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망의 2010년, 한국교회 지도자들의 새해 소망과 기도제목은 무엇일까. 한국복음주의협의회(회장 김명혁 목사, 이하 한복협)가 8일 화평교회(담임 김병훈 목사)에서 ‘새해의 소망과 기도’를 주제로 올해 첫 월례회를 열고 이를 들어봤다.

이날 월례회에는 허문영 박사(평화한국 상임대표)가 ‘민족을 새롭게, 교회를 새롭게’, 김영한 박사(숭실대 기독교학대학원 초대원장)가 ‘2010년 새해의 기도와 소망’, 김성영 박사(전 성결대 총장)가 ‘얍복강의 밤과 브니엘의 아침’을 주제로 발제했고, 박종화 목사(경동교회)가 논찬했다.

먼저 허문영 박사는 올해가 경술국치(庚戌國恥) 100주년이자 한국전쟁 발발 60주년, 평화통일선언 40주년, 6.15공동선언 10주년, 민주화 50주년, 산업화 40주년이라는 점 등을 들어 “2010년은 매우 복합적인 의미를 가진 해이자 역사 전환의 해”라고 정의했다.

특히 허 박사는 아시아 시대가 부상하고 한민족이 주목받고 있는 세계 정세 속에서 우리는 “통일 회복과 세계 섬김의 100년으로의 도약”을 소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민족은 평화통일로, 교회는 초월적 복음의 평화일꾼 양성으로, 개개인은 성결·경건·정직·화평의 인물로 새로워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온전한 복음(Whole Gospel)을 지향하고, 온전한 선교(Whole Mission)를 실천하며, 온전한 힘(Whole Power)을 키워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21세기에 통일한국이 피스메이커가 되어 패권과 정복의 시대를 넘어 평화와 섬김의 ‘평화한국’ 시대를 열어나갈 수 있도록 한국교회가 먼저 온전한 복음, 온전한 선교, 온전한 힘을 기도하고 실천하는 한 해와 10년이 되기를 소망한다”고 했다.

이어 발제한 김영한 박사는 125년 전 가난과 무지와 은둔의 나라였던 한국이 이제 세계의 중심으로 성장한 데 대해 “하나님의 은혜”라고 표현하며 이제 선택받은 민족의 사명을 감당하기 위해 ▲세계를 위하여 주는 나라 ▲경제에 걸맞는 국민의식 ▲연합하고 일치하고 상호 존중하는 교회가 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김 박사는 특히 한국교회를 향해서는 2013년 WCC 총회 유치를 성숙하게 준비하는 한편 NCC의 신앙 정체성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이번 WCC 총회에 대해 “한국 개신교 역사에 있어서 처음의 경사이자 아시아 개신교의 발전과 역동성을 세계에 과시할 기회”라면서도 “그런데 이러한 역사적이고 중차대한 기독교적인 축제가 종교 혼합 내지 종교다원주의 정신에 의하여 주도되어 기독교의 정체성을 상실한 채 양적이고 화려한 모임의 외관에 치중하는 한,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이 전파되고 참으로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연합과 화해의 모임이 될 수 있겠는가 하는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발제한 김성영 박사는 칼빈이 통찰한 야곱의 밤과 아침에 대해 설명하며 “브니엘의 아침을 맞이한 야곱처럼 우리도 새해 아침을 예수 그리스도의 영광이 빛나는 아침으로 맞이해야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 한 해, 한국교회가 주님께 드리는 기도가 야곱의 기도에서 이스라엘의 기도로 성화되게 하소서”라는 내용의 기도문을 낭독하기도 했다.

박종화 목사 “에반젤리칼-에큐메니칼이 가장 진실하던 때는 74-75년”

논찬한 박종화 목사는 “세 분의 발제가 담고 있는 새해의 소망과 기도를 종합해 보면 ‘통전적 복음’과 ‘통전적 헌신’으로 요약된다고 본다”고 언급한 뒤, 에반젤리칼과 에큐메니칼 진영에 바라는 자신의 소망을 전하기도 했다.

박종화 목사는 “에반젤리칼도 에큐메니칼도 완성품이 아니다”라며 “이 둘을 끌고 하나님 중심으로 가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에반젤리칼과 에큐메니칼 두 운동이 하나님과 인류 앞에서 가장 진실하던 때가 있었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박 목사가 말한 바로 그 ‘가장 진실하던 때’는 1974~75년으로, 양대 진영이 역사와 세계 앞에 공개적인 회개문을 발표했던 때였다. 당시 에반젤리칼 진영은 1974년 로잔대회에서 “개인 구원에만 치중한 나머지 사회적 부조리에 본의 아니게 침묵했던 점”을, 에큐메니칼 진영은 이듬해 총회에서 이에 대한 응답으로 “사회적 부조리에는 준엄한 비판을 해왔지만 한 사람 한 사람의 영혼 구원에는 소홀했던 점”을 각각 회개했다.

박 목사는 “지금이 바로 그러한 자기 고백을 해야 할 때”라며 “그것이 바로 에반젤리칼과 에큐메니칼의 진면목”이라고 했다.

한편 이날 발표회에 앞선 기도회에서는 김상복 목사(할렐루야교회 담임)가 사회를 맡고 이영훈 목사(여의도순복음교회 담임)가 말씀을 전했다. 또 발표회에 이어 열린 총회에서는 재정 보고 및 신임 임원과 중앙위원 인준 순서를 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