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는 역사상 가장 화려했던 기독교 제국과 이슬람 제국의 중심지였다. 로마 제국에서 기독교를 공인하고 1천 년 동안 비잔틴 제국으로, 이후에는 이슬람을 신봉하는 오스만 제국의 이름으로 번성했다. 1453년 5월, 오스만 제국이 콘스탄티노플을 점령하면서부터 기독교 색채는 점점 지워지기 시작했고 이슬람 종교와 문화가 자리 잡아갔다. 비잔틴 시대에 건축된 성소피아대성당(Ayia Sophia)도 1931년까지 모스크로 사용되었다.
19세기까지 튀르키예 역사와 기독교
현재 튀르키예 지역은 성경의 구약을 바탕으로 자리 잡은 성지뿐 아니라 신약에 등장하는 여러 교회들이 존재했던 곳이다. 313년 로마 제국에서 기독교를 공인하면서 현재의 이스탄불(Istanbul, 당시 콘스탄티노플)은 기독교의 중심지가 되었고, 동로마 제국이라고도 불리는 비잔틴 제국 치하에서 기독교 문화가 꽃피었다. 튀르키예 지역에서는 325년 니케아공의회를 비롯하여 787년까지 모두 7차례의 공의회가 열렸고, 1000년 무렵에는 콘스탄티노플 총대주교청이 제국 전역에서 624개의 교구를 관할할 정도로 번성했다.
비잔틴 제국은 중앙아시아에서부터 서쪽으로 세력을 확장해 오던 오스만 제국에 함락되면서 이슬람 국가로 탈바꿈하기 시작한다. 1453년 5월 29일에 콘스탄티노플을 점령한 술탄 메흐메트 2세는 도시 내 주요 교회들을 모스크와 테케(tekke) 등으로 개조하기 시작했는데, 이때 모스크로 개조된 큰 교회만 102개에 달한다. 17세기 중엽까지 오스만 제국은 유럽 일부와 북아프리카 일대로 영토를 확장하면서 전성기를 누렸다. 하지만 17세기 후반부터 유럽의 기술적, 군사적 발전을 따라가지 못하면서 점차적으로 쇠퇴했고, 1830년 그리스의 독립 이후로 영토를 상실하기 시작했다. 독일과 동맹을 맺고 참전했던 1차 세계대전에서 패전국이 되면서 오스만 제국은 1917년에 결국 무너졌다.
16세기 말부터 종교개혁 여파로 가톨릭 국가의 탄압이 심해지면서 위그노, 퀘이커, 재세례파 등 일부 개신교인들이 오스만 제국의 종교 관용 정책에 기대어 이스탄불로 이주해 왔고, 19세기에 이르러 미국과 영국 선교사에 의한 개신교 선교가 시작되었다. 미국해외선교위원회(ABCFM) 소속의 구델(William Goodell) 선교사는 1831년 이스탄불에 도착해 29년 동안 성경 번역과 배포 활동에 앞장섰고, 영국성서공회(BBS)의 선교사들도 아나톨리아 동부의 아르메니아인들을 대상으로 성경을 전했다. 1856년 크림 전쟁에서 오스만 제국을 지원했던 영국이 술탄으로부터 무슬림들에게 기독교를 전하고 세례를 주는 자유를 허락받으면서 교회선교협회(CMS) 소속 선교사들의 사역도 더욱 확장되었다. 1880년 무렵 튀르키예에는 97개의 교회와 6,600명에 달하는 개신교인들이 생겨났고, 1894년까지 아랍어, 아르메니아어, 투르크어, 쿠르드어 등 총 32개의 언어로 된 성경 52,000여 권이 튀르키예 전역으로 배포되었다. WCE(세계기독교백과사전)에 따르면, 1900년까지 튀르키예에 그리스정교회, 시리아정교회, 아르메니아사도교회를 주축으로 약 300만 명(그 당시 인구의 21.8%) 이상의 기독교인이 있었다.
