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26일(월) 풀러신학교 코리안 센터 주최 'Compelling Preaching Conference: 형성, 과정, 그리고 맥락으로의 설교'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패서디나 풀러신학교 캠퍼스 1층 강의실과 온라인으로 하이브리드 형식으로 진행됐다.

이번 컨퍼런스는 성과주의, 소비주의, 다문화·다세대적 현실 속에서 한국 이민교회의 설교를 성찰하고 신학과 실천적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기획됐으며, 김남중 박사(클레어몬트 신학교)의 키노트 강연 ‘설교의 설득력은 어디에서 오는가?: 설교자의 존재론적 형성과 공적 증언’으로 그 막을 올렸다.

김 박사는 설교가 설교가 설득력을 갖기 위해서는 수사학적 기교보다 설교자의 존재론적 형성과 공동체적 신뢰가 회복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주제 세션 1: 설교자의 영성 형성

기조 강연 후 ‘설교자의 영성 형성’을 주제로 주제 세션 1이 열렸다. 이아미 교수(Dr. Ahmi Lee, 풀러 신학교)가 '다중방식 언어를 구사하는 설교자 형성: 설교의 공명을 위한 성경의 다양한 말하기', 김세염 목사(게렛 에반젤리컬 신학교)가 '함께 웃고, 춤추고, 노래하세요: 강박적 환경에서 설교자의 영성 훈련을 위한 제안', 강준민 목사(새생명비전교회)가 '성령 안에 거하는 설교자'라는 주제로 강의했다.

풀러신학교 이아미 교수
(Photo : 기독일보) 이아미 교수(풀러신학교 설교학)가 설교자의 영성 형성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이아미 교수는 ‘다중방식 언어를 구사하는 설교자 형성: 설교의 공명을 위한 성경의 다양한 말하기’라는 주제로 강연을 이끌었다. 그는 설교가 ‘좋은 사람이 되는 것’과 ‘개인의 심리적 안정’만을 추구하는 ‘MTD (Moralistic therapeutic deism, 도덕주의적 심리치료적 이신론) '에 깊이 물들어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복음이 '의무'나 '위로'로 축소될 때 설교가 생명력을 잃는다"며, 이에 대한 대안으로 '가정법'과 '희구법'을 제시했다.

“가정법은 아직 이루어지지 않은 가능성을 바라보게 한다. 가정법은, 특히 고난과 갈등 속에서 중요하다. 신앙의 의문에 성급하게 답하거나 손쉬운 해결책을 제시하기보다 현재의 고통과 현실의 긴장을 충분히 인정하면서도, 하나님께서 새로운 일을 행하실 가능성을 열어두기 때문이다. 하나님 나라가 아직 완성되지 않은 ‘Not Yet’의 시간을 살아가는 교회에는 이러한 소망의 언어가 필요하다.”

그는 ‘가정법’을 월터 브루그만(Walter Brueggemann)이 말한 예언자적 역할인 비판과 활력 부여에 연결해 설명했다.

“Criticism은 현실의 고통과 불의를 정직하게 드러내고, 지금의 상황을 당연하거나 불가피한 것으로 받아들이지 않음으로써 지금의 현실이 전부가 아님을 일깨우고 공동체가 소망 가운데 살아가도록 힘을 준다.”

그러면서, 가정법이 ‘MTD의 낙관주의’와 ‘기독교적 소망’을 구별해 준다고 말했다.

“MTD가 ‘상황의 개선’과 ‘개인의 행복’에 기대를 건다면, 기독교의 소망은 상황이 달라지지 않더라도 하나님께서 신실하시며 새롭게 일하실 수 있다는 믿음에 뿌리를 둔다. 가정법은 성도들이 현실에 갇히지 않고 하나님의 약속을 바라보며 그분이 여실 미래를 향해 살아가도록 격려한다.”

풀러신학교, 2026 Compelling Preaching Conference
(Photo : 기독일보) 이아미 교수는

이어 MTD적 설교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또 다른 화법으로, 데살로니가전서 5장 23절과 로마서 8장을 들어, "희구법"을 제시했다. 강연에 따르면, 희구법은 예배에서 기도와 간구, 또는 축복과 파송의 말씀으로 나타난다.

