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앞에 세상의 많은 도전들이 놓여 있습니다. 그 도전이 너무 크기에 어느 한 단체나 교단, 심지어 한 나라로서도 대응할 수 없습니다. 생동력이 넘치는 한국교회가 전 세계 형제자매들과 함께 손잡게 된 것은 매우 큰 의미가 있습니다.”

12일 오후 6시 서울 힐튼호텔에서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엄신형 목사) 주최로 열린 세계복음연맹(WEA) 지도자 초청 만찬에서 제프 터니클리프 WEA 대표가 한국교회 1백여 지도자들 앞에서 세계 복음주의자들의 시대적 소명을 천명했다.

한기총은 지난 2007년 처음 WEA와 관계를 맺은 이후 세계를 대표하는 복음주의 단체와의 협력의 필요성이 깊이 대두되어 올해 6월 WEA에 공식 가입했다. 이날 만찬은 아시아에서 최초로 열린 WEA 이사회(International Council) 및 국제지도자회의(International Leadership Team)를 축하하고자 마련된 자리로, 한기총 주요 임원들을 비롯한 한국교회 지도자들이 대거 참석해 세계교회와 협력의 의지를 다졌다. 한기총은 특히 2014년 WEA 총회의 한국 유치 의사를 타진했고, WEA측도 이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종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진행된 만찬은 길자연 한기총 명예회장의 기도, 엄신형 대표회장의 환영사와 김상복 WEA 의장의 인사말, 서울대 김인혜 교수의 축가, 한기총 소개 영상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존 랭글로이스 WEA 국제임원과 지덕 한기총 명예회장이 각각 ‘두 기관의 협력 관계’ ‘복음주의의 확산과 땅끝까지의 전도’ 등을 위해 특별기도를 했다.

인사말을 전한 엄신형 대표회장은 “오늘 만찬은 매우 큰 기쁨이자 영광이 아닐 수 없다. 한국교회의 이름으로 환영한다”며 “불과 100년 전 극동의 최빈국 중 하나였던 한국은 1885년 미국선교사가 한국에 첫발을 내딛음과 동시에 희망이 씨앗이 뿌려져 백성들에게 힘을 주었다”고 감사의 뜻을 표했다.

엄 대표회장은 “그 씨앗이 열매가 되어 현재 한국교회는 5만5천 교회를 이루고 국민의 4분의 1이 기독교인이며 168개국에 2만 명 이상의 선교사를 파송하고 있다”며 “앞으로 복음주의의 전 세계 확산과 복음 선포에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 그동안 WEA의 헌신에 감사드리며 이 비전에 함께 참여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전했다.

이어 단에 오른 김상복 WEA 의장은 “19세기 중반에는 공산주의 사상과 함께 찰스 다윈의 진화론이 설파되었으며 자유주의 신학이 강하게 일어났었다”며 “그 때 성경을 중심으로 한 전통적인 복음주의 신학자들이 모여 세계 복음화를 이뤄야 한다는 취지에서 WEA가 시작되었다”고 소개했다.

김 의장은 이어 “163년간 이 역사가 계속되어 오늘 WEA 지도자들이 대한민국에 온 것은 한국교회로서는 큰 축복”이라며 “한국교회 대부분의 교단과 목회자들은 복음주의에 충실한 분들이다. 예수님이 인류의 마지막이자 유일한 희망인 것을 한국교회와 WEA가 함께 선포하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

▲림인식 한기총 명예회장의 제의에 따라 엄신형 대표회장, 김상복 WEA 의장, 제프 터니클리프 WEA 대표(좌측부터) 등 지도자들이 포도주스가 든 잔을 들고 협력을 다짐하고 있다. ⓒ 송경호 기자
김 의장의 소개에 따라 강단에 선 제프 터니클리프 대표는 이날 참석한 WEA 지도자들을 일일이 소개했다. 전 세계 대륙별/지역별 연맹 회장, 실무 총무 및 7개 사역위원회 의장, 총무들이 자리에서 일어서자 한국교회 지도자들은 큰 격려의 박수를 보냈다.

터니클리프 대표는 “한국에서 이와 같은 모임을 갖게 된 것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2000년 전 하나 되길 소망하셨던 예수그리스도의 기도에 따라 여러 나라에서부터 한 자리에 모이기 됐다. 그동안 교회 안에서 여러 가지의 모습으로 사역해왔지만 복음에 있어서 우리는 하나다”라고 이날 모임의 의미를 부여했다.

터니클리프 대표는 “WEA는 전 세계에 있는 복음주의자들의 정체성을 세워주려 하고 있다”며 “하나님 말씀을 특별하게 소중히 여기는 기독교인들을 하나로 묶으려 한다. 우리 앞에 놓인 큰 도전들이 있기에 더욱 함께 연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한기총은 한국교회 복음주의 대부분의 교단을 하나로 묶었기에 동질감을 느낀다. 함께 사역하면서 종교의 자유 문제, 인권, 기아와 가난 등을 향해 우리가 한 목소리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분명한 것은 모든 대답이 성경에서부터 나와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터니클리프 대표는 “한국교회는 이미 세계에서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선교와 모든 면에 있어 생동력 있는 한국교회에 대해 고맙게 생각한다”며 “우리가 함께 일함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이 땅 끝까지 퍼져나가기를 소망한다”고 전했다.

한편 WEA 지도자들은 오늘(금) 정오에 할렐루야교회에서 4박5일간 모임과 회의 결과를 전하는 기자회견을 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