1) 터키 공화국 수립 이후 기독교 상황
1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1923년 7월에 터키 공화국이 수립됐다. 오스만 제국은 1차 세계대전 과정에서 아르메니아인과 아시리아인을 대상으로 최대 200만 명에 달하는 집단학살을 자행했다. 그리고 힘을 잃은 오스만 제국을 상대로 전쟁을 벌였던 그리스가 전쟁에서 패배한 뒤로 양국 내에서 그리스인과 터키인들에 대한 학살과 보복이 심해지면서 두 나라는 1923년에 대규모 인구교환 협정을 맺는다. 이때 튀르키예에 거주하던 그리스정교회인 약 150만 명 정도가 그리스로 이주했다. 초대 대통령으로 취임한 케말(Mustafa Kemal) 장군은 세속주의와 서구식 근대화를 내세우면서도 국가의 통제하에 종교를 두기 위해 종교사무국(Diyanet)을 설치했고, 이슬람뿐 아니라 비이슬람 기관들의 재산과 운영을 관리하는 재단총국(Vakıflar)을 신설했다.1938년 케말 대통령의 죽음 이후 튀르키예는 다시 이슬람 부흥운동이 고개를 들었고, 2000년대에 들어서기까지 네 차례의 군사 쿠데타를 거쳤다. 이렇게 터키 공화국이 수립되면서 튀르키예의 기독교인은 1970년까지 29만 명으로 줄었고, 2020년 기준으로 약 17만 명(전체 인구의 0.2%)이 남아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1994년 이스탄불에서 시장으로 당선된 이후 2003년부터 정권을 잡은 에르도안(Recep Tayyip Erdoğan) 대통령은 이슬람 부흥운동을 정치화하면서 튀르키예를 강력한 이슬람국가로 만들어 갔고, 2014년 9월 워싱턴에서 열렸던 외교안보회의에서 오스만 제국 재건을 공개적으로 연설하기도 했다. 에르도안 정부는 2003년부터 2019년까지 튀르키예 전역에 수천 개의 모스크를 세웠고, 이슬람 성직자를 양성하는 학교(imam hatips)도 늘렸는데, 2002년 6만 명에 불과했던 학생 수가 15년 만에 110만 명으로 급증했다. 그뿐 아니라 에르도안 대통령은 2020년 7월에 박물관으로 사용해 오던 성소피아대성당을 무슬림을 위한 기도처로 개방하라는 명령을 내리기도 했다.
2001년부터 튀르키예에서 교회 사역을 시작했던 독일 출신의 해데(Wolfgang Häde) 선교사는 1960년까지 거의 중단되었던 튀르키예의 선교가 1960년 5월 쿠데타로 수립된 귀르셀(Cemal Gürsel) 정권하에서 다시 가능해지기 시작했다고 말한다. 이스탄불, 앙카라, 이즈미르의 주요 도시에 교회가 세워졌고, 이슬람에서 기독교로 개종한 사람들과 아르메니아, 그리스, 시리아 출신의 기독교인들로 구성된 교회들이 생겨났다. 기독교 인구는 줄었지만 그리스정교회, 아르메니아사도교회, 시리아정교회, 로마가톨릭교회, 개신교회의 대표들은 공동위원회를 조직하여 2015년과 2018년에 튀르키예 대중에게 기독교 신앙을 전달하기 위한 신앙요약서 두 권을 발간하기도 했다. 현재 튀르키예에는 정교회 소속 8만 명, 가톨릭 소속 4만 5천 명, 개신교 및 독립교단 소속 3만 5천 명 정도의 기독교인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1980년대 말에 개신교 지도자들의 연대와 협력으로 시작한 튀르키예개신교협회(Temsilciler Kurulu, TeK)는 2009년 1월 이즈미르(Izmir)에 본부를 마련하고 지금까지 튀르키예 내 개신교회들의 성장과 교인들의 보호를 위해 수고하고 있다. 개신교협회는 2014년까지 140여 개의 교회에 불과했지만 2023년 집계된 바에 따르면 205개 교회로 성장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120여 개 교회만이 국가에 정식으로 등록되어 법적 지위를 인정받고 있을 뿐, 나머지 교회들은 법적 지위 없이 일반 주택이나 사무실을 임대해서 예배를 드리고 있어 언제든지 정부 당국의 제재를 받을 수 있는 상황이다. 2020년 3월에 "협회를 관장하는 법률"의 개정으로 정부 당국 차원에서 교회 활동 중단 요구나 회원 명단 제공, 기부금 현황 보고 등의 권한이 강화되면서 앞으로 튀르키예에서 교회의 등록과 갱신 절차가 더 까다로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2) 교회와 기독교인이 겪는 위험