“데이비드 포드(David F. Ford)는 희구법을 '신학을 이끄는 서법(The leading mood of theology)'이라고 표현했다. 희구법은 개인의 행복과 만족에 머무는 MTD의 자기중심적 신앙을 넘어 하나님과 이웃, 세상을 향한 하나님의 구원 사역에 눈을 돌리게 한다. 이를 통해 교회는 고난 속에서도 하나님께 간구하고, 그 소망에 따라 살아가는 법을 배운다.”

2026 Compelling Preaching Conference
(Photo : 기독일보) 2026 Compelling Preaching Conference

김세염 목사 ‘지속 가능한 회복의 리듬 형성’

김세염 목사(게렛 신학대학원)는 ‘함께 웃고 춤추고 노래하세요: 강박적 환경에서 설교자의 영성 훈련을 위한 제안 ’라는 제목으로 강연을 이어갔다.

풀러신학교, 2026 Compelling Preaching Conference
(Photo : 기독일보) 김세염 목사(게렛 신학대학원)가 '강박적 환경에서 설교자의 영성 훈련을 위한 제안'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이어갔다.

김 박사는 목회자들이, ‘이민 목회 현장’이라는 광야 속에서 번아웃을 경험하지만, 이를 하나님의 사람으로 빚어지는 ‘순례의 자리’로서 이해할 것을 제안했다.

“한 편의 설교를 준비하기 위해 설교자는 많은 에너지를 사용한다. 그런데 교회의 행정, 심방, 교육, 행사 다 감당하다 보면 소진, 번아웃으로 힘이 쭉 빠져 버린다.”

"이민 목회의 광야는 하나님의 사람이 빚어지는 훈련의 장소이다. 설교자는 고난의 현장을 걸으며 하나님의 이야기를 새롭게 길어 올리는 '순례자'가 되어야 한다.”

그는 이민 목회자는 ‘주변’, 혹은 ‘In between’이라는 이민 목회라는 특수성으로 인해 육체적 정서적 소진과 사역에의 부담, 학문적 성취에 대한 압박감, 강박과 고립을 경험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목회자는 외로움과 고립을 경험한다. 또 이것은 자기 돌봄을 결여하게 만든다. 많은 사람을 만나고 여러 관계를 맺어도, 정작 자기 자신의 어려움을 솔직하게 말할 수 없다. 교회를 위해 모든 것을 포기하지만, 결국 지쳐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그는 목회자의 웰빙에 관한 관심이 커지면서, 안식년, 프로그램 등이 제공되고 있지만, 여전히 목사라는 이유로, 상담을 받거나, 본인을 위한 취미 생활을 갖는 것조차 부담스러워하는 경우도 많다고 지적했다.

삶에서 실천할 수 있는 영성 리추얼 : 설교 일기, 묵상 산책, 설교자 식탁 공동체

김 박사는 번아웃을 방지하기 위해, 일상의 삶에 누구나 실천할 수 있는 ‘영성 리추얼’(Ritual)을 제안했다. 첫째, 주일 설교를 마친 뒤, ‘설교 일기 작성’. 둘째, 동료나 멘토와 함께 걷는 ‘묵상 산책’. 셋째, ‘설교’라는 무대 위 사역(Front stage)을 지탱해 주는 무대 뒤(Backstage)의 안전망으로서의 ‘설교자 식탁 공동체’를 꼽았다.

김 박사는 "일상의 작은 리추얼들을 통해 몸과 마음의 쉼을 얻고, 다시 웃고 희망을 노래할 때 다음 주 설교를 감당할 지속 가능한 힘을 얻게 될 것"이라고 권면했다.

강준민 목사, 설교 뒤에는 설교자가 있다

풀러신학교, 2026 Compelling Preaching Conference
(Photo : 기독일보) 강준민 목사가 ‘성령 안에 거하는 설교자’라는 주제로 강연을 이어갔다.

다음 순서로 강준민 목사가 ‘성령 안에 거하는 설교자’라는 주제로 강연을 이어갔다. 그는 고린도전서 2장 4절, 5절를 기초로, 설교의 중요한 요소는 ‘사람의 설득력’이 아닌, ‘성령의 능력’에 있다고 강조했다.

“E.M. 바운즈(E.M. Bounds)의 『기도의 능력』을 보면 이런 이야기가 있다. ‘교회는 더 나은 방법을 찾고 있지만 하나님은 더 나은 사람을 찾고 계신다. 오늘 교회가 필요로 하는 것은 더 많은 기계나 더 좋은 기계도 아니다. 교회가 필요로 하는 것은 성령이 쓰실 수 있는 사람, 즉 기도의 사람, 기도에 능한 사람이다. 성령은 방법을 통해서 오지 않고 사람을 통해서 오신다. 기름은 기계에 붓지 않고 사람에게, 그것도 기도의 사람에게 기름을 부으신다.’"

