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목회 하셨던 아버지보며, '결코 목사가 되지 않겠다' 결심
돈 많은 장로가 되는 것이 꿈이던 청년,
아프리카서, ‘돈이 인생의 전부가 아니구나’ 깨달아
지난 11월 TV기독일보의 ‘늘 새롭게 하소서’에서는, 한인교회가 나아갈 방향과 한인교회의 소중한 가치를 이어가고자 고민하는 국윤권 목사(충현선교교회 담임)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낮고 잔잔한 목소리로 이야기를 이어가는 국 목사의 인터뷰에는 아무도 관심을 보이지 않는, 장애인을 위한 목회에 헌신한 아버지를 향한 존경과 사랑, 한인교회를 향한 깊은 애정이 담겨 있었다.
“저는 이민교회에서 자라면서 권사님, 집사님들 기도 받고 자랐다. 저희 교회에, ‘아브라함 사라 전도회’가 있는데, 그분들이 저에게 가장 힘이 되어주신다.”
“중학교 1학년 때 미국에 왔는데, 아버님은 삼성장로교회 부목사로 섬기며 장애인 사역을 하셨다. 저는 목회를 하면 할수록 아버님이 하셨던 목회가 가장 진실되고 하나님이 기뻐하신 목회라는 확신이 든다.”
목회자 자녀로서, 국 목사는 결코 목사가 되지 않을 생각이었다. 열댓명과 그의 가족들이 함께 장애인들을 섬겼고, 어머니께서 생계를 책임지시는 모습을 보며 그는 돈 많은 장로가 되는 게 꿈이었다. 그런데 대학교 때 아프리카 단기선교가 그의 계획을 틀었다.
“1.5세, 2세들과 브라질 교민과 연합해서 모잠비크와 남아공으로 단기선교를 떠났을 때 충격을 받았다. 그분들은 하루에 두 끼를 먹는데 한끼는 약소하게 먹고, 한끼는 티를 마신다. 복음을 전했는데, 그분들이 만족해 하고 행복해 하는 모습을 보았다. 그 분들보다 많은 많은 걸 소유하고 있으면서도 만족하지 못하는 제 모습을 보게 됐고, 저는 그 당시에 제 꿈은 돈많은 장로가 돼서 돈을 많이 벌면 뭔가 하나님 일을 할 수 있다 생각했는데...‘돈이 인생의 전부는 아니겠구나’, ‘돈이 아니라면 내가 무엇을 위해 내 인생을 바쳐야 될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돈이 인생의 목표에서 사라지니까, 그때 저희 아버님이 생각났다. 힘들고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기도해 줄 수 있고 말씀으로 권면해 줄 수 있다면, 그 일은 평생할 수 있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선교는 나의 DNA
선교지로 가고 싶었지만, 하나님께서는 미국이 선교지라는 마음을 주셨다. 특히 1.5세와 2세들을 보며, 교회를 떠나는 1.5세, 2세들을 보며 이 확신은 더 굳어졌다. 그는 충현’선교’교회로 부름을 받은 것에 감사하다며, 선교는 그의 DNA안에 있다고 말했다.
“2022년 3월부터 민종기 목사님과 함께 10개월간 동사 목회를 한 후, 12월 첫째 주에 충현선교교회 담임목사로 부임했다. 하나님께서는 제 청년 시절을 가장 기쁘게 보셨다고 생각합니다. 연륜이 부족하고 말씀도 부족했지만, 그때 드렸던 헌신의 마음을 아직도 쫓아가지 못한다. 저는 늘 마음가짐에서, 하나님께 최선을 드리고 있는지 제 자신을 점검하며 가고 있다.”
충현선교교회에서 사역하며, 그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사역의 원칙은 ‘하나됨’이다.
“이민교회를 오래 섬기면서, 겉으로 화려하고 멋진 것보다는 하나됨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다양한 배경, 다양한 생각을 갖고 있고, 또 우리들은 이기적인 존재이기 때문에 하나됨을 지키는 것이 쉽지 않다. 그럼에도, 올해 우리 교회가 이제 40주년이 되는데, 40년이 되도록 하나됨을 지켜왔다는 점에서, 그 안에 성령님의 역사가 있고, 우리 목회자, 성도님들이 참 애쓰셨다고 생각한다.”