튀르키예의 많은 도시들이 세속화로 인해 개방적인 분위기를 보여주고 최근에는 현지인 중심으로 교회 사역들이 활발해지고 있지만, 이슬람 사회에서 튀르키예 교회들은 종종 안전을 위협받기도 한다. 영국에 기반을 둔 전세계기독교연대(CSW)는 2007년 말라티아(Malatya)에서 3명의 기독교인이 살해당했던 것과 같이 2022년에도 이곳에서 기독교 지도자에 대한 살해 시도가 있었던 정보를 입수하고 튀르키예 당국에 면밀한 조사를 요청했다.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2022년 1월에 이스탄불에 있는 아나톨리아교회(Anatolia Protestant Church)는 무슬림들의 스프레이 낙서 테러를 당했고, 2022년 10월에 한 교회 지도자는 이웃 주민이 휘두른 칼에 찔리기도 했다. 2021년부터 2022년까지 튀르키예 당국은 1,700년 된 성모마리아 시리아정교회(Virgin Mary Syriac Orthodox Church)를 포함해 개신교, 가톨릭, 아르메니아 정교회 등 6개 교회를 통제하고 국가 소유로 압수했다. 2019년 튀르키예와 쿠르드족 출신의 개신교인들이 모여 설립한 디야르바키르교회(Diyarbakır Protestant Church)는 몇 차례에 걸쳐 새로운 예배 장소를 마련하기 위해 토지 취득 허가를 요청했지만 2024년 7월까지도 승인을 받지 못했다.
특히 외국 출신 선교사의 활동은 정부 당국의 제재와 감시 대상이기도 하다. 2022년 10월, 기독법률단체인 ADF International이 개최한 "튀르키예에서 종교의 자유"에 관한 포럼에서 스미스(Mark Smith) 선교사는 튀르키예에서 10년 넘게 사역했지만 2020년에 국가 안보에 반하는 활동 명목으로 추방당했다고 전한 바 있다. 오픈도어즈(Open Doors) 선교회는 튀르키예 정부가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최소 60명의 선교사를 추방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튀르키예개신교협회의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에 35명의 선교사가 추방되었고, 2020년에 30명, 2021년에 13명이 추방되었다. 이들은 주로 미국(28명), 한국(8명), 독일(8명), 영국(6명) 출신이었다. 올해 6월에도 튀르키예 헌법재판소는 선교 활동을 국가 안보의 위험으로 판단하면서 선교사 9명에 대해 내려졌던 추방과 재입국 불허에 대한 정부 당국 입장을 지지했다.
기독교인을 대상으로 하는 위협과 폭력 사건들도 종종 발생한다. 이스탄불, 이즈미르와 같이 개신교 인구가 많은 도시에서 무슬림들은 난민이나 가난한 교인들을 접촉하면서 교회 정보를 알아내기 위해 위협을 가하는 데, 2021년에만 8건 정도가 보고되었다. 2022년에 샨리우르파교회(Şanliurfa Church) 목사의 자녀들은 학교에서 신체적, 언어적 폭력을 경험하고 학교를 그만둬야 했다.28 인터넷과 소셜미디어 사용이 보편화되면서 온라인상에서 기독교인을 향한 증오 표현과 협박도 증가하고 있다. 2019년에 쿠사다시(Kusadasi)에 있는 고등학교에서 종교와 도덕을 가르쳤던 에스마(Esma) 교사는 소셜미디어에 올린 내용이 선교 활동으로 오해받아 교직에서 물러나야 했다. 튀르키예개신교협회의 임원인 투판(Soner Tufan) 목사는 이러한 괴롭힘을 받았던 교회가 2020년과 비교해 2021년에는 50개가 늘어 70개 교회에 달했다고 말하면서, 전반적으로 튀르키예에 종교의 자유가 있지만 법적 처벌이 쉽지 않은 온라인을 통한 위협이 증가하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튀르키예를 둘러싼 대내외적 갈등
2017년 이후 20% 이하 수준을 유지해 오던 튀르키예의 소비자물가는 코로나 팬데믹 여파로 2022년 상반기에 거의 80%까지 치솟았다. 경제 불황이 국민들의 삶에 체감되면서 그동안 대내외적으로 갈등의 불씨였던 문제들이 더욱 불거지고 있다. 오랫동안 폭력과 차별을 겪었던 튀르키예 여성들은 계속해서 평등권 시위에 나서고 있다. 현재 350만 명에 가까운 난민이 살고 있는 튀르키예 사회에서 난민들에 대한 여론이 악화되면서 폭력 사태들이 발생하고 있고, 튀르키예의 지리적 위치와 관련하여 주변 나라들과의 갈등도 한층 고조되고 있다.
