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복음주의 기독교인들이 다른 전통의 기독교인들보다 높은 신앙심을 유지하고 있지만, 이들 역시 세속화의 영향을 받고 있으며 그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린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크리스천투데이(CT)에 따르면, 미국 워싱턴대학교의 라이언 버지(Ryan Burge) 교수는 퓨리서치센터(Pew Research Center)의 조사 자료를 분석해 이 같은 결과를 발표했다. 

버지 교수는 종교가 삶에서 차지하는 중요성, 교회 출석 빈도, 하나님의 존재에 대한 확신 등을 종합한 '종교성 지수(CRI·Composite Religiosity Index)'를 활용해 기독교인들의 신앙 수준을 비교했다. 분석 결과, 복음주의자들은 적어도 2007년 이후 다른 기독교 전통에 속한 사람들보다 일관되게 높은 종교성을 보였다. 

2024년 기준 가장 높은 종교성을 나타낸 집단은 1928~1945년 출생한 침묵 세대(Silent Generation) 복음주의자들로, 종교성 지수는 75%였다. 같은 세대의 비복음주의 기독교인들은 56%를 기록했다. 

Z세대에서도 비슷한 격차가 나타났다. 복음주의자들의 종교성 지수는 63%로, 비복음주의 기독교인들의 40%보다 23%포인트 높았다. 

그러나 세대별 신앙심은 전반적으로 하락하는 추세를 보였다. 2007년 침묵 세대의 종교성 지수는 복음주의자 80%, 비복음주의자 67%였지만, 2024년에는 각각 75%와 56%로 낮아졌다. 

2007년부터 2024년까지 복음주의자와 비복음주의자 모두에서 종교성 지수가 하락했으며, 모든 연령 집단에서 이러한 흐름이 관찰됐다. 다만 Z세대는 2024년 자료만 있어 장기적인 변화 추세를 비교하기 어렵다. 

버지 교수는 "복음주의자들은 신앙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며, 이는 조사 결과에서도 일관되게 나타난다"며 "종교성 지수에서 복음주의자들은 평균적으로 다른 기독교인들보다 약 20포인트 높은 점수를 기록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는 복음주의자들도 세속화에서 예외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버지 교수는 "복음주의자들은 10~20년 전 같은 세대와 비교해 오늘날 종교성이 낮아졌다"며 "세속화가 복음주의자들을 비켜 가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복음주의자들이 다른 기독교인들처럼 종교성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다른 기독교인들보다 더 느린 속도로 세속화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버지 교수는 이러한 종교성 하락의 원인으로 세대가 바뀔수록 종교성이 낮아지는 현상과 개인이 나이가 들어가면서 점차 세속화되는 경향을 함께 지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