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유럽이란 유럽대륙의 동부지방을 가리키는 이름으로서 일반적으로는 폴란드, 체코, 슬로바키아, 헝가리, 루마니아, 러시아 등과 발칸반도(Balkans)의 불가리아, 알바니아 등을 포함한 여러 나라지역을 말합니다. 동유럽의 주요 민족은 슬라브족(Slav)입니다.

고대 슬라브족은 발트해 연안에서 드네프르강 상류지방에 걸쳐 거주해 있다가, A.D. 2∼6세기에 걸쳐 거주지를 확산시켜나갔습니다. 동슬라브족은 러시아평원 서부에 정착하였고, 서슬라브족은 다시 나뉘어서 폴란드인, 체코인, 슬로바키아인을 형성하였습니다. 남슬라브족은 6∼7세기에 다뉴브강과 드라바강을 넘어 발칸반도로 진출하였고 슬로베니아인이 동알프스 골짜기, 크로아티아인이 일리리아지방 북서부, 세르비아인이 같은 지방 남부에서 다시 남쪽에 걸쳐 정착하였습니다.

슬라브족이 이주하기까지의 발칸반도에는 그리스인, 트라키아인, 일리리아인이 거주하고 있었습니다. 그중 트라키아인계의 다키아인은 B.C. 1세기에 현재의 루마니아지방에 국가를 건설하고, A.D. 2세기 초에 로마제국에 정복되어 라틴계 언어를 받아들였으나, 3세기에 고트족이 침입하여 로마제국이 이 땅에서 철수할 때 사방으로 흩어져 버렸습니다. 일리리아인의 일부는 남슬라브족이 남하해 왔을 때 달마티아 남부의 산지로 도망가서 알바니아인의 근간을 형성하였다고 합니다.

또 남러시아 방면에서 남하한 불가르족은 7세기 후반 현재의 불가리아 지방에 정착하였습니다. 그들은 그 뒤 1세기 남짓 농경에 종사하는 슬라브족을 지배하여 국가를 구축하였는데, 그 과정에서 슬라브계 언어와 문화에 동화되어 갔습니다. 또한 돈강 유역에 있던 우랄알타이족 계통의 마자르인이 점차 서쪽으로 진출해서 10세기에는 판노니아지방에 정착하였습니다.

마자르(Mazar)인은 헝가리인으로도 불리는데 동유럽 국가인 헝가리의 주민의 96퍼센트가 마자르인이기 때문입니다. 터키인들이 중앙아시아의 돌궐족의 후예임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듯이 마자르인들은 스스로 훈족(Huns)의 후예로 생각하며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우리가 앞서 배운 것처럼 훈족은 중앙아시아에서 시작하여 큰 제국을 세우기도 했던 민족으로서 흉노족과 같은 것으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불가리아의 인구 85퍼센트를 구성하고 있는 불가르족은 그 뿌리가 분명치 않으나 몽골계일 것이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위의 경로를 거쳐 동유럽 여러 민족은 거의 현재의 땅에 정착하였는데, 이 시기의 중요한 사태는 그들 여러 민족들이 동과 서로 분열된 기독교회의 어느 쪽이든지 받아들였다는 점입니다. 9세기에 비잔틴제국이 선교를 위하여 모라비아왕국에 키릴(Cyril)이라는 이름으로 많이 알려진 콘스탄티노스와 메토디우스(Methodius) 형제를 파송하였습니다. 그들은 그리스문자를 바탕으로 키릴문자(Cyrillic alphabet)를 고안해서 선교하였습니다.

그 때문에 불가리아인, 러시아인, 세르비아인 등이 콘스탄티노플 중심의 동방정교회의 권위를 받아들였던 것입니다. 이에 비해 폴란드인, 체코인, 헝가리인은 10세기 후반 로마가톨릭교회로부터 기독교를 받아들였고, 크로아티아인과 슬로베니아인도 이것을 따랐습니다. 그러나비잔틴제국이 무너지고 오스만 터키가 등장하여 발칸반도를 지배하면서 발칸반도의 일부는 이슬람이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이슬람의 문제는 차후에 다루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