1) 여성 폭력과 차별로 인한 사회적 갈등
2021년 3월, 이즈미르(Izmir)주에서 17세의 임신한 소녀가 칼에 찔려 사망한 후에 수천 명의 여성들이 거리로 몰려나왔다. 2024년 3월 8일에도 국제 여성의 날을 맞아 튀르키예의 여성들은 여성 폭력 범죄 근절과 평등권 실현을 외치면서 시위에 동참했다. 튀르키예에서 여성 폭력과 차별은 심각한 사회문제 중 하나이다. 세계보건기구(WHO) 자료에 따르면, 튀르키예 여성의 38%가 평생 파트너로부터 폭력을 당한다. 튀르키예의 여성 인권단체인 We Will Stop Femicide(WWSF)에 따르면, 2023년 한 해 동안 338명의 여성이 살해당했고, 이 중에서 134명은 남편에게, 47명은 남자친구에게, 36명은 전 남편에게 살해당했다. 튀르키예는 1985년 "여성에 대한 모든 형태의 차별 철폐에 관한 협약"(CEDAW)에 가입했고, 2011년 "여성 폭력과 가정 폭력 예방 및 퇴치를 위한 유럽 평의회 협약"(이스탄불 협약)도 비준했다. 하지만 2021년 3월 20일, 튀르키예 정부는 이스탄불 협약에서 탈퇴했다.
2024년 세계경제포럼(WEF)에서 발표한 성(性)격차지수(Gender Gap Index) 순위에서 튀르키예는 146개국 중 127위로, 여성의 교육적 성취와 건강, 생존 영역의 점수는 다소 높았지만, 정치적 권한 부여 영역은 114위, 경제적 참여와 기회 영역은 133위를 차지했다. 세계경제포럼 보고서에 따르면, 튀르키예 여성들의 노동 참여율은 35.1%이다. 남성의 노동 참여율 71.4%에 훨씬 못 미치고 있다. 회사 경영직에 위치한 여성 비율은 18.4%에 그치고 있고, 여성 소득은 남성 소득의 45%에 그치는 실정이다.
국회의원이자 인권운동가인 탄리쿨루(Sezgin Tanrıkulu)는 "튀르키예의 여성 권리 침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2021년에 직장 관련 사고로 사망한 여성이 165명에 달했고, 튀르키예 여성들이 정규직으로 등록된 경우는 17%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이뿐 아니라 최근 튀르키예 통계연구소(TÜİK)의 보고서를 보면, 2023년에 미성년으로 출산한 여성은 15-17세의 경우 6,505명, 15세 미만의 경우도 130명이나 됐다. 법적 결혼 연령은 18세로 정해있지만, 부모의 동의하에 미성년자도 17세에 결혼할 수 있고, 최근 헌법재판소에서 종교 당국이 발급한 결혼증명서를 유효하게 인정하면서 16세에도 결혼이 가능해졌다. 이처럼 정치, 경제, 사회 등 여러 영역에서 튀르키예 여성의 자유와 권리는 존중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2) 경제 침체와 맞물리고 있는 난민 여론
2021년 10월, 튀르키예 도시들에서 소셜미디어를 통해 '바나나 챌린지'가 퍼진 적이 있다. 경제적으로 힘들었던 튀르키예인은 시장에서 바나나 몇 킬로그램을 사는 시리아인을 보고 비난을 가했고, 시리아인들이 틱톡에 바나나를 먹는 동영상을 올리면서 튀르키예인들의 분노를 샀다. 이와 관련해서 이스탄불과 이즈미르에서 체포된 시리아 난민 15명이 추방됐다. 2023년 2월에 발생한 지진 이후 피해 지역에 살고 있던 시리아 난민들은 이 지역 튀르키예인들로 인해 불안한 상황에 내몰렸다. 지역 주민들은 구호품을 기다리는 줄에서 시리아인들을 쫓아내기도 했고, 시리아인들이 버려진 집을 약탈하고 있다는 비난 여론을 퍼트리기도 했다. 2024년 7월에도 중부 지방의 카이세리(Kayseri)에서 7세 시리아 소녀를 성적으로 학대한 시리아 남성을 색출하겠다는 여론이 몰리면서 튀르키예인들은 시리아인들이 운영하는 가게와 상점에 불을 지르며 폭동을 일으켰고, 이에 대해 시리아인들도 항의 시위로 대응하면서 470명이 넘는 사람들이 체포되는 일이 발생했었다.
