵상하는 가운데 하나님과의 대화 속에서 스스로 채워 넣도록 했다.

“인생의 여정을 통해 모나고 각진 저를 깎고 다듬으셔서 이제 하나님의 사람을 세우고 위로하는 자리에 세워주신 주님께 감사를 돌립니다.”

특별히 이번 앨범은 새벽기도 음반이 필요한 작은 교회들을 위해 사용될 예정이다. 정가는 $15이며, 연합장로교회 도서관이나 기독교서점 등에서 구입할 수 있다. 문의 김건수 장로 678-521-34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