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전 국회의원이 3일 미셸 스틸 주한 미국대사를 만났다며 "(탈북민들의) 자유를 향한 길목에서 끝까지 의리를 지켜 준 스틸 대사 부부께 깊이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태 전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고향 누나를 만난 듯했던 오후-미셸 스틸 주한 미국대사와의 재회'라는 제목으로 글을 남기며 이 같이 적었다. 

그는 "스틸 대사와 나 사이에는 특별한 인연이 있다. 2023년 하반기, 코로나19로 닫혔던 북한 국경이 다시 열리자 중국은 수감 중이던 탈북민들을 대거 강제북송하기 시작했다"며 "한국에 있는 가족들과 탈북민 단체들이 애타게 호소했고 국무총리까지 나서 중단을 촉구했지만, 중국은 꿈쩍하지 않았다"고 회고했다. 

이어 "마지막 희망을 안고 탈북민 대표단은 미국으로 향했다. 유엔은 강제북송을 중단해야 한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되풀이했고, 워싱턴에서 마주한 미 의회의 벽은 높기만 했다"며 "막막하던 그때 누구보다 먼저 손을 내밀어 준 사람이 당시 연방 하원의원이던 스틸 대사였다"고 했다. 

태 전 의원에 따르면 스틸 대사는 당시 대표단을 직접 만나고, 동료 의원들에게 서한을 보내 동참을 호소했으며, 언론 인터뷰에도 앞장서 중국의 비인도적인 강제북송을 세계에 알렸다. 이러한 노력이 모여, 그해 12월 유엔총회 북한인권결의에는 '중국'이라는 국명이 직접 담기지는 못했지만 제3국 내 탈북민 강제북송과 관련해 모든 회원국에 강제송환금지 원칙 준수를 촉구하는 문구가 담겼다고 태 전 의원은 전했다. 

그는 "관저에서 마주 앉은 우리는 3년 전 워싱턴에서 함께 애태우던 시간을 돌아보며 한동안 감회에 젖었다"며 "대사는 지금도 중국에서 숨어 지내는 탈북민들의 처지를 깊이 걱정했고, 한국에서 자라는 탈북민 자녀들의 앞날에도 각별한 관심을 보였다. 최근 부산의 장대현학교를 다녀왔다며 그곳 아이들 이야기를 들려줄 때는 진심 어린 온기가 전해졌다"고 했다. 

이어 "대사는 탈북민들이 자신이 겪은 참상을 책으로 써서 세상에 알리는 용기를 높이 평가했다"며 "그리고 탈북민들이 한국 사회에 정착하며 겪는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인지, 청년들이 제대로 교육받을 기회를 얻고 있는지, 최근 탈북민 입국이 줄어든 이유는 무엇인지 하나하나 진지하게 물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사의 부모님 역시 6·25전쟁 때 북에서 내려오신 실향민이다. 그래서인지 굳이 길게 설명하지 않아도 서로 통하는 것이 많았다"고 했다. 

태 전 의원은 "대화는 모두 영어로 오갔지만, 마음만큼은 고향집에서 오랜만에 친누나를 만나 그간의 이야기를 나눈 것처럼 편안하고 따뜻했다"며 "자유를 향한 길목에서 끝까지 의리를 지켜 준 스틸 대사 부부께 깊이 감사드린다. 대사의 행보 속에서 한미동맹이 더욱 굳건해지고, 더 많은 생명이 자유를 누리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한편, 기독교인인 스틸 대사는 주한 미국대사로서 한국에 도착했던 지난 7월 30일 곧바로 서울 영락교회(담임 김운성 목사)를 찾아 기도한 것이 알려지면서 관심을 모았다. 교회 관계자에 따르면 스틸 대사는 어린 시절 부모와 함께 이 교회를 다녔다. 이후 스틸 대사는 한국에서 맞은 첫 주일이었던 지난 8월 2일, 남편인 숀 스틸 변호사와 함께 다시 영락교회를 찾아 주일예배를 드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