최근 몇 년간 튀르키예의 경제가 침체하면서 난민에 대한 여론은 튀르키예에서 정치적인 이슈로 사용되는 분위기이다. 야당은 2011년 이후 에르도안 정부에서 시리아 난민을 위한 구호와 의료, 교육에 약 370억 달러를 지출했다고 주장했는데, 2019년에 공화인민당(CHP) 소속으로 볼루(Bolu)주에서 시장으로 취임한 오즈잔(Tanju Özcan)은 취임 첫날 현지 시리아인에 대한 지원을 중단했다. 급기야 2018년에는 튀르키예인의 86%가 시리아 난민을 시리아로 돌려보내야 한다고 응답한 설문조사가 발표된 적도 있다. 2019년 7월, 이스탄불 주지사는 이곳에 거주 등록이 되지 않은 난민들에게 한 달 이내로 다른 주로 떠나라는 명령을 내리기도 했다. 그 후로 이스탄불주(州) 전역에서 시리아인의 신분증 검사가 집중적으로 이뤄졌고, 시리아를 비롯해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 등 12,000명의 불법 이주민에 대해 조치가 취해졌다.
2024년 5월 기준으로 튀르키예에는 시리아 난민 310만 명이 거주하고 있고, 2019년 8월 기준으로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이란 등 다른 국가에서 온 난민도 약 40만 명을 넘고 있다. 그런데 시리아 난민의 96%는 난민 캠프가 아니라 전국적으로 흩어져 살고 있고, 임시 보호를 받는 신분으로 50만 명 이상이 이스탄불에 살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난민과 자국민과의 무력 충돌이나 폭력 발생에 대응하여 튀르키예 내무부는 알틴다그(Altindag)를 시작으로 일부 지역에서 외국인 비율을 전체 인구의 20%로 제한하는 정책을 시작했다. 2022년 대선을 앞두고 에르도안 대통령이 100만 명의 시리아 난민을 돌려보내겠다고 발표한 이후 2023년 한 해 동안 57,000명 이상이 강제 송환됐고, 2024년 2월에 튀르키예 내무부는 시리아 난민 625,000명이 생활 조건이 개선되어 시리아로 자발적으로 돌아갔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종합해 보면, 현재 튀르키예에서 난민 문제는 경제 침체와 맞물려 풀리지 않는 숙제가 되어가고 있다.
3) 쿠르드, 그리스, 이라크 등과 지역적 갈등
중동에서 4번째로 인구가 많은 민족인 쿠르드족(Kurd)은 튀르키예 동남부에만 1,500만 명이 살고 있다. 그런데 튀르키예 정부는 쿠르드족의 독립심을 없애기 위해 오랫동안 쿠르드식 언어와 이름, 옷 등을 금지하고 차별해 왔다. 2024년 7월에 쿠르드 노래에 맞춰 결혼을 축하하면서 전통춤(halay)을 추고 이 영상을 틱톡에 올렸던 쿠르드인은 쿠르탈란(Kurtalan)과 메르신(Mersin)에서 각각 6명, 9명이 체포됐다.쿠르드 자치정부를 세우기 위해 1970년대에 만들어진 쿠르드노동자당(PKK)과 튀르키예 정부 간의 갈등은 2015년 7월에 미국과 유럽연합에서 이 단체를 테러 조직으로 지정하면서 격화되었다. 국제위기그룹(International Crisis Group)에서 집계한 바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24년 7월까지 튀르키예와 이라크 북부에서 무장 충돌과 테러 공격으로 7,040명이 사망했다. 이 중에서 폭탄 테러 등으로 무고하게 희생된 민간인만 857명에 달했다. 2022년 11월에는 이스탄불의 이스티크랄(Istiklal) 거리에서 폭발물이 터져 6명이 사망하고 81명이 부상을 입기도 했다. 이는 이스탄불과 앙카라와 같은 대도시에서 5년여 만에 발생한 테러 공격이었다. 일주일 뒤 튀르키예 정부군은 시리아와 이라크 일대에서 쿠르드족을 목표로 한 공습을 감행했다.