그가 이처럼 하나됨을 원칙으로 삼는 데에는 그가 1.5세로 교회 안에서 자라면서, 윗 세대의 갈등과 분열이 결국 다음 세대의 교회에 대한 불신과 이탈로 이어지는 것을 목도했기 때문이다.
“제가 어렸을 때, 친구들이 교회를 떠나는 모습을 보았다. 교회 목사님과 장로님들이 갈등을 빚고, 힘들어지면 결국 다음 세대가 교회를 떠나더라. 그래서 제가 다음 세대를 살릴 수 있는 가장 큰 노력은, 우리 어른들이 정말 하나되어서 사랑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라 생각한다. 부부 사이에 갈등과 싸움이 일어나면 자녀들이 참 힘든 것 처럼, 교회도 마찬가지인 거 같다.”
다음 세대를 지키기 위한 3가지 제안 : 하나됨, 세계관 교육, 신앙의 전수
1.5세로 성장하며, 대학부, 청년들이 교회를 떠나는 것을 목도한 국 목사는, 다음 세대를 지키기 위해 3가지를 제안했다.
“교회가 분쟁이나 불안정한 상황에 처하면, 다음 세대는 떠날 수밖에 없다. 그래서 교회가 하나됨을 지키는 것이 참 중요하다. 저희가 하나되고 서로 하나됨으로써 예수님의 제자됨을 보여주게 되는데, 제가 목사아들로, 교회를 다니면서, 성경을 보면 예수님이 보이는데 어른들을 보면 예수님이 보이지 않았던 것이 안타까웠다. 아무도 희생하지 않고, 교회 안에 예수가 안 보이니, ‘내가 믿는 것이 맞는 것인가’, 이런 혼란이 오게 되는 것이다. 저도 그런 부분을 경험했다.”
두번째는, 진화론을 비롯한 세속적 세계관의 도전으로부터 다음세대가 신앙을 지킬 수 있도록 훈련하는 것이다. 대학에서 화학을 공부한 국 목사는, 수업 시간에 창조론을 주장했다가 교수로부터 비판을 받았고, 과제를 제출할 때도 진화론적 시각에서 접근하지 않으면 점수를 받을 수 없었다며, 이 세계관 싸움으로부터 다음 세대를 지키고 훈련해야 한다고 말한다.
“모든 것을 진화론적으로 풀어서 과제를 내지 않으면 점수를 받지 못하니까 진화론적 세계관이 저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 세속적 세계관 보다 더 확실한 하나님 말씀을 가르쳐야 한다.”
세번째, 국 목사는 언어적 격차로 인해 신앙의 전수가 끊긴 것을 바로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세번 째가 가장 중요한 부분일 수있다. 저는 교육부에서 섬기다가 전임사역자로 새안장로교회에 가서 안수를 받게 되었다.거기서부터 제가 이제 한어권 사역자로 부름을 받았다. 부교역자 시절을 21년을 한어권에서 경험하고 훈련을 받으며, 한국교회가 지닌 귀한 신앙의 전통을 배웠다.”
EM과 KM으로 나눠진 것이 최선의 방법이었나
“한국교회 30년을 되돌릴 수 있다면, 저는 EM과 KM으로 나눠진 것이 최선의 방법이었냐는, 질문을 던진다. 그때 우리가 우리 자녀들을 끌어안고 우리의 신앙을 조금 더 전수해 줬어야 되는데 언어, 또 문화로 인해서 교회가 갈라진 것이 안타깝다. 앞으로 EM은 다민족 쪽으로 가면 좋겠고, KM은 앞으로 10년 안에 1.5세, 2세들까지 함께 예배를 드려도 어색하지 않게 되어야 한다.”
이것들을 증거하신 이가 가라사대 내가 진실로 속히 오리라 하시거늘 아멘 주 예수여 오시옵소서 (계 22:20)
마지막으로, 국윤권 목사는 그의 마음에 떠오르는 말씀으로 계 22장 20절을 꼽았다.
“제가 이 땅에서 하나님의 사명을 갖고 살아가지만 땅에 소망을 두지 않고 다시 오실 예수 그리스도를 기다리고 소망하고, 그것이 가장 큰 기쁨이 되고… 이 땅에서 그렇게 살아가기를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