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 27일 애틀랜타밀알선교단(단장 최재휴 목사)이 창립 10주년을 맞는다. ‘장애인 전도, 봉사, 계몽’을 3대 목적으로 장애인 가족을 한결같이 섬겨온 밀알선교단은 창립 10주년을 맞아 기념예배 및 밀알의 밤을 기획하고 있다. 밀알의 밤 행사에는 밀알선교단의 창립자로 세계밀알연합회 총재이자 한국 총신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시각장애인 이재서 목사를 초청해 지나온 10년을 감사하고, 다가올 10년을 힘차게 시작하는 자리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제법 쌀쌀한 겨울바람이 부는 지난 주, 밀알선교단의 선봉장이자 ‘스마일 맨’ 최재휴 목사를 만나 인터뷰했다. 애틀랜타 밀알 10주년 기념행사와 미주밀알 30주년 기념행사 준비로 분주한 가운데 기자를 맞이한 최재휴 목사는 10년을 한결같이 동고동락(同苦同樂)해온 지역사회와 교회에 넘치는 감사를 전했다. 인터뷰 말미에 앞으로 10년의 비전을 묻자 그는 조심스럽게 성인 장애인들을 위한 사역과 복지홈을 계획하고 있다고 했다.


다음은 최재휴 목사와 일문일답.

-먼저 밀알 10주년에 대해 이야기 해보자. 10주년 기념예배는 한인회관에서, 밀알의밤은 어거스타감리교회, 성약교회에서 개최한다. 장소선정의 특별한 이유가 있으신가?

“밀알의 밤 행사를 한인타운과 조금 떨어진 어거스타감리교회에서 개최하는 것은 정말 하나님의 은혜를 나누고 싶은 목적에서다. 행사를 크게 했다 작게 했다 보다는 작은 교회, 시골교회라도 하나님께서 장애인 사역에 얼마나 관심을 갖고 계신지, 장애인을 얼마나 사랑하시는지 진실되게 나누고 싶다. 감사하게도 어거스타 지역 교회들의 관심과 협력으로 현지 예배위원, 찬양팀이 연합으로 구성될 것이다.

밀알 10주년 기념예배에는 믿는 분들과 믿지 않는 분들 모두를 초청하기 위해 한인회관에서 개최한다. 그 동안 밀알선교단이 교회나 믿는 분들의 후원에 의존해왔지만 장애인이 믿는 가정에만 있는 건 아니다. 10만 한인사회인데, 일반인들에게도 장애인 사역을 홍보하자는 뜻에서 한인회관을 빌렸다. 또 한인사회와 교회에서 감당해야 하는 사역을 밀알선교단에서 하고 있기 때문에 한인회나 교계에서도 적극적인 관심을 가져 달라는 의미도 있다.”

-10년을 거쳐온 밀알선교단은 어떻게 발전했나?

“애틀랜타 밀알은 2000년 1월 27일 창립됐다. 10년을 앞둔 지금 장애인사역의 내적, 외적 성장이 있었다. 외형적으로는 밀알선교단 독립공간을 확보한 것과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이다. 처음 4년 동안에는 염광장로교회(담임 박은생 목사)에서 매주 토요일 사랑의교실을 열고, 교회의 배려로 공간을 마음껏 사용했다. 점차 다양한 사역이 개발되면서 자체공간이 필요하게 됐다.

내적으로 볼 때 장애인과 가족들도 엄청나게 성장했다. 밀알에서 가장 중요한 사역이 장애인들의 구원, 즉 장애인 전도다. 보통은 ‘의사소통이 어려운 장애인들의 구원여부를 어떻게 확인할 수 있는가?’라고 묻는다. 가장 먼저 예배를 통해 느낀다. 10년 전과 비교해볼 때 예배 분위기, 장애인들, 가족들, 봉사자들의 태도가 많이 변했다. 성령님이 함께 하시면 전신마비 장애인 한 명 한 명에게도 말씀이 들어갈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전한다. 비장애인도 교회에서 주일예배 1시간 드리는 것, 믿지 않는 사람들에겐 고문보다 힘들다. 그런데 장애인들이 토요일 5시간을 그 자리에 앉아있는 것 자체가 기적이다.

