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한인교회 발달장애 컨퍼런스
(Photo : ) 2026 한인교회 발달장애 컨퍼런스

‘2026 한인교회 발달장애 컨퍼런스(2026 K-Church Conference on Disability)’가 10월 23일(금)부터 24일(토)까지 이틀간 캘리포니아 웨스트코비나 선한청지기교회(Good Stewards Church)에서 열려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올해로 4회째를 맞은 이번 컨퍼런스는 ‘Indispensable — 함께여야 온전합니다’를 주제로, 발달장애 성도와 그 가족을 시혜와 돌봄의 대상이 아닌 그리스도의 몸을 이루는 필수불가결한 지체로 재조명하며 한인교회 장애사역의 방향을 함께 모색하는 장이 되었다.

GBC 미주복음방송과 선한청지기교회가 공동 주최하고 캘리포니아프레스티지대학교(CPU), 월드미션대학교(WMU), 그레이스미션대학교(GMU), 밀알선교단이 협력한 이번 행사는 네 차례의 주제 강연과 영어·한어권 브레이크 세션, 패널 디스커션, 영상 페스티벌로 구성되었다. 주제 강연과 브레이크 세션에는 한영 동시통역이 제공되어 언어와 세대의 경계를 넘어선 소통의 자리를 마련했다.

궂은 날씨에도 본당 가득… 신학적 토대 놓은 첫날
첫날인 23일(금)에는 종일 굵은 빗줄기가 이어져 참석률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으나, 저녁 연합 집회가 시작되자 본당은 빈자리를 찾기 어려울 만큼 참석자들로 가득 찼다. 찬양과 배주은의 특송으로 막을 연 집회에서는 장애신학 분야의 세계적 석학인 풀러신학교 아모스 용(Amos Yong) 교수가 고린도전서 12:12–13:13을 본문으로 ‘Indispensability, the Greatest Commandment and the Body of Christ’를 주제로 강연했다.

아모스 용 교수는 ‘몸의 더 약하게 보이는 지체가 도리어 요긴하다’는 말씀(고전 12:22)을 출발점으로, 은사의 다양성을 존중하는 공동체론에서 사랑이라는 가장 큰 계명으로 수렴하는 바울 서신의 논지를 짚어 가며 이번 컨퍼런스 주제의 신학적 토대를 견고히 다졌다. 참석자들은 강연에 이어 합심하여 찬양하고 기도하며 첫날 일정을 은혜 가운데 마무리했다.

강사진 압축해 밀도 높인 둘째 날
화창한 날씨 속에 진행된 24일(토) 일정은 예년보다 강사진을 오히려 압축해 프로그램의 밀도를 높였다. 참석자들이 각 강연을 충분히 소화하고 서로 교제할 수 있도록 일정 곳곳에 여백을 둔 것이 특징이다. 오전 전체 예배에서는 ‘Unbroken Faith’의 저자이자 장애사역 컨설턴트인 다이앤 도코 김(Diane Dokko Kim)이 ‘깨어지지 않는 믿음: 장애 가족과 함께 걷는 교회’를 전했다. 자폐 아들을 양육해 온 1.5세 어머니로서 20년 넘게 장애사역 현장을 지켜 온 그는, 한류로 한국 문화가 전 세계의 주목을 받는 지금이야말로 한인교회가 장애 가정을 품도록 부르심을 받은 ‘바로 이때’(에 4:14)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장애 가정에 교회가 필요한 만큼 교회 역시 그들을 필요로 한다며, 일방적 시혜를 넘어선 상호적 공동체로의 전환을 촉구했다..

오후 주제 강연에 나선 조이장애선교센터 대표 김홍덕 목사(H. Daniel Kim)는 ‘장애를 바라보는 눈과 교회의 사명’을 주제로, 의학적·행정적 장애 분류는 한 사람의 일부 특성일 뿐 그 사람의 정체성을 규정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다르게 보기에 앞서 같은 하나님의 형상으로 ‘같게’ 보는 시선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역설하며, 장애사역의 패러다임이 장애인을 ‘위하여(For)’ 일하는 시혜적 접근에서 ‘함께(With)’ 삶과 신앙을 나누는 상호의존의 공동체로 옮겨 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특히 “사람을 보는 눈이 바뀌면 사랑하는 방법이 바뀌고, 사랑하는 방법이 바뀌면 교회가 바뀐다”는 메시지는 참석자들에게 깊은 여운을 남겼다.

패널토의 (송병주 목사, 백진숙 대표, 이민아 권사, 사라 리 교사)
(Photo : ) 패널토의 (송병주 목사, 백진숙 대표, 이민아 권사, 사라 리 교사)

삶의 현장에서 길어 올린 증언, 가감 없는 대화
이번 컨퍼런스에서 참석자들의 마음을 가장 깊이 움직인 것은 발달장애 자녀와 가족을 둔 강사들의 생생한 증언이었다. 삶의 현장에서 길어 올린 진솔한 고백은 이론적 담론을 넘어 실제적인 공감과 감동으로 이어졌다.

장애사역을 둘러싼 부모와 교회 각자의 입장과 현실적 고충도 가감 없이 논의의 장에 올랐다. 또한 Sean Lee(ANC 온누리교회 장애사역 부서 담당)전도사가 진행을 맡은 패널 디스커션에서는 선한청지기교회 송병주 목사, Being Built Together 백진숙 대표, 특수교육 교사 Sarah Lee, 그리고 발달장애 자녀를 둔 어머니인 선한목자교회 이민아 권사가 패널로 참여했다. 목회와 기관 사역, 교육 현장, 그리고 가정이라는 각기 다른 자리에서 장애사역을 감당해 온 이들은 현장에서 마주한 과제와 질문을 진솔하게 나누며, 참석자들에게 한층 깊이 있는 고민과 성찰의 계기를 제공했다.

