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미국에 살고 있는 한인들은 근면하고 가족 유대가 강하다. 그래서 한인들의 이혼율은 다른 민족의 이혼율에 비하여 훨씬 낮은 편이긴 하다.

그리고 한인가정의 학생들은 공부를 잘해서 명문대학에 많이 간다는 사실은 일찍부터 널리 알려져 있다. 이러한 사실로부터 미국에 살고 있는 한인들의 가족 문제는 긍정적인 측면이 많이 부각되어 있다. 그런데 가족 내부 문제는 사생활에 관한 것이기 때문에 자세히 물어보기도 쉽지 않고, 또한 한인들은 자신의 가족 내부 문제를 다른 사람들에 알리는 것을 싫어하기 때문에 한인 가정의 부정적인 측면은 잘 알려져 있지 않은 편이다.

그러나 미국으로 이주한 한인 가족 구성원 가운데 갈등과 충돌이 있음은 당연한 것이다.

먼저 권위적인 가장(家長)이 다른 가족 구성원들과 갈등과 충돌을 빚는 경우가 흔하다. 유교적인 전통이 강한 한국에서 성장한 가장이 아내와 자식에게 권위적인 존재로 군림하려고 하기 쉽다. 그런 경우에 다른 구성원들이 가장이 요구하는 그러한 권위에 저항하거나 혹은 그러한 권위를 인정하지 않는 경우에 구성원 사이에 갈등이 일어나기 쉽다.

1970년대 중반부터 가족 초청에 의한 한인 이민이 미국으로 이주하는 한인들의 대다수를 차지하게 되었다. 미국으로 이주하기 위해 참으로 다양한 방법들이 동원되었다.

영주권을 얻기 위해 가정을 서류상으로만 분열시킨 다음에 부부 가운데 한 사람만 먼저 형제자매 초청에 의하여 미국으로 들어오고, 다시 가정을 재결합하여 나머지 가족을 미국으로 초청하는 경우가 있었다. 이 경우에 서류상으로 분열시킨 가정이 결국에는 실질적으로 파국을 맞는 경우도 있었다. 그리고 한인 가정에서 고부간의 갈등이 가정을 파국으로 치닫게 하는 경우도 있었다. 여기서는 두 가지의 사례를 들어보기로 한다.<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