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 한인교회의 역동성을 더해주는 동시에 1세가 가꿔온 신앙유산을 이어받아야 할 주역인 2세들. 2세 사역의 중요성은 1세와 2세 모두 공감하는 바다. 하지만 애틀랜타 지역은 물론 미 전역에서 2세 사역의 롤모델이라 할 수 있는 교회가 드문 것이 현실이다.

1세와 2세를 연결하는 신문을 만들고자 기독일보는 그간 2세 사역에 큰 관심을 갖고 각종 2세 집회 및 모임을 취재하고 2세 목회자들을 만나면서 나름의 해결책을 찾으려 애썼지만 여전히 그들은 1세 교회를 조용히 탈출하고 있다. 이른바 ‘Silent Exodus’ 즉, 조용한 탈출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세대가 함께가는 사역, 지금 당장 필요하다(1)

아버지와 아들 함께 가는 수련회, 어머니와 딸이 만드는 사랑의 바구니 등 쉬운 것부터차근 차근 시작해보라
‘아직까지 100% 솔루션은 없다’는 것이 2세 사역을 고민하는 이들의 가장 큰 어려움이다. 캐더린 박 목사가 생각하는 ‘Intergenerational Ministry’ 역시 미국교회 내에서 조차 이제 막 관심을 받고 있어 한인 목회자들에게는 더욱 생소할 수밖에 없다.

세대별 특화된 사역에서 가족 중심의 세대를 엮는 사역을 적용시켜 많은 열매를 맺고 있는 곳을 소개해달라는 기자의 주문에 그녀는 “미국 교회에서도 최근에서야 청소년 사역의 심각성을 깨닫고 의식과 시스템을 전환하는 과정 가운데 있어 열매를 보려면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녀는 교회에서 세대와 세대를 엮어주는 사역을 너무 거창하게 생각하지 말고 작은 것부터 시도해보라고 제안한다. 가령, 자녀들만 보내는 수련회를 아버지와 자녀가 함께 간다든지 어머니와 딸이 함께 사랑의 바구니를 만들어 어려운 이웃에게 전달한다든지 하는 것이다. 조금 더 발전하면 ‘세대가 함께하는 예배’를 기획하는 식이다. 기존 교회에서도 특별한 절기나 행사 때 자녀와 부모가 함께 모여 예배 드리긴 하지만, 한 그룹에 의해 주도되는 예배는 모두를 아우르기 힘들다. 진정 함께하는 예배는 기획부터 준비, 찬양과 친교 등 모든 부분에서 1세와 2세가 함께 하는 것이다. 10대 청소년들부터 50대 장로님까지 함께 모여 예배를 위해 기도하고 준비해 나간다면 이보다 더 좋은 산교육은 찾아보기 힘들 것이다. 예배 안내위원에 당신의 자녀가 서는 것은 어떤가?

가정에서도 마찬가지다. 가정예배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한 캐더린 박 목사는 정작 어떻게 가정예배를 이끌고 있는지 물었다. 10대 2명, 5살 막내를 자녀로 둔 박 목사는 매주 토요일 오전 10시를 가정예배 시간으로 정했다. 이전에도 산발적으로 예배를 드려보려 했지만 이런 핑계, 저런 약속에 밀려 예배시간이 지켜지지 않았다. 예배에서는 한가지 찬송가를 정해 영어로 부르고, 성경구절을 한 절씩 읽고 와 닿는 것을 간단하게 나눈다. 기도제목을 나누는 시간은 자녀들이 가장 좋아하는 시간으로 자칫 아이들에게 부담이 될 수 있는 사역에 대한 것이나 생활에 대한 것은 빼고 철저히 개인적인 기도제목을 나눈다. 부모가 먼저 솔직한 기도제목을 내 놓으니, 10대 아이들도 처음엔 잘 나누지 않다가 점점 속마음을 드러내고 고민을 털어놓는다. 놀라운 것은 가정예배에서 함께 기도했던 것은 ‘눈에 보일 정도로’ 응답해주셔서 자녀들 스스로 기도응답을 체험하고 있다.

“부모님이 가정예배 시간에 잔소리하면 안 된다. 또 틴에이저들은 굉장히 센서티브하고 나서서 말하는 것을 싫어하는데 자꾸 이야기해보라고 강요하고 앞에 세우면 더 자기 안에 들어가버릴 것이다. 5살 막내는 예배시간을 좀 지루해해서 막내에게 맞는 워십을 하나 넣어서 그걸 다 같이 하는데 온 가족이 다 같이 해주니 즐거워하면서 따라온다. 자녀들의 시각에 맞춰 가정예배를 시작해보라.”

이미 떠난 자녀들 찾아오는 사역도 중요
세대와 세대를 잇는 ‘Intergenerational Ministry’ 이외에도 캐더린 박 목사는 이미 떠나간 1.5세, 2세 자녀들을 다시 교회로 찾아오는 사역, 즉 ‘제너시스 미니스트리’도 조금씩 시도하고 있다. 떠나기 전 아이들을 제대로 가르쳐 교회에 계속 나가도록 하는 것보다 이미 떠난 아이들을 다시 교회로 데려오는 것이 몇 배는 더 힘들다고 한다. 기존 교회에서는 굳이 떠나간 영어권 자녀들을 찾아오지 않아도 계속적인 이민으로 유스그룹이 유입돼왔기 때문에 큰 문제의식이 없다. 그리고 결혼하고, 자녀가 생기면, 나이가 들면 다시 돌아오겠지 라는 안일한 생각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들 중 다시 돌아오는 경우는 5% 가량. 그것도 가족들이 지속적으로 중보기도 해주고, 교회로 이끌어 주거나 특별한 경우에만 해당된다.

“우연히 라이즈업 기도모임을 알게됐다. 2세들에 부담을 가진 이들, 2세들이 모여 그냥 기도한다. 특별한 목적이 있는 것은 아니다. 20명 정도 모여서 하는데 2년 전부터 각자 기도하다 우연히 알게 되어 정기적으로 모이고 있다. 2세들 안에도 교회에 대한 그리움이 있다는 말이다. 하지만 이들이 기존 교회로 다시 돌아간다는 것은 정말 어렵다. 이들을 위한 사역도, 이들을 품어줄 이들도 없기 때문이다. 우리 가정에 몇몇 친구들을 초청해 편하게 대화 나누고, 기도하는 시간을 갖고 있는데 한 아이는 하나님의 존재 자체도 믿지 못하고, 하나님도 부르지 못한다. 신앙이 정말 좋던 아이였는데…제너시스 미니스트리를 위해 2세를 위한 교회를 개척할 계획도 있다.”

긴 인터뷰의 마지막으로 캐더린 박 목사는 1세 목회자들, 담임 목사님들의 관심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1세와 2세를 연결해줄 수 있는 키워드는 바로 담임 목사님들이기 때문이다. 2세를 향한 마음과 비전을 갖고 실질적인 사역을 함께 해나갈 수 있는 목회자들의 동참을 기다린다며, 어떤 방향을 주시든 기도하며 기다리고 있다는 말과 함께 끝을 맺었다.

더 자세한 이야기는 http://www.intergenerationalchurch.org 또는 706-593-0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