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불교계 언론이 최근 이명박 대통령이 김진홍 목사(두레교회)를 초청해 예배를 드렸다며 이에 불교계가 반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언론의 단독 보도에 따르면 이명박 대통령은 평소 TV로 예배 참석을 대신해오다 지난 8일 김진홍 목사(두레교회)를 청와대로 초청해 예배를 드렸다. 김 목사는 예배 이후 대통령과 독대했으며, 청와대는 이에 대해 인정하면서 “대통령의 개인적인 신앙생활”이라고 밝혔다는 것이다.

헌법파괴 종교편향 종식 범불교대책위원장 승원 스님은 이에 대해 “다종교 사회에서 개인적인 신앙은 대통령이라 할지라도 존중받아야 하지만 청와대로 직접 목사를 불러 예배를 드린 것은 모든 종교를 아울러야 할 최고 통수권자로서 부적절한 처신”이라고 비판했으며, 불광사 회주 지홍 스님도 “대통령의 편향된 종교관이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며 “종단과 협의해 불교계 차원에서 대응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취임 이후 경호상 문제 등으로 성탄절 등 몇 번을 빼고는 출석교회인 소망교회에 가는 대신 TV를 통해 예배를 드려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기독교계의 입장은 다르다. 오히려 이명박 대통령이 성도로서 공예배에 참석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 취임 직후인 지난해 3월 미래한국신문이 이종윤 목사(서울교회)와 이같은 문제로 논의한 바에 따르면 “예배는 어디까지나 공예배이므로, 청와대로 목사를 초빙하거나 인터넷 또는 방송으로 예배를 드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전국 각지의 여러 교회 불시 방문하는 방법은 어떨까

이종윤 목사는 당시 인터뷰에서 불시에 전국 각지의 교회를 방문해 예배를 드리는 대안을 제시했다. 이 목사는 “경호 문제가 따르겠지만, 1년 52주 중 3분의 2는 지방의 여러 교회들을 사전 통고없이 불시 방문해 예배에 참석하는 게 좋을 것”이라며 “이는 현장 중심의 국정 수행을 주장한 이 대통령의 뜻에도 맞는 일이며, 예배 이후 성도들과 대화를 갖고 그 지역 상황을 경청하는 것은 일부러 민정시찰을 나가는 것보다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목사는 또 “미국 아이젠하워 대통령이 내각회의 시작 전에 반드시 기도했던 일화는 유명하다”며 “이 대통령이 자신의 신앙을 분명히 밝히고 당당하게 믿음대로 행동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회와 대통령의 관계에 대해서는 “교회와 목사에게 부여된 영역 자주권(영역을 책임지는 권리)을 존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독교인이 누구나 영적인 부분에서 교회와 목사의 권유에 순종하듯 대통령도 교회의 권위를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목사는 “집권 초기부터 대통령이 지나치게 실용주의와 경제성장을 강조하고 있는데, 기독교인으로서 영성의 부족이 우려된다”며 “보다 깊은 기독교 가치관을 심어주고 보다 원대한 비전을 심어주는 일에도 소홀해서는 안 되고, 특히 ‘복음화된 통일조국’과 같은 국가비전 제시가 어느 때보다도 시급하다”고 설명했다.

한국교회를 향해서는 “이명박 대통령에 대해 기독교인들이 자제할 줄 알아야 한다”고 했다. ‘장로 대통령’이라는 호칭부터 부적합하다고 그는 주장했다. 이는 마치 불교를 믿는 대통령을 ‘보살 대통령’이라 부르는 것과 다르지 않으므로 타 종교인들의 입장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한국교회는 이명박 대통령을 탄생시키는 일에 분명 공헌을 했으나 그것으로 끝난 것이 아님을 알아야 한다”며 “칼빈이 교회와 국가는 영과 육의 관계라고 주장한 것처럼 교회가 국가와 대통령을 영적으로 지도하는 일에 나서야 한다”고 풀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