Ⅲ. 유전정보의 생성과 새로운 형질발생(2)

위 그림을 보면 침팬지, 원숭이, 쥐, 개, 닭에서는 13개 자리가 모두 같은데 인간만 13개 자리가 다르다. 다른 동물에서도 진화론적으로 본 긴 기간 동안 이 13개 자리에 돌연변이가 여러 번 반복해서 일어났다고 봐야 한다. 그러나 이 13개 자리 어디서든 돌연변이가 일어난 개체는 사라지고 말았다(negative selection을 받은 것이다). 다른 동물에서 이 자리의 돌연변이는 죽음을 의미한다.

그런데 인간의 경우 이 13개 자리에 돌연변이가 일어나 다른 동물과 다른 뛰어난 형질을 갖게 되고, 자연선택(positive selection)을 받아 번영을 구가하고 있는 것이다. 같은 자리가 침팬지에서는 죽음의 자리가 되고 인간에게는 번영의 자리가 된다는 말이다. 인간-침팬지 공통 조상으로부터 인간과 침팬지가 분지된 이후 지금까지 이 지역에 돌연변이가 일어날 기간은 동일한데, 인간은 13개나 생겼지만 침팬지는 한 곳에서도 일어나지 않았다. 인간이 갖고 있는 이 13개 자리의 특이서열은 돌연변이에 의한 것이 아님이 너무나 명백해졌다.

침팬지와 인간 게놈 간의 차이는 약 1.5%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인간과 침팬지는 약 67개 부호마다 하나씩 다를 수 있으므로 81개 중 한 개 정도 다른 것이 정상적이다. 그러나 13개나 다르다면, 이것은 우연히 생긴 것이 아니라고 봐야 한다.

이와 비슷한 사건이 금년 들어 다시 일어났다. 인간의 뇌 발생과 관계가 있는 특이서열이 확인된 것이다(Scientific American, May 2009). 여기도 118개 자리에서 18개의 부호가 인간만 다르다. 이 서열특이는 인간의 뇌 크기, 뇌 피질의 주름에 관여하는 정보를 갖고 있다. 닭이나 침팬지는 이 18개의 특이서열을 갖고 있지 않다. 이 역시 점 돌연변이의 발생 기전으로는 일어날 수 없는 사건이다. positive selection, negative selection의 진화이론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일이다.

닭이나 침팬지는 이 18개 자리 중 어느 자리에 돌연변이가 일어나면 살아남지 못해, 지금은 어느 닭이나 침팬지도 이 부분에는 SNP(single nucleotide polymorphism)가 한 개도 없다. 실로 죽음의 자리다. 그런 자리에 유독 인간만 유리한 형질로 나타나 선택이 된다. 이것은 절대적으로 모순이다. 이것은 설계의 결정적 증거다.

인간 게놈은 약 30억개의 부호로 구성돼 있다. 따라서 30억개의 자리가 있다. 한 번 돌연변이가 일어날 경우 어느 특정 자리에 돌연변이가 일어날 확률은 1/30억이다. 이런 특정한 자리 18개에 모두 돌연변이가 일어나는 것은 ‘조건부 확률의 곱셈’에 해당된다. 따라서 이 사건이 일어날 확률은 1/30억×18이 된다. 이것은 30억×18회의 돌연변이가 인간 게놈에 일어날 때 평균 한 번 정도 이런 사건이 일어난다는 뜻이 된다. 다른 자료에 의하면 인간은 한 세대당 약 30번의 돌연변이가 일어나며, 한 세대를 30년으로 보면 한 직계에서 일어나는 평균 돌연변이 수는 1개/1년 정도가 된다. 이를 대입해 18개의 돌연변이가 일어나는 데 걸리는 시간을 계산하면 3.9x10170년이 된다. 이런 일은 결코 지구 역사에 일어날 수 없다.

새 형질을 만드는 새 정보가 끊임없이 생겨나야 진화가 일어날 수 있는데, 유전정보는 만들어지지 않고 있으며, 새 정보를 만드는 진화의 심장은 멎어있는 것이 분명하다<계속>.

/김기환 진화론실상연구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