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한인과 흑인 갈등은 우리에게도 문제가 있다

1980년 후반부터 1992년 5월 1일의 애틀랜타 흑인 폭동을 전후하여 산발적으로 전개되던 ‘한인 상점 불매 운동’에 대하여 우리 자신이 먼저 반성하고 의식을 개선하여야 한다는 주장도 종종 대두되었다. 애틀랜타 흑인들의 ‘한인 상점 불매 운동’은 뉴욕 등에서 일어나고 있는 ‘한인 상점 불매 운동’에 영향을 받은 것이지만, 애틀랜타 한인들도 한탕주의, 가격 경쟁, 과민 반응, 고용 문제, 장사 철학, 문화적 차이 등에 있어서 반성할 것이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1990년 4월 11일 한국일보 애틀랜타 지국 회의실에서 애틀랜타 한인 프레이스클럽이 ‘한흑 문제 발생의 원인과 대책’ 토론회를 개최하였는데, 이 자리에서 그러한 점이 강하게 개진된 바 있었다. 이날 토론회에는 한인회 김광현 회장, 한기대 부회장, 박선근 전 회장, 박성용 목사, 최수일 상공회의소 회장, 이규종 식품협회장, 원재권 주류협회장, 우원득 요식협회장, 강익수 잡화협회장, 방남규 전 식품협회장 등이 참석하였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흑인과의 마찰 원인은 여러 측면에서 분석될 수 있으나, 가장 근본적인 화근은 ‘한인 업주들의 정직, 공정성이 없는 장사’에 있다고 지적하였다. 한인들은 장사꾼의 사명감을 갖는 백년 대계의 설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우선적으로 한인들 자신이 자각하여 흑인들과 인간적인 유대 관계를 맺어야 한다는 의견도 개진되었다.

한국인의 언어 장벽 때문에 불충분한 의사 소통에서 오는 오해도 지적되었다. 그런가 하면 흑인들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잔돈을 손에 건내주는 대신에 카운터에 던지듯 놓아두는 일도 지적되었다. 또한 한인들에 대한 대책안으로 창구 일원화의 필요성도 지적되었다. 특히 흑인들에 대한 대책안에는 미국 언론 기관의 프로나 흑인 커뮤니티 캠페인에 적극 참여하여 도네이션도 하고 활동하면서 한인의 입장을 충분히 설명하고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는 의견도 개진되었다. 각 개인의 인터뷰에는 신중한 대답을 하여야 한다고 결론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