역사적으로 튀르키예와 갈등의 골이 깊은 그리스와는 불법 이민과 관련하여 최근 긴장이 심화되고 있다. 2023년 2월 튀르키예에서 지진이 발생한 이후 튀르키예와 그리스의 관계는 조금 개선됐지만 국경 지역에서 충돌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튀르키예 정부는 2016년 유럽연합으로부터 난민에 대한 지원금 약 60억 유로를 받고 유럽으로 가려는 난민을 자국으로 수용하는 협정을 맺었다.
하지만 2020년 2월 말, 에르도안(Recep Tayyip Erdoğan) 대통령이 그리스로 향하는 국경을 난민에게 개방하겠다고 발표하면서 그리스와 관계가 악화됐다. 그리스 정부는 진압 경찰과 군인 1천 명을 국경에 파견해 난민 입국을 막았고, 2021년에는 튀르키예 국경 일대에 40km에 달하는 장벽까지 설치했다. 그리스 해안경비대는 2021년에 그리스 해역에서 600명 이상의 난민을 구조했고, 2022년에 이 숫자가 두 배 이상 늘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유럽연합의 국경및해안경비대(Frontex)도 2024년 상반기 동안 튀르키예와 그리스 국경이 접하는 동지중해 경로에서 불법 이민자가 57% 증가해 29,673명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중동 정세와 맞물려 이민자가 증가하는 상항에서 이러한 긴장은 앞으로도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튀르키예가 최근 주변국과 갈등을 겪는 또 하나의 문제는 물 분쟁이다. 2015년부터 2020년까지 세계경제포럼의 "글로벌 위험 보고서"(The Global Risks Report)에서 물 위기를 상위 5대 위험 중 하나에 포함했을 정도로 이 문제는 전 세계적으로 첨예해지고 있다. 지난 50년 동안 튀르키예 동부의 아크골(Akgol) 호수를 비롯해서 300개의 호수 중 60%가 말랐고, 중동에서 두 번째로 큰 규모의 반(Van) 호수 주변에는 축구장 넓이의 마른 바닥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2021년 10월, 이스탄불 수도관리국(İSKİ)은 극심한 가뭄으로 이스탄불에 물을 공급하는 카잔데레(Kazandere)댐과 파부데레(Pabuçdere)댐의 물 공급량이 각각 8.02%, 3.19%에 그쳤다고 발표했다. 그런데 2022년 6월, 이라크 정부는 자국의 물 부족이 튀르키예에서 티그리스강 상류의 물을 통제하면서 발생하고 있다고 발표하면서 이로 인한 피해가 심각해질 경우 무역 금지안을 통과시킬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튀르키예는 티그리스강 지류에 8개, 유프라테스강 지류에 14개의 댐을 건설하겠다고 발표한 뒤 2018년에 일리수(Ilisu)댐을 완공하면서부터 이라크와의 물 분쟁에 휩싸이기 시작했다.
튀르키예 선교를 위한 과제
공식적으로 이슬람 인구 비율이 98%를 넘는 튀르키예는 보안 우려와 제한으로 복음전도가 쉽지 않은 곳이다. 하지만 인터넷과 각종 미디어를 통해 세계를 접하고 있는 젊은 세대들의 종교적 신념들이 조금씩 흔들리고 있다. 그리고 유럽으로 통하는 관문에 위치하고 있는 튀르키예는 지금도 350만 명이 넘는 난민들을 수용하고 있어서 이들을 단순히 지원하는 차원을 넘어 선교적인 관점에서 존중하고 협력하는 사역이 요구된다. 지난해에 발생한 지진으로 향후 5년간 복구와 재건에 힘을 쏟아야 하는 튀르키예 동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교회의 사역들이 더욱 확장하는 계기가 마련되기를 기대한다.