그는 설교는 삶을 통해 축적된 것이 설교로 흘러나오는 것이라는 E.M. 바운즈의 말을 인용했다.

2026 Compelling Preaching Conference
(Photo : 기독일보) 2026 Compelling Preaching Conference

“설교의 배후에는 설교자가 있다. 설교는 삶이 흘러나오는 것이다. 한 편의 설교를 만드는 데는 20년이 걸린다. 그 사람을 만드는 데 20년이 걸리기 때문이다.”(E.M. 바운즈 『기도의 능력』, 생명의 말씀사, 25쪽)

“로버트 머레이 맥체인(Robert Murray M'Cheyne)은 ‘삶의 모든 면에서 거룩하라. 당신이 쓰일 수 있는가는 거기에 달려 있다. 당신의 설교는 한두 시간밖에 지속되지 않지만 당신의 삶은 한 주일 내내 설교를 하기 때문이다.’" (E.M. 바운즈 『기도의 능력』, 생명의 말씀사, 22쪽)

이어서, 말씀 앞에서의 ‘경외감’, ‘경이’와 ‘겸손’을 강조했다.

“설교자는 말씀 앞에 경외심을 평생 지니고 살아야 한다. 아브라함 헤셸(Abraham Joshua Heschel)이 말한 것 처럼 말씀 앞에서 경탄할 줄 알아야 하고, 겸손의 성품을 평생 닦아야 한다."

그러면서, 자신이 우울증을 어떻게 극복했는지와 선행 강연에서 언급되었던 ‘성과주의’ 와 ‘소비주의’에 대한 생각도 나누었다.

“목회자가 가장 어려운 것은 침체나 공황장애를 경험할 때 의심이 오는 것이다. 하나님이 안 믿어지는 것이다. ‘하나님도 나를 도울 수 없고 의사도 나를 도울 수 없다’라는 무서운 확신이 들었다. ‘나를 도울 수 있는 사람은 없다, 하나님도 안 된다.’ 이게 디프레션에서 오는 현상들이다.”

풀러신학교, 2026 Compelling Preaching Conference
(Photo : 기독일보) 풀러신학교가 주최한 2026 Compelling Preaching Conference 에서 강준민 목사가 ‘성령 안에 거하는 설교자’라는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이어서 엘리 제사장과 사무엘을 언급하며, “하나님은 완벽한 사람을 쓰는 것도 아니고, 하나님 사람을 키울 때 다양한 사람을 통해서 역사하시기 때문에 우리 삶을 형성하는 모든 배후 속에 하나님의 역사가 있지 않은가 생각이 든다.”고 해석했다.

그는 성과주의나 과도한 야망에 대해서는, 인생 전반부에는 성과, 야망, 야심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전반부에는 성과, 야망, 야심 이런 게 중요하고, 또 필요하다. 왜냐하면 하나님이 그렇게 역사하시기 때문이다. 야곱도 야심가였고, 사도 바울도 야망이 컸다. 하나님이 쓰신 분들이 다 앰비셔스하다. 폴 투르니에(Paul Tournier), 카를 융(Carl Jung)이나 리처드 로어(Richard Rohr)도 이 단계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런 과정을 거쳐서 그다음 차원으로 들어간다.”

“카를 융에 따르면, 인간의 내면에는 어두운 그림자가 있다. 어두운 그림자를 추적하다 보면 골드 섀도우(Gold shadow)를 만난다. 우리 안에 어둠이 있는데, 조금 더 깊이 들어가다 보니, 무한한 잠재력과 가능성이 그 안에 있다.”

주제세션 1 질의 응답

다음 순서로, 질의 및 응답 시간이 이어졌다. 질의 및 응답 세션에서는 (1) 목회자들을 위한 멘토십의 필요성, (2) 우울증이나 번아웃 극복 경험, (3) 신앙의 실천적 열매로서 '좋은 사람'이 되는 것과 MTD가 지목하는 '좋은 사람' 의 구분, (4) 설교의 균형 등에 관한 질문이 나왔다.