한어권 세션
(Photo : ) 한어권 세션

첫선 보인 한어권 세션, 현장 사역자들의 뜨거운 호응
올해 처음 신설된 한어권 브레이크 세션은 장애사역을 준비하거나 첫발을 떼려는 교회 사역자들의 높은 관심 속에 열띤 호응을 얻었다. 그레이스미션대학교 에스티 송(Estée Song) 교수는 ‘ASD 이해하기: ASD 친화 교회 사역을 통한 아동과 청소년의 포용적 참여와 영적 성장 지원’을 주제로, 감각 휴식 공간 마련과 예측 가능한 예배 환경 조성, 가족과의 신뢰에 기반한 협력 체계 등 ASD 친화 교회를 세우기 위한 실천 지침을 구체적으로 안내했다.

월드미션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이현아 교수는 ‘교회 장애사역을 위한 미국 사회복지체계’를 주제로 리저널센터(Regional Center)를 중심으로 한 캘리포니아의 생애주기별 공적 서비스 체계를 짚고, 교회가 장애 가정과 공적 제도를 잇는 ‘연결자’로서 감당할 역할과 재원 마련 방안을 제시했다. 영어 브레이크 세션에서는 아모스 용 교수와 라이프퍼시픽대학교 앤드류 오피 목사(Rev. Dr. Andrew K.Opie)가 ‘장애신학으로 성경 읽기’를, 다이앤 도코 김이 ‘특별한 필요를 가진 자녀의 부모를 위한 영적 회복’을 주제로 각각 강의했다.

주제의식 깊게 새긴 ‘동행과 상생 영상 페스티벌’
CPU와 GBC가 공동으로 선보인 제1회 ‘동행과 상생 영상 페스티벌(Together & Thrive Film Festival)’은 이번 컨퍼런스의 주제의식을 한층 입체적으로 전달하며 행사의 깊이를 더했다. 세션 사이사이 상영된 세 편의 초청작은 강연장의 메시지를 삶의 이야기로 옮겨 내며 잔잔하면서도 묵직한 울림을 전했다. 상영작은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 함께 걷는 공동체를 그린 Being Built Together(BBT)의 이야기 ‘Where the Trees Stand Together’, 아들 재진을 통해 삶이 새로워진 셰프 토미 리(Tommy Lee)의 이야기 ‘French Papa: Cooking Life Anew’, 발달장애를 가진 성도가 집사로 세워지며 교회가 ‘없어서는 안 될 지체’의 의미를 배워 가는 ‘Special Anointing’으로, 저마다의 자리에서 ‘함께여야 온전하다’는 주제를 조명했다.

세심한 환대와 7개 기관 홍보 부스, 풍성함 더해
개최교회인 선한청지기교회는 야외 패티오에 푸짐한 식사를 마련하고, 최고급 커피와 요거트 아이스크림 등 간식을 무료로 제공하며 참석자들을 정성껏 맞았다. 콘텐츠의 깊이에 음식과 공간을 통한 세심한 환대가 더해지며 참석자들의 만족도를 한층 끌어올렸다. 또한 행사 기간 동안 7개 기관이 홍보 부스를 운영하며 참석자들에게 유익한 정보와 다양한 혜택을 나눠 컨퍼런스의 풍성함을 더했다.

4년의 결실 ‘발달장애 사역 매뉴얼’, 초안 검토
점심시간에는 초청제로 진행된 전문가 오찬 워크숍에서 기관·교회 사역자들이 ‘발달장애 사역 매뉴얼’ 초안을 함께 검토하고 보완했다. 지난 4년간 컨퍼런스를 통해 축적된 현장의 노하우와 리소스를 집대성한 매뉴얼은 11월까지 완성 작업을 거쳐 12월 한인교회에 배포될 예정이다.

수어 찬양과 합심 기도로 맺은 파송 예배
컨퍼런스의 대미를 장식한 파송 예배에서는 밀알선교단과 ANC 온누리교회의 수어 찬양에 이어, 토랜스 라이트하우스커뮤니티교회의 킴 키라 목사(Kim Kira)가 디모데전서 3:14–15을 본문으로 ‘모두를 위한 복음: 특별한 필요를 품는 목회’를 전했다. 킴 키라 목사는 우리 모두가 도움이 필요한 존재인 동시에 서로에게 꼭 필요한 존재라고 전하며, 장애는 우리의 우상을 위협할 수는 있어도 그리스도를 위협하지는 못한다고 강조했다.

첫날과 마찬가지로 둘째 날 역시 미주복음방송 이세영 부사장의 기도 인도에 따라 모든 참석자가 한마음으로 뜨겁게 합심 기도하며 이틀간의 여정을 은혜롭게 마무리했다. 미주복음방송 이영선 사장은 “점점 함께 모이기가 어려워지는 때임에도 많은 성도님들이 기꺼이 걸음해 주셨고, 이틀간 빼곡한 일정 속에서도 끝까지 자리를 지키며 집중해 주셨다”며 “컨퍼런스의 취지에 깊이 공감하고 한마음으로 함께해 주신 덕분에 이번 컨퍼런스의 의미가 한층 더 깊어졌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모든 과정을 선하게 인도하신 하나님께 감사와 영광을 올려드린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컨퍼런스의 모든 순서는 추후 미주복음방송 유튜브 채널을 통해 영상으로 공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