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년간 총장 선출로 난국을 맞았던 총신대학교가 마지막 승부수를 던졌다. 총신대는 제94회 예장 합동 정기총회를 나흘 앞둔 17일(목) 오후 1시에 운영이사회 정기총회를 소집해 총장을 선출키로 했다.

총신대 운영이사회는 3일 오후 2시 총신대학교 이사회실에서 운영이사장 황영택 목사, 부이사장 양근실 목사, 재단이사회 이사장 직무대행 김영우 목사 등이 임원회를 가진 가운데 이같이 결정했다.

특히 그동안 선거 당일 오전에 후보자 추천을 해왔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11일 일찌감치 후보자추천위원회를 열어 총장 후보를 결정한다. 여러 가지 이권 다툼으로 결정을 짓지 못한 채 운영이사회를 열어 투표조차 하지 못했던 실수를 답습하지 않겠다는 것. 운영이사들에게도 한 주간 후보자들의 이력과 능력을 충분히 검토할 여유가 주어진다.

후보자는 제93회 총회에서 조직된 7인위원회에서 우선 추천한 후보들 중 재단이사 전원과 운영이사회 임원들이 모여 이를 참고해 복수로 최종 추천한다. 7인위원회에서는 지난번 정일웅 교수, 유재원 교수, 김정우 교수, 김인환 교수, 심창섭 교수를 추천한 바 있다.

문제는 8월 운영이사회 선거 직전에 갑자기 대두됐던 총장 정년 규정이다. 사립학교법에는 총장을 비롯한 교원의 정년을 65세로 규정하고 다만 총장의 임기는 예외를 둘 수 있는 특별 규정을 가능토록 했으나 총신대는 이 사실에 무지했고 직전 김인환 총장도 정년을 넘기고 직무를 수행했다.

결국 65세로 둘 것인가 70세로 연장할 것인가를 놓고 고민하다, 총신대 인사위원회는 지난달 8일 총장의 정년을 70세로 명시했다. 정관 변경이 법적으로 인정받기 위해선 재단이사회의 3분의2 이상이 결의한 후 교육당국의 승인과 총회 인준까지 받아야 하기 때문에, 빠른 시일 내에 가능한 규칙 변경을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재단이사회가 오는 10일 소집이 예정되어 있지만 재단이사회 역시 두 갈래로 나뉘어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까닭에 지난 23일과 31일 두 차례 파행된 바 있어 정상적인 소집이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총회를 앞두고 마지막 기회인만큼 특단의 조치를 취해서라도 총장 선출을 일단락지어야 한다는 분위기가 고조돼 어느 때보다 선출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

황원택 운영이사장은 “11일에는 밤을 세워서라도 특별한 흠이 없다면 사람에 관계없이 후보자를 추천해야 한다”며 “재단이사회에서 정관이 개정되지 않는다면 65세로 하는 운영이사회 정관을 놓고 무조건 선출할 것”이라고 단호한 입장을 보였다. 관계자들은 후보자 추천이 이뤄지지 않아도 7인위에서 추천한 5명을 두고 투표하겠다는 강한 의지다.

후보자만 최종 결정되면 ‘1, 2, 3차 투표는 3분의 2 이상 찬성으로, 4차 투표는 과반수로 결정한다’는 총장 선임 규정에 따라 선출이 확실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