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티오피아 오로미아주에서 10월 20일(이하 현지시각)부터 24일까지 발생한 무장 공격으로 에티오피아정교회 기독교인 최소 60명이 사망하고 20명이 부상을 입었다. 에티오피아정교회 테와헤도교회(이하 EOTC) 총회는 10월 26일 공개 성명을 통해 피해 사실을 확인하고, 전 세계 회원 교회에 추모 기도를 요청했다.

침례교 언론 매체 뱁티스트프레스(Baptist Press, BP)에 따르면, 이번 공격은 에티오피아 최대 자치주인 오로미아주의 아르시 지역에 있는 메르티와 셰르카 일대에서 발생했다. 이 지역에는 무슬림과 개신교, 정교회 신자들이 함께 거주하고 있으며, 최근 폭력 사태가 심화되고 있다. 목격자들은 무장 세력이 지역을 포위한 가운데 최소 두 차례 기습 매복 공격을 벌였다고 전했다. 이 과정에서 정교회 신자들이 메르티에서는 14명, 셰르카에서는 46명 사망했다.

아디스아바바에 있는 에티오피아정교회 성직자 회의는 성명을 통해 "아르시 교구와 우리나라 곳곳에서 무고한 정교회 신자들을 대상으로 자행된 끔찍하고 참혹한 학살과 강제 이주, 신체적·재산적 피해가 끊이지 않고 있으며,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악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같은 지역 내 다른 곳에서도 이전에 수많은 신자가 살해당했다"며 "우리 민족에게 가해진 끔찍한 불의와 고통에 깊은 슬픔을 느끼며, 이러한 수치스러운 행위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전했다.

아직까지 어떤 단체도 이번 공격의 책임을 주장하지 않았으며, 교회 측도 가해자를 특정하지 않은 상태다. 다만 한 지역 관계자는 BBC 뉴스에 "공격자들은 오로모 해방군(이하 OLA)을 포함한 신생 반군 연합체인 '생존을 위한 동맹'에 소속돼 있다"고 밝혔다.

기독교 박해 감시단체 오픈도어(Open Doors)는 2026년 '세계 기독교 박해 지수'(World Watch List, WWL) 보고서에서 "2025년 오로미아주와 인접한 암하라주 일부 지역에서 광범위한 공격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무장 세력은 최소 25개 교회를 불태우거나 파괴하고 약탈했으며, 예배자들을 폭행하고 종교 자료를 훼손했다. 기독교인들은 강제로 거주지를 떠나야 했으며, 납치된 신자들 가운데 상당수는 거액의 몸값을 지불한 뒤 풀려났다. 

오픈도어는 "이번 폭력 사태로 오로미아와 암하라 지역의 수천 명의 기독교인이 집을 잃고 더 안전한 마을이나 임시 캠프로 피난했다"며 "피난민 기독교인들은 자신들의 신앙과 무장 단체의 정치적 의제에 동조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표적이 되고 있다고 증언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2024년 10월부터 2025년 9월까지의 상황을 다루면서 이전 공격으로 기독교인 40명이 사망하고, 교회 또는 기독교 건물 18곳이 공격받거나 폐쇄됐으며, 기독교인 16명이 납치됐다고 기록했다. 직전 보고 기간에는 기독교인 11명이 사망하고 교회 또는 기독교 건물 25곳이 공격받거나 폐쇄됐으며, 기독교인 납치 사건도 발생했으나 정확한 인원은 집계되지 않았다.

미국 국제종교자유위원회(이하 USCIRF)도 2025년 12월 발표한 동아프리카 종교 보호 관련 보고서에서 "에티오피아의 기독교 및 이슬람 종교 공동체가 폭력의 표적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정부가 언론 매체와 언론인, 종교 공동체를 압박하는 상황이 2025년에도 지속됐으며, 분리주의 세력 등 비국가 행위자의 폭력이 이러한 탄압의 명분으로 이용되기도 했다"고 밝혔다.

USCIRF에 따르면, 2025년 2월 오로미아 동부 셰와 지역의 한 수도원이 공격받아 정교회 사제 4명이 사망했으며, 현지 당국은 사건의 배후로 OLA를 지목했다. 같은 해 4월에는 암하라주 여러 마을에서 주로 무슬림을 겨냥한 폭력 사태가 발생해 최소 10명이 사망했다. 암하라주이슬람협의회는 "앞선 8개월 동안 발생한 폭력으로 무슬림 민간인 80명이 사망했다"고 보고했다.

에티오피아에서는 정교회가 가장 큰 종교 집단을 형성하고 있다. USCIRF에 따르면, 전체 인구의 약 44%가 에티오피아 정교회 신자이며, 약 19%는 에티오피아 복음교회 메카네 예수스와 제칠일안식일교회, 에티오피아 칼레 히워트 교회 등 다양한 개신교 교파에 속한 것으로 추산된다. 오픈도어는 에티오피아 인구를 약 1억 3,200만 명으로 추산하며, 이 가운데 기독교인은 61.2%(약 8,138만 명), 무슬림은 32.8%(약 4,365만 명)라고 밝혔다.

EOTC 총회는 이번 공격으로 희생된 이들을 추모하기 위해 10월 27일 전 세계 모든 회원 교회에서 추모 기도회를 개최할 것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