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욱 교수(아신대학교)
(Photo : ) 신성욱 교수(아신대학교)

[1] 지금으로부터 약 40년 전, 내가 신대원에 다닐 때만 해도 우리나라에 설교학을 전공한 교수는 한 사람도 없었다. 그 후 세월이 많이 지난 지금엔 신학교마다 설교학 전공자들이 사역하고 있고, 그들로부터 설교에 관한 좋은 책들이 계속 출간되고 있다. 설교학을 가르치고 있는 교수의 한 사람으로서 참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고 생각한다.
금번에 사랑하는 후배 설교학 교수가 집필한 설교에 관한 책이 한 권 나왔다.

[2] 총신 신대원에서 사역하는 김대혁 교수가 쓴 『심포닉 프리칭』이란 책이다. 그동안 ‘설교의 구성과 전달, 예화와 적용, 청중 분석과 커뮤니케이션, 수사기법과 설교의 형식’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방법론이 소개됐다. 이처럼 설교에 관한 많은 책들이 나오고 있음에도 설교자들은 여전히 어떻게 설교해야 하는지 구체적인 방법을 알지 못해 아쉬워하고 있다.
이는 우선 나를 비롯한 설교 학자들의 책임이라 보지 않을 수 없다.

[3] 하지만 설교의 구체적인 방법론을 추구하는 목회자들과 신학생들의 간절한 열망과 필요성을 잘 인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설교를 가르치고 있는 입장에서 볼 때 여전히 절감하는 아쉬움이 있다. 그것은 설교가 유용한 방법론만으로 다 해결되는 것은 아니란 점이다.
그런 의미에서 김대혁 교수의 책은 설교자들의 필독서로 읽혀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 왜냐하면 그의 책은 설교에 관한 근본적인 질문을 진지하게 다루는 책이기 때문이다.

[4] 무엇보다 그 책의 중요한 특징은 설교를 단순한 기술이나 커뮤니케이션의 방법으로 보지 않고, ‘성경과 신학, 교회와 세상, 그리고 회중의 삶을 연결하는 통합적인 신학적 행위로 이해한다’는데 있다. 특히 『심포닉 프리칭』은 ‘성부 하나님’을 ‘계시의 근원’으로, ‘성자’를 ‘해석과 설교의 궁극적 지향점’으로, ‘성령’을 ‘말씀을 깨닫고 선포하게 하시는 분’으로 바라보는 ‘삼위일체적 관점’에서 설교의 본질을 설명한다.

[5] 이러한 관점은 ‘심포닉’(Symphonic)이라는 책의 제목에도 잘 나타난다. ‘심포니’가 서로 다른 악기들이 하나의 음악을 이루는 것처럼, 이 책은 성경해석과 신학, 설교학과 전달이 서로 분리된 영역이 아니라 ‘하나의 설교를 향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야 한다’고 본다. 저자는 이를 ‘규범적·경험적·실천적 관점’으로 설명하며, 이 모든 과정이 성령의 역사에 의존해야 함을 강조한다. 주목할 것은 강해 설교 작성의 전체 과정을 소개한다는 점이다.

[6] 김 교수는 설교 작성 과정을 ‘주해화 과정’, ‘신학화 과정’, ‘설교화 과정’, ‘전달 과정’이라는 네 가지 단계로 명료하게 제시한다. 본문이 당시 청중에게 무엇을 말했고 무엇을 행했는지를 살피고, 그것이 모든 시대의 사람들에게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신학적으로 성찰한 후, 오늘의 청중에게 어떻게 효과적으로 전달할 것인지를 설교학적으로 제시한다.
이 책의 또 하나의 독창성은 3F, 곧 ‘Focus–Form/Flow–Function’이라는 틀이다.

[7] ‘Focus’는 ‘본문의 중심 주제와 핵심 사상’, ‘Form/Flow’는 ‘본문의 문학적 구조와 흐름’, ‘Function’은 ‘본문이 원래의 청중에게 무엇을 하도록 의도했는지’를 의미한다. 이를 통해 설교자는 본문이 단지 “무엇을 말하는가?”만 묻는 데서 멈추지 않고, “어떻게 말하며, 결국 청중에게 무엇을 하게 하려는가?”까지 살필 수 있다.
이 책은 또 영어권에서 사용하는 유용한 설교 형식을 소개한다.

[8] 유진 로리(Eugene Lowry), 데이빗 버트릭(David Buttrick), 폴 스콧 윌슨(Paul Scott Wilson), 엔디 스텐리(Andy Stanley), 켄톤 엔더슨(Kenton C. Anderson)의 형식이 바로 그것들이다. 모두 설교의 얼개(Frame) 구성에 도움이 되는 실례들이다.
이 책은 또한 주해와 설교 사이의 간격을 중요하게 다룬다. 설교는 단어와 문법을 분석하고 역사적 배경을 연구하는 것만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다.

[9] 저자는 이른바 ‘해부학적 주해’의 한계를 지적하면서, 주해의 궁극적인 목적은 본문을 해부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 앞에서 듣고 본문이 말하는 것을 발견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설교자는 ‘자기 생각을 본문에 집어넣기’(Eisegesis)보다 먼저 ‘본문이 말씀하는 대로 들어야’(Exegesis) 한다는 점을 잘 인식시킨다.
또 이 책의 장점 가운데 하나는 전달을 결코 부차적인 문제로 취급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10] 아무리 정확한 주해와 견고한 신학을 가지고 있어도 그것이 회중에게 적절하게 전달되지 못한다면 설교의 목적은 충분히 이루어지기 어렵다. 따라서 설교자의 재능과 청중의 상황에 맞는 전달 방식을 고민해야 한다고 가르친다. 물론 김 교수는 궁극적으로 성령을 의지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더 나아가 설교자가 자기 진단을 하고 설교 준비의 각 단계에서 자신을 비판적으로 점검하도록 유도하기까지 한다.

[11] 이는 설교자가 다른 사람의 설교를 평가하기 전에 ‘자신의 주해와 신학, 구성과 전달을 끊임없이 성찰해야 한다’는 중요한 목회적이고 설교학적 통찰이다.
결국 『심포닉 프리칭』은 설교를 성경 지식의 전달이나 청중 설득의 기술로 축소하지 않는다. 하나님의 말씀 앞에서 설교자가 먼저 겸손히 듣고 본문을 정확하게 해석하며, 그 의미를 오늘의 청중에게 살아 있는 말씀으로 잘 전달하는 것이 설교자의 자세임을 보여준다.

[12]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설교를 처음 배우는 신학생에게는 설교의 전체 지도를 제공하고, 오랜 세월 강단을 지켜온 목회자에게는 자신의 설교를 다시 점검하게 하는 유익한 안내서가 될 것이다.
‘해석과 신학’, ‘설교와 전달’이라는 여러 요소가 한데 어우러져 아름다운 울림을 이루어야 한다고 강조하는 김대혁 교수의 『심포닉 프리칭』을 모두에게 강력하게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