성경에서 중풍병자를 고치기 위해 지붕을 뚫고 달아 내린 친구들의 믿음으로 중풍병자가 구원받은 이야기가 있다. 친구들의 믿음으로 예수님께서 은혜를 베푸셔서 병도 낫게 하시고 구원으로 초청하신다. 밀알의 사역도 그렇다. 우리가 믿음을 갖고 장애인을 예수님께 인도하면 여러 방법으로 역사하실 것이다. 땅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리라는 주님의 지상명령에서 장애인은 결코 제외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많은 개인과 단체, 교계의 물질적 후원과 자원봉사자들의 봉사로 밀알이 운영되어 왔다. 아쉬운 점, 더 바라는 점이 있다면?

“밀알은 100% 후원교회와 후원자들에 의해 운영된다. 순간 순간 어렵기도 하지만 우리가 정말 하나님이 원하는 사역을 한다면 반드시 채워주실 것이라는 확신으로 일한다. 관심 갖고 기도하시는 분들도 장애인을 보고 불쌍하다는 생각보다는 이들을 사랑하시는 하나님을 바라보고 동참해주시길 바란다. 장애인 한 명 한 명에게는 하나님의 계획과 섭리가 있다.

물질주의가 팽배한 세상에서 장애인은 무능하고 지저분하고 일을 못한다고 인식한다. 예수님의 제자들도 시각장애인된 이를 보고 누구의 죄 때문인지 묻지 않았나? 장애를 누군가의 죄로 인한 결과로 봤다. 그런데 예수님은 부모나 조상의 죄가 아니라 하나님의 뜻을 이루기 위해서라고 하셨다. 좌절이고 절망이고 비관적인 인식 속에서 장애자녀를 가진 부모님들은 어디 자녀를 내 놓을 수 없다. 그런 편견을 바꿔주는 것이 밀알 사역의 하나인 계몽이다.

내가 발 벗고 나서야만 하나님 일을 하는 건 아니다. 장애로 인해 듣지도 못하고 말하지도 못하고 서지 못한다고 해도 그 사람 존재 자체로 사람들이 구원받고 감격한다. (이)지선이가 그렇고 레나 마리아, 이희아 자매, 이승복 닥터가 그렇지 않나? 꼭 이런 사람이 아니더라도 장애인 각자를 통해 일하고 계신다.”

-앞으로 10년의 청사진은 무엇인가?

“바라보는 10년은 뿌린 씨앗이 자라서 열매 맺힐 것이라 생각한다. 장애인들을 가르쳐서 제자훈련 하자는 게 아니다. 밀알사역은 장애인들과 가족들이 ‘상처 입은 치유자’가 되어 존재 그 자체를 통해 사역의 일원이 되게 하는 것이다. 이들이 하나님 안에서 행복한 모습을 보고 다른 장애인 가족이 위로 받고 하나님께 돌아올 것이고, 일반인들도 그럴 것이다.

우리 자원봉사자들도 장애인들과 함께 하면서 후에 자라 대학생이 되고 사회인이 되었을 때 장애인 편견에 중재역할을 할 것이다. 편견은 만남이 없어 생긴다. 장애인을 자주 만나면서 한 가족이 되고, 이해된다.

마지막으로 사역을 시작할 때 꼬맹이던 장애인들이 자라서 고등학교 졸업을 앞두고 있고, 성인이 된 아이도 있다. 미국은 장애인에 대한 사회복지가 잘 되어 있어 고등학교까지는 무료 교육과 치료를 제공하지만, 졸업 이후에는 혼자 살아가야 한다. 자연스럽게 성인 장애인을 위한 프로그램과 부모님의 도움 없이 살아갈 수 있는 복지홈도 기도하고 있다. 많은 장애인 부모님들의 기도제목이 밀알을 통해 이뤄지고, 부모마음은 아니지만 예수님 마음으로 돌볼 것이다.”

밀알선교단 창립 10주년 기념예배는 2010년 1월 31일(주일) 오후 5시 한인회관에서, 2제 10회 밀알의 밤 행사는 1월 27일(수) 오후 7시 어거스타감리교회, 30일(토) 오후 7시 성약장로교회(담임 심호섭 목사)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