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틀랜타 지역사회에 이단의 침투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새삼 이에 대해 말하는 것은 이들의 활동이 그간 개인적인 접촉이나 소극적 전도에 머무르던 것에서 최근 적극적인 전도와 물량공세, 다양한 형태의 문화행사로 일반 성도들을 현혹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당장 내일부터 약 3일간 애틀랜타 다운타운에서 한국 기독교교회협의회 시국대책위원회(1991년)와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 1983년) 이단으로 규정된 ㅂ 목사의 성경세미나와 이 교회에 속한 합창단의 크리스마스 칸타타가 열린다.

대형집회를 앞둔 이들의 행보는 대담하다. 우선 유력 일간지에 4면 속지 광고를 개제해 ‘혹시나…’하는 마음을 가진 성도들에게, ‘안심해도 된다’는 무언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또 최근 개장한 둘루스 대형 식품점과 도라빌 다른 식품점 앞에서는 이 광고지를 손에 든 2-3명의 전도요원들이 한국어와 영어로 설명하며, ‘좋은 문화행사가 있으니 와보라’ ‘말씀이 좋으니 들으러 오라’며 친근하게 다가왔다. 한인 목사님들의 발걸음이 상대적으로 적은 곳에서 전도활동을 하고 있는 것이다.

광고지에는 ㅂ 목사의 설교 전문과 소개, 책을 소개하고 있으며, ‘우리를 죄에서 구하러 오신 예수’라는 주제의 크리스마스 칸타타를 연다고 알리고 있다. 이뿐 아니다. 지역 사회 곳곳에는 이미 이단의 침투가 서서히 그 열매를 드러내고 있다. 설교 CD나 전도지를 갖다 놓는 것은 예사요, 성경공부 모임, 각종 세미나, 건강요리 강습회 등 다양한 형태로 불신자들뿐 아니라 기신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교계지 기자로 혹시나 이단들의 화려한 겉치레에 넘어갈 젊은이들, 순수한 성도들이 있을까 염려되어 여러 번 교회협의회, 목사회 임원 목사님들과 개인적인 친분이 있는 분들에게 이 사실을 알리고, 대처해줄 것을 요청했지만 ‘대처해야 한다’는 것에는 동의하면서도 구체적인 행동이 나오지 않아 답답할 뿐이다. 다만 성명서를 작성하고 있으니 기다려 달라는 답변이다.

한국에서와 달리 미국은 ‘명예훼손’의 범위가 넓고 법적 공방이 길기 때문에 선뜻 나서기 힘들다는 것을 모르는 바 아니다. 한국에서도 한 교수가 이들의 이단성을 지적한 내용에 대해 지루한 법정공방을 벌이다 결국에는 승소하는 일도 있었지만, 그 기간 이 교수는 본업은 물론 일상 생활까지 막대한 피해를 입기도 했다.

하지만 교회협의회에는 이단대책 분과가 엄연히 존재하고 있고, 실제 최병호 목사는 연초 회장으로 선출된 이후 인터뷰에서 “이단에 대한 광고나 후원을 하는 언론에 대해서는 불매운동을 펼칠 것이다. 이단은 한국에서 사회적 문제가 있다고 판단된 곳이고 사회에 병폐가 되는 곳이다. 따라서 교협은 이에 대해 철저히 대처해 나갈 것이다”라고 밝힌바 있다. 그런데 문제가 코 앞에 닥칠 때까지 어떤 대처가 있었나.

2주 전 대형마트 앞에서 나눠준 전도지를 받아든 기자는 착잡함을 금할 수 없었다. 과연 이들의 순수한 열정을 탓할 것인가 아니면 이보다 못한 우리의 전도 열심을 회개할 것인가? 한번 이단에 빠진 이들은 되돌려 놓기가 불신자를 전도하는 것만큼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주님의 양떼가 무지(無知)해서 이단의 사탕발림에 넘어가기 전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제스쳐(Gesture)는 취해봐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