풀러신학교, 2026 Compelling Preaching Conference
(Photo : 기독일보) 풀러신학교, 2026 Compelling Preaching Conference

강준민 목사는, 우울증 극복 경험과 관련해 모세가 자신을 죽여 달라고 요청한 장면, 예수님께서 ‘내가 고민하여 심히 죽게 되었다’ 라고 말한 장면 등을 언급하며, 이를 “정상적인 삶의 하나의 프로세스”이라고 해석했다. 또, 경쟁과 성과주의, 소비주의 속를 부정적으로 보는 관점을 경계했다.

“그 부분들을 비난하고 비판하기 전에 충분히 현실을 이해하고 거기서부터 대안을 줘야 된다. C.S. 루이스는 지옥은 잠재력을 말살시키는 곳이고, 천국은 잠재력을 극대화시키는 곳이다고 말한다. 그런 면에서도 같이 봐야 한다.”

이아미 교수는 목회자 번아웃이, 예배를 퍼포먼스처럼 대하고 그것을 어떻게 꾸려나갈 것인가에 골몰한 나머지, 정작 ‘예배자로 참여자기 못하는 데에서 비롯된다고 진단했다.

"예배를 퍼포먼스(Performance)처럼 '어떻게 꾸며 나가야 된다'는 고민과 부담감이 너무 강하다 보니까, 성령님께서 역사하시는 공간 안에서 한 명의 예배자로 서는 것을 우선순위(Prioritize)로 두지 못하기 때문에 번아웃이라는 증상이 나온다고 생각한다.”

"예배가 먼저 목회자 자신의 상한 마음과 삶을 만지시는 치유의 자리가 될 때 번아웃이 회복된다. 목회자가 회복되면 교회는 성도들이 아픔과 연약함을 있는 그대로 가지고 나와 하나님을 만나는 안전한 공간이 될 수 있다."

어떻게 설교의 균형을 유지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해서, 이아미 교수는 "설교의 균형을 잡기 위해서는 먼저 성경 본문에 철저히 충실해야 한다. 자기가 좋아하는 말씀만 골라서 한다면 균형이 망가질 가능성이 많지만, 평생에 걸쳐 성경 전체를 꾸준히 전할 때 균형이 자연스럽게 살아난다. 또, '본문의 음성'과 '회중의 삶'이라는 두 축에 동시에 귀를 기울이며 함께 붙들고 가는 것이 핵심이다."라고 조언했다.

질의 및 응답에 이어 점심 식사 후 1시 30분 부터 두번째 주제 강연 ‘설교의 과정’에 관한 발표가 이어졌다.

▲박현호 박사(First United Methodist Church Yuba City)가 ‘이민교회 환경에서의 대안적 설교 형식’에 대해, ▲ 송병주 박사(선한청지기 교회)가 ‘강해 설교의 신학적, 실천적 요건’에 대해, ▲ 양성구 박사(조지폭스 대학교)가 ‘성경, 예술 그리고 설교’라는 주제로 창의적 설교에 대해 나누었다.

풀러신학교, 2026 Compelling Preaching Conference
(Photo : 기독일보) 박현호 목사(First United Methodist Church Yuba City)가 ‘이민교회 환경에서의 대안적 설교 형식’에 대해 강연했다.
풀러신학교, 2026 Compelling Preaching Conference
(Photo : 기독일보) 송병주 목사(선한청지기 교회)가 ‘강해 설교의 신학적, 실천적 요건’에 대해 나눴다.
풀러신학교, 2026 Compelling Preaching Conference
(Photo : 기독일보) 양성구 박사(조지폭스 대학교)가 ‘성경, 예술 그리고 설교’라는 주제로 창의적 설교에 대해 나누었다.

3시 20분 부터 세번째 주제 강연 ‘설교의 맥락(context)’에 관한 세 가지 강연이 이어졌다.

▲ 구아름 박사(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가 ‘여성과 공적 증언’에 대해 ▲ 권혁빈 목사(시드교회)가 ‘한인 디아스포라를 위한 선교적 교회와 설교’에 대해, ▲ 허현 목사(ReconciliAsian)가 ‘평화 신학적 설교’에 대해 나누었으며, 각 세션은 질의 및 응답으로 마무리됐다.

이번 컨퍼런스는 조의완 교수 (한국어 목회학 박사과정 Chair)가 기획과 진행을 총괄했으며, 릴리 재단(Lilly Endowment Inc.)의 후원을 받는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풀러신학교, 2026 Compelling Preaching Conference
(Photo : 기독일보) 첫번째 주제 세션에 이어 (왼쪽부터)양성구 교수, 김세염 목사, 이아미 교수, 강준민 목사의 질의 응답 순서가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