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에서 기독교인을 대상으로 한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해, 최소 7명이 사망하고 7명이 중상을 입었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사건은 현지 교회의 성탄절 하루 전에 발생했다.

지난 6일(현지 시각) 이집트 남부 나가 하마디의 상가 지대는 현지 콥틱 교회와 정교회가 성탄절로 지키는 7일을 앞두고, 성탄 전야를 기념하러 나온 교인들로 붐비고 있었다. 이윽고 무장을 한 괴한들이 차를 타고 나타나 총기를 난사하자 일대는 아수라장으로 돌변했다. 이들은 이어서 인근에서 가장 큰 교회로 차를 몰아, 미사를 드리고 나오는 교인들을 향해 다시 한 번 총기를 난사했다.

CNN은 총기 난사로 인한 7명의 사망자가 각각 상가 지대에서 발생한 것인지, 교회 앞에서 발생한 것인지는 아직까지 정확하게 규명되지 않고 있지만, 이집트 당국은 7명 중 1명은 경찰관으로, 6명은 콥틱 교인으로 확인했다고 전했다. 사망자 외에도 최소 7명이 중상의 피해를 입었다.

한편 피해 교회의 주교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성탄 전야 미사를 앞두고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으로부터의 위협이 계속되고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런 이유에서 평소보다 한 시간 일찍 미사를 마치려고 했었다며 “성탄절에 뭔가 끔찍한 일이 일어나지 않을까 우려를 해왔다. 그 우려가 현실이 되어 버렸다”고 AP통신에 전했다.

콥틱 교회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기독교 교파 중 하나로, 이집트 교인 대다수가 콥틱 교회 신앙을 갖고 있다. 이집트 교회 규모는 전체 8천3백만 인구 중 9%를 차지하며, 7세기경 이집트가 이슬람에 정복당한 이래로 고난의 역사를 겪어오면서도 강한 신앙을 유지하고 있다.

이집트는 현재 헌법에 이슬람을 국교로 명시하고 있으며, 이슬람 교리를 모든 입법 활동의 근간으로 삼고 있다. 따라서 이집트에서는 기독교인 부모가 자녀에 대한 양육권을 보장 받지 못하는 등 기독교인에 대한 법적 차별이 심각하게 일어나고 있다.

이집트 당국은 총기 난사 범인 검거에 나섰으나, 교인들 다수는 당국이 과거 교인을 대상으로 한 범죄 행위를 눈감아 주거나 매우 가벼운 처벌만을 내린 것으로 볼 때 얼마나 적극적으로 교인들의 편에 나서 줄지 모르겠다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