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는 기사마다 핫 이슈를 몰고 다니며 독자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LA 타임즈의 인기 기자 스티브(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바쁜 생활로 가족도 친구도 멀어지고, 삶에 지쳐가는 슬럼프를 겪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한 광장에서 두 줄의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나다니엘(제이미 폭스)와 마주치고, 무심코 지나치기에는 어딘가 특별해 보이는 나다니엘과 이야기를 나누던 중 스티브는 그가 줄리어드 음대 출신임을 확인하게 된다.

나다니엘에 대해 궁금증이 생긴 스티브는 줄리어드 음대 뿐 아니라, 그의 가족에 대해 알아보기 시작하고 나다니엘이 천재적인 음악적 감각을 지녔지만 현재는 혼란스러운 정신분열로 재능을 펼치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드라마틱한 인생을 살고 있는 나다니엘에 대한 기사를 쓰면서 스티브는 나다니엘의 순수한 열정에 반하게 되고, 그를 도와 재능을 다시 찾아주려 하지만 세상에 혼란스러운 나다니엘은 그의 호의를 쉽게 받아들이지 못한다.

기자와 노숙자라는 서로 다른 삶을 살고 있는 두 남자의 우정을 그린 영화 <솔로이스트>가 더욱 감동적으로 다가온 이유는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영화를 보며 여러 가지 주제를 떠올리게 된다. LA라는 거대하고 화려한 도시 한 켠에 존재하는 9만여명의 ‘노숙자’들, 서로 다른 삶을 영위하는 두 남자가 우정을 나눌 수 있게 한 음악의 힘, 진정한 행복이란 무엇일까 라는 근본적인 질문 등등…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듯한 감동을 불러일으키는 연주를 하는 나다니엘은 줄리어드음대에 입학할 정도로 출중한 실력을 가졌지만 지금은 노숙자로서 살고 있다. 노숙자로서 물질적으로 궁핍한 삶을 살지만 두 줄 바이올린으로 연주하는 한 그는 행복하다. 반면 기자로서 인정받고 하루하루 치열한 삶을 살아가는 스티브는 좋은 집과 차가 있지만, 바쁜 생활로 인해 가족들과 전화 한 통 주고받기조차 힘든 그리 ‘행복’해 보이지는 않는 삶을 살아간다.

스티브는 나다니엘을 도와주고자 그럴싸한 아파트를 얻어주고, 노숙자에게 음식과 약을 공급하는 램프커뮤니티에 데려다주지만 나다니엘에게 정작 필요한 건 ‘친구’였다. 나다니엘에게 경제적 빈곤보다 더욱 필요했던 건 자신과 마음을 나누고 함께 할 수 있는 친구였던 것.

연말이 되면 불우이웃돕기 성금을 모금하고, 기부를 하는 등 주위 어려운 이웃을 도우려는 발길과 손길이 늘어간다. 자신의 소유를 비우는 행위도 선하고 필요하지만, 그들은 우리의 작은 관심과 사랑, 배려와 우정에 더욱 갈급해할지도 모른다.

한편으로는 아무것도 없어보여 우리의 도움이 필요한 그들일지라도, 모든 것을 가진 듯한 스티브를 치유했던 힘이 나다니엘의 순수한 열정이었던 것처럼 모든 인생엔 존재의 이유가 있으며 가치가 있다. 아무리 초라하고 하찮아 보일지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