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아프리카에 모로코왕국이 있습니다. 오랫동안 스페인과 프랑스의 지배를 받았던 이 나라는 1956년에 독립을 하게 됩니다. 지중해에서 대서양으로 나아가는 관문인 지브롤터 해협을 사이에 두고 유럽의 스페인과 이웃하고 있는 이 나라는 유럽인들의 아프리카로의 진출하는 길목이었으며, 또한 아랍인들이 유럽으로 가는 길이기도 하였습니다. 이런 지리적 상황으로 인해 늘 외부의 침략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이 모로코 왕국에는 그 나라의 경제중심지인 도시 카사블랑카(Casablanca)가 있습니다. 세계 2차 대전 당시 연합국 대표 영국 처질 수상과 미국 루즈벨트 대통령의 비밀 회담이 열렸던 곳으로도 유명하며 또한 명화 "Casablanca"로 세계적으로 알려진 도시이기도한 카사블랑카(Casablanca)는 14세기경에는 "앙파(Anfa)"라고 불렸습니다. 원래 원주민인 베르베르(Berber)인들이 살며 스페인, 포르투갈, 이탈리아 상인들과 교역을 하였습니다. 그 후18세기에 "모함메드 벤 압달라 (Mohamed Ben Abdellah)"술탄에 의해 도시는 재건되었습다. 이때 "앙파(Anfa)"에서 "다렐 베이다(Dar el Beida)"로 도시 명칭이 새롭게 바뀌었습니다. 전반적으로 그곳의 건출물들이 하얀 색이었기에 스페인 사람들은 "하얀 집", 즉 "카사블랑카 (Casablanca)"라고 불렀고 지금의 도시명이 된 것입니다.

터키의 중서부지역에는 파묵칼레(Pamukkale)라는 곳이 있습니다. 성경 속의 이름은 ‘거룩한 도시’라는 의미를 가진 히에라볼리(Hierapolis)입니다. 이곳은 뜨거운 물이 끊임없이 솟아오르는 온천지입니다. 이곳 온천수에는 많은 양의 석회질이 함유되어 있어서 그 물이 흘러내리면서 가라앉은 석회로 인해 그 지역은 멀리서 보면 하얀 목화로 뒤덮인 듯합니다. 필자가 그곳을 방문할 때에도 멀리서 바라본 그곳은 한 여름에 눈 덮인 산처럼 보이기도 하였습니다. 이런 이유로 그곳의 이름은 목화성(Cotton Castle)이라는 뜻인 파묵칼레가 되었습니다. 아프리카의 카사블랑카나 터키의 파묵칼레는 하얀집, 하얀성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는 것처럼 이름에는 그 역사와 문화가 담겨 있습니다.

그런가하면 우리가 사용하는 단어들 가운데도 역사가 들어있습니다. 예의범절의 의미로 흔히 사용하는 단어 에티켓(Etiquette)은 프랑스어입니다. 그 어원을 살펴보면 프랑스 파리의 베르사유 궁전에 들어가는 사람에게 주어지는 궁전 내에서 유의할 사항이나 예의범절이 수록된 티켓(ticket)에 기원을 둔다는 설이 있습니다. 또 다른 주장은 ‘붙인다’라는 프랑스어의 동사 Estiquier를 어원으로 한다는 것입니다. 그 주장의 경우는 다음과 같습니다. 프랑스의 루이 14세 때에 화려한 베르사유궁전에 화장실이 없었다고 합니다. 당시 사람들은 각자의 변기를 가지고 있었다고 합니다. 따라서 궁전을 찾는 사람들은 급한 용무를 해결하기 위해서 남몰래 궁전의 정원에 들어가는 일이 많았다는 것입니다. 결국 정원에서는 악취가 나게 되었고 관리인들이 궁전 화단에 '꽃을 해치지 마십시요!'라는 입간판을 붙이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런 연유에서 에티켓이라는 말이 예의를 의미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에티켓과 비슷한 의미로 사용되는 매너(Manner)라는 말은 마뉴아리우스(manuarius)라는 라틴어에서 생겨났습니다. 마뉴아리우스라는 말은 마뉴스(manus)와 아리우스(arius)라는 말의 복합어인데, Manus란 영어의 손(Hand)이란 뜻으로 이 말은 사람의 손이라는 뜻외에 사람의 행동, 습관 등의 뜻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Arius는 영어로 More at manual, More by the Manual이란 뜻으로 방식, 방법의 의미를 뜻합니다. 따라서 Manner란 사람마다 갖고 있는 독특한 습관, 몸가짐으로 해석됩니다. 즉 매너가 좋다는 말은 그 사람의 습관이나 몸가짐이 좋다는 말이 되는 것입니다. 에티켓이 질서를 지키는 것에서 유래한 것이라면 매너는 사람의 습관과 몸가짐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더불어 사는 사회 속에서 우리는 모두를 위한 에티켓, 즉 질서를 지키며 좋은 습관과 몸가짐을 갖는 것은 자신을 아름답게 할 뿐만 아니라 이웃을 사랑하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사랑은 타인을 배려할 줄 아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