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국방부가 군인의 종교 활동과 영적 지원을 총괄하는 '종교업무국'(Office of Religious Affairs·ORA)을 신설한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군목의 역할을 강화하고 종교 지원에 필요한 예산과 자원을 확보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다만 종교 지원 정책이 특정 신앙을 우대하거나 군 내 종교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미국 국방부는 헤그세스 장관이 지난 9월 30일 버지니아주 콴티코 해병대 기지에서 열린 '군 현황 연설'(State of the Force)에서 종교업무국 설치 계획을 발표했다고 밝혔다. 이 조직은 장관에게 직접 보고하는 체계로 운영되며, 종교 업무 담당 국장은 장관과 부장관에게 관련 정책을 조언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10월 초 발표된 관련 문서에 따르면, 당시 조직 책임자는 아직 임명되지 않았다.
헤그세스 장관은 "군의 종교 지원이 오랫동안 관료주의와 복잡한 절차에 가로막혀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부처는 육체적 전쟁을 수행하지만, 우리 모두는 진정한 전투가 영적인 전투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며 군의 종교 지원을 강화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군목들이 종교 지원 분야의 전문성을 갖추고도 행정 절차 때문에 충분한 역할을 하지 못했다"면서 "새 조직이 군목과 종교 지원 프로그램을 국방부 최고위층에서 대변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이 조직은 서류만 처리하는 부서가 되지 않을 것"이라며 "예산을 보호하고 필요한 시설과 자원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종교업무국은 군목이 주도하는 프로그램과 신앙 기반 활동에 필요한 예산과 자원을 확보하고, 군의 영적 건강과 대비 태세를 평가하기 위한 연구와 분석도 담당할 예정이다. 군종 관련 자문기구인 군종위원회(Armed Forces Chaplains Board)도 새 조직의 관할 아래 재편될 계획이다. 관련 문서는 조직의 예산과 인력 수요를 구체화하기 위한 후속 일정도 제시했다.
그러나 이번 조치를 둘러싸고 종교의 자유와 정교분리 원칙에 대한 논쟁도 이어지고 있다. 헤그세스 장관은 군 내 종교 지원을 강화하는 것이 목적이며 특정 종교를 강요하려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지만, 비판론자들은 기독교적 표현과 활동이 군 정책에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미국 종교로부터의자유재단(Freedom From Religion Foundation)은 10월 1일 성명을 내고 "새 조직의 설치와 운영, 예산 편성, 외부 종교단체와의 소통 등에 관한 자료를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군의 종교 지원 정책이 어떻게 시행되는지, 장병의 종교적 자유와 중립성이 충분히 보장되는지를 살펴보겠다"고 했다.
이번 신설 계획은 헤그세스 장관이 추진해 온 군 내부의 종교·문화 정책 개편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국방부는 군목을 종교 지원의 핵심 담당자로 유지하면서 관련 정책과 자원 배분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앞으로 새 조직의 구체적인 운영 방식과 예산, 종교적 배경이 다른 장병들의 권리를 어떻게 보장할지가 주요 쟁점이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