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 : )

"지금도 부흥하는 교회는 존재하는가?"라는 질문은 오늘날 한국 교회를 향한 많은 이들의 탄식과 궁금증이자, 그 현실을 직면하려는 시도다. 바로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책이 <부흥하는 교회 쇠퇴하는 교회>다. 목회데이터연구소(이하 목데연)와 지용근 대표(목데연)는 막연한 감정이나 인상을 넘어 담임목사와 교인들을 대상으로 한 정량적 설문조사와 정성적 인터뷰를 통해, 한국 교회의 현재와 미래를 명확한 데이터와 사례를 바탕으로 분석하고 진단한다.  

이 책은 단순히 '부흥하는 교회는 이렇더라'는 식의 감상적 접근이 아니다. 목회자 168명과 교인 2,856명의 응답을 바탕으로 제작된 83개의 도표와 그래프는, 교회 부흥과 쇠퇴의 지표를 정량적으로 규명하며, 실제 목회 현장의 정서와 맞닿아 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예배 회복, 재정 축소, 다음세대 급감, 3040세대의 이탈 등으로 고통받는 교회 현실에서, 단지 "옛날로 돌아가자"는 회복을 넘어서 "새로운 전환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이 책은 시대의 흐름에 발맞춘 혁신적 교회론을 제시한다. 

특히 주목할 점은 '부흥하는 교회'의 공통된 14가지 특징과 '쇠퇴하는 교회'의 8가지 징후를 구조적, 문화적 측면에서 비교함으로써, 교회 생태계의 전환을 위한 구체적인 실천 항목들을 제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독자들은 단순한 숫자의 증가가 아닌, 복음의 본질과 공동체의 역동성, 다음세대의 비전과 신앙의 세대전승이라는 진정한 부흥의 의미를 새롭게 인식하게 된다. 

3040세대와 다음세대, 교회의 미래를 가늠하다 

이 책은 부흥의 핵심 동력을 '3040세대'로 꼽는다. 최근 한국 교회에서 가장 큰 과제로 여겨지는 세대의 이탈과 약화 현상이, 오히려 부흥하는 교회에서는 성장의 원동력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3040세대가 교회의 중추로 정착할 때, 다음세대 부흥 역시 동반된다는 점은 교회 리더십에게 명확한 방향성을 제공한다. 

또한 이 책은 "작은 교회나 시골 교회는 변화가 불가능하다"는 통념에 도전한다. 대도시에 비해 자원이 부족한 지역교회조차도, 맞춤형 소그룹과 목회자의 개인적 돌봄을 통해 충분히 다음세대와의 접점을 형성할 수 있음을 구체적 사례로 제시한다. 부흥은 교회 규모의 문제가 아니라, 목회자와 리더의 의지, 전략, 그리고 사랑의 실천이라는 메시지를 강하게 전달한다. 

부모교육의 부재, 부흥의 걸림돌 

흥미롭게도 이 책은 많은 교회가 다음세대 사역을 외친다면서도 '부모교육'은 거의 실천하지 않는 현실을 고발한다. 조사 결과, 부모교육은 가장 낮은 긍정 응답률을 기록했고, 실제 교회의 성장 지표들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략적 우선순위에서 배제되고 있다는 점은 오늘날 교회 교육의 맹점을 날카롭게 지적한다. 

이는 곧 교회가 '단기적 프로그램'에만 집중하는 경향에서 벗어나, 다음세대를 위한 전인적 환경 조성, 가정-교회 연계, 부모 신앙교육의 중요성을 다시금 회복해야 함을 의미한다. 저자는 이 부분을 두고 "다음세대가 없는 교회는 결국 미래도 없다"고 단언한다. 

소그룹과 전도, 복음의 역동성을 담은 구조 

책은 또한 소그룹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부흥하는 교회의 70.3%가 주 1회 이상 소그룹 모임을 지속하고 있으며, 이는 새신자의 정착과 성도의 성숙, 공동체의 생명력을 동시에 견인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반면 쇠퇴하는 교회는 이 수치가 현저히 낮고, 신앙단계가 낮은 교인일수록 소그룹 참여율도 떨어진다. 결국 소그룹은 단순한 교제의 장이 아닌, 복음을 일상에서 살아내는 핵심 구조라는 점을 이 책은 명쾌히 증명한다. 

전도와 선교 역시 교회 부흥의 동력으로 자리매김한다. 교회의 본질은 외형적 확장이 아니라 복음 전파와 제자화이며, 헌신하는 성도들의 존재 자체가 교회의 생명력을 대변한다. 이 책은 부흥하는 교회가 어떻게 이러한 본질적 사명을 실천하고 있는지를 구체적인 통계와 목회자의 목소리로 설득력 있게 전달한다. 

쇠퇴의 원인, 변화에 대한 두려움 

책은 쇠퇴하는 교회의 문제를 "변화에 대한 두려움"에서 찾는다. 목회자와 교인 모두 새로운 시도를 두려워하고, 예배 방식 하나 바꾸는 데도 내부 갈등과 세대 갈등으로 인해 쉽게 좌절된다. 특히 고령 교인의 비율이 높은 교회일수록 개혁 의지는 낮으며, 젊은 목회자일수록 교인들의 저항에 회의적인 인식을 갖고 있음도 드러난다. 

변화 없는 교회는 쇠퇴하고, 불평하는 교회는 결코 부흥할 수 없다. 이 책은 스스로를 진단하고, 내부에서부터 전략적으로 전환할 용기를 가진 교회만이 새로운 길로 나아갈 수 있음을 명백하게 선언한다. 탓하지 않고 반성하는 교회가 변화한다는 통찰은 한국 교회 현실에서 특히 유효하다. 

기도 없는 부흥은 없다 

결국 이 책은 모든 부흥의 출발점을 "기도와 영성의 회복"에서 찾는다. 진정한 교회 회복은 개인의 경건 생활만이 아니라, 공동체의 정체성과 사명을 회복하는 것이다. 기도가 없으면 3040세대도, 다음세대도, 소그룹도 없다. 기도의 끈이 끊어진 교회는 결국 '껍데기 조직'만 남으며 세상 속에서 그 의미를 상실하게 된다는 엄중한 경고는, 독자에게 깊은 경각심을 일으킨다. 

<부흥하는 교회 쇠퇴하는 교회>는 데이터와 진단, 사례와 통찰을 종합한 오늘날 가장 실천적인 교회 분석서이자, 위기의 한국 교회에 던지는 회복과 전환의 초대장이다. 부흥을 포기하지 않는 모든 목회자, 교회 리더, 그리고 성도들에게 반드시 필요한 나침반이 되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