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으로 드러난 청소년 문제는 물론 마약이나 성 문제죠. 그들을 탓하기 전에 ‘왜?’라는 질문을 던질 필요가 있습니다. 왜 그런 문제를 일으키나, 조금만 들여다보면 이해할 수 있고 쉽게 해결책도 발견할 수 있다는 말입니다.”

애틀랜타한인청소년센터(AKAYC) 고민상담소장 김인승 목사(열방위에서는교회 담임)를 만나 현 청소년들의 주요 고민이 무엇인지 들어보고, 고민의 원인과 해결방법, 한인교회가 청소년들을 위해 해야 할 일에 관한 의견을 들어봤다.

▲애틀랜타한인청소년센터 고민상담소장 김인승 목사. 그에게 전화를 걸어오는 청소년들 중 60%는 마약문제, 20%는 성문제, 나머지는 진학 등의 문제를 호소한다.
떠도는 한인 2세, 갈 곳이 없다

올해로 6년 째 한인청소년센터를 섬기는 김인승 목사는 “2세가 갈 곳이 없다”고 부르짖는다. 가장 에너지 넘치는 시기이자 정체성을 고민하는 청소년기는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때지만, 이들을 담을 수 있는 활동이나 모임이 극히 제한적이라는 게 청소년문제 최전방에서 그들을 맡고 있는 목사의 하소연이다. 적성을 찾는 아이들에게 성적 위주의 교육을 강요하고, 이성에 대한 호기심은 왕성하지만 건전한 이성교제의 장을 원천봉쇄하는게 문제다.

청소년들의 상담은 마약 문제가 다수다. 김 목사에게 전화를 걸어오는 청소년들 중 60%는 마약문제, 20%는 성문제, 나머지는 진학 등 다양한 문제를 호소한다. 일주일에 평균 8통의 전화, 한번 전화할 때마다 길게는 3시간까지 전화로 상담한다.

이토록 아이들이 간절히 찾는 것은 자신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여 줄 누군가이지만, 실상 고민상담을 하는 단체도 적을 뿐더러 청소년을 위한 행사에는 한인들의 후원의 손길이 짧아 전화비나 모든 교제비를 자비로 감당하고 있다.

한편 상담의 압도적인 비율로 알 수 있듯이 청소년들에게 부딪힌 문제는 마약이 주를 이룬다. ‘집에서 마약을 한다거나 마약을 판매한다, 심지어 키운다’는 상담까지 받는다. 김 목사는 표면만 보고 판단한다면, 청소년 문제를 다룰 수 없다고 재차 강조한다.

김인승 목사는 청소년 문제의 원인으로 크게 두 가지를 지적했다. 첫째 부모와의 관계성에서 오는 결핍(대화 부족, 문화차이, 공부중심의 교육, 오해 등), 둘째 2세만의 독특한 문화 부재 현상이 바로 그것이다.

첫째, 부모와의 관계성의 결핍은 청소년기 방황의 주 원인

내담 청소년 대부분은 부모와의 원활하지 못한 관계, 피하고 싶은 관계를 호소한다.

“대학 중심 교육 방식, 자녀의 적성과 상관없이 요구하는 부모의 높은 기대는 매년 美 대학에서 실시하는 ‘(대학에서) 적응 못하는 민족’ 1위로 꼽히는 불명예를 안겨주고 있습니다. 그룹활동 적응도, 대학 중도 하차율, 졸업 후 직장적응도 등을 고려하는 이 조사는 최근 하버드대학에서도 한인이 1위를 차지했을 정도죠. 매년 한인은 높은 랭킹에 오릅니다. 안타까운 일이죠.”

둘째, 2세 만의 독특한 문화 결핍

“청소년들이 문제를 일으키는 원인을 살펴보면 2세만의 문화가 없기 때문이라는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성에 대한 관심도 크고, 에너지가 넘치는 아이들에게 개방된 장소나 건전한 모임을 통해 그 에너지를 발산하게 해 주는 문화가 없다는 것이죠.”

김 목사는 “한인 교회에서 주최하는 2세 모임이나 활동을 넘어, 불신자들도 올 수 있도록 하는 초 기독교적 단체를 통한 건전한 모임을 늘리는 것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그는 한인 교회에 대한 아쉬움도 토로했다.

“한인 교회 내에서도 2세 및 청소년들을 위한 활동이 극히 드물어 아쉽습니다. 오히려 교회가 울타리를 열고 교회 밖 청소년 모임에 대해 개방적이 되어야 합니다. 또 청소년단체에서 주최하는 모임에 참여를 독려하는 것도 필요하다는 게 개인적인 의견입니다.”

청소년센터의 2세 문화 형성 노력... 19일 리더십 세미나도

현재 한인청소년센터에서는 정기적인 체육활동, SAT강연, 아카데미리더십세미나 등 청소년들이 참여할 수 있는 건전한 놀이문화 조성에 노력하는 한편, 고민상담(김인승 소장, 김윤재 부소장)을 통한 청소년 상담도 힘쓰고 있다.

오는 19일(토) 오후 5시에는 “청소년들의 미래를 위한 올바른 방향”이라는 주제로 아카데미리더세미나가 열린다. 이번 세미나를 통해 부모와 자녀, 그리고 전문인들의 열린 토론의 장을 가지고 청소년문제를 도울 수 있는 연계성있는 그룹을 지속적으로 조직할 계획이다.

세미나 패널은 최병호 목사 애틀랜타한인교회협의회장, 서영선 미국침례교회 노회 청소년 담당자 외 미주한인재단 애틀랜타 이승남 회장, 문세호 변호사, 지수예 아시안아메리칸센터 총무, 김영우 안전기동순찰대장, 이선준 노스뷰고교 교사, 정삼숙 애틀랜타한국학교 교장, 조경애 사랑의어머니회장, 각 학교 한인 PTA 회장, 애틀랜타한인청소년센터 학생회장단 등이다. 세미나에는 일반인의 참여도 가능하다.

한인청소년센터는 이외에도 10월 4일 가을철 가족산행, 10월 10일에는 청소년 골든벨, 10월 10일~11월 1일, 가을농구리그 등을 펼치며 2세 만의 건전한 문화형성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김 목사는 청소년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책은 “2세만의 특색 있는 문화 형성과 부모님의 자녀교육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개선 노력이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