1) 젊은 세대를 향한 선교적 접촉점 마련
튀르키예통계연구소(TÜİK)의 자료에 따르면, 2023년 말 기준 튀르키예 인구 8,537만 명 중에서 15-24세의 젊은 층은 약 1,290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15.1%를 차지하고, 15-39세의 인구는 3,200만 명으로 37.5%를 차지하고 있다.그런데 코로나 팬데믹을 지나면서 튀르키예의 수많은 젊은이들은 실업과 정신 건강의 문제에 직면했다. 2021년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코로나19 동안 젊은이들의 우려"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튀르키예에서 젊은이의 65%가 일자리를 잃었고, 30%가 넘는 젊은이들이 팬데믹으로 인해 정신적 문제를 겪었다고 보고한 바 있다. 2023년 튀르키예통계연구소의 조사에서도 실업률은 다소 감소했지만 24세 이하의 청년 중에서 학교나 직장에 속해 있지 않은 비율이 22.5%로 여전히 높게 나타났다.
튀르키예 사회 전반에 경제적 불안이 가중되는 가운데 젊은 세대들의 종교적 관심이나 신념이 흔들리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튀르키예 여론조사 회사인 KONDA의 조사에 따르면, 2008년에서 2018년 사이에 자신을 종교적이라고 정의하는 튀르키예인의 비율은 55%에서 51%로 감소했고, 이슬람 관습에 따라 정기적으로 금식을 하는 사람의 비율도 77%에서 65%로 감소했다.
한편 무신론자의 비율은 1%에서 3%로 증가했다.이스탄불의 경우 2013년과 2024년을 비교했을 때, 무신론자 비율은 3%에서 6%로 증가했고, 이슬람 이외의 종교 비율도 0%에서 4%로 증가했다. 2023년 5월, 입소스(Ipsos Global Advisor)가 실시한 조사에서 튀르키예인의 73%만이 경전을 매개로 하는 신을 믿는다고 대답했고, 응답자의 19%는 신이나 영적 존재를 믿지 않는다고 답했다. 다른 종교적 신념을 가진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 편안함을 느낀다고 응답한 비율도 79%로 높게 나타났다.이러한 변화는 인터넷과 소셜미디어에 많이 노출되어 있는 젊은 세대에게서 더욱 급속하게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조심스럽게 추론해 볼 수 있다.
튀르키예에서 15년간 사역했던 독일 출신의 해데(Wolfgang Häde) 선교사는 지금 튀르키예 젊은이들이 무엇을 고민하고 갈망하는지 정확하게 파악하고 선교적 접촉점을 마련해야 할 때라고 말한다. 그는 이즈미르(Izmir)의 작은 교회에서 만났던 빌긴(Bilgin)이라는 여성이 이슬람에서 기독교로 개종한 이후 심리학 박사 공부를 하고 튀르키예 젊은이들을 위해 헌신했던 것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고 전했다. SAT-7 튀르키예 방송은 2022년부터 청소년 부흥 축제(Youth Revival Festival)를 후원하기 시작하면서 청소년들의 고민과 실제적인 문제에 귀 기울이기 시작했다.
2022년에 1차 대회를 Yüz Yüze(Face to Face)라는 주제로 개최했고, 2023년 8월에 HOS GELDINIZ(Welcome)라는 주제로 2차 대회를 열면서 이번에는 단순한 집회가 아니라 지진 이후 수많은 사람들이 겪는 고통 가운데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깊이 있게 나눌 수 있도록 기획했다. 2024년 2월에 방영을 시작한 SAT-7 청소년 프로그램 "촉매"(Catalyst)의 프로듀서인 라픽 조지(Rafik George)는 청소년들이 성경 이야기를 접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들이 직접 듣고 싶어하는 주제를 설문을 통해 조사하면서 청소년들에게 가까이 가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다. 튀르키예에서 이러한 변화와 시도들이 계속된다면 앞으로 젊은 세대들을 그리스도께로 초청하는 기회들이 더욱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2) 유럽으로 통하는 관문에서 이주민 사역 중요
2022년에 발표된 세계이주보고서(WMR)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전 세계에는 약 2억 8,100만 명의 이주민이 살고 있고, 이는 2000년과 비교해 1억 7,300만 명에서 무려 1억 명 이상 증가한 수치이다.10 휘튼대학교(Wheaton College) 디아스포라연구소장인 조지(Sam George) 박사는 이 결과를 보면서 지난 300년보다 향후 30년간 전 세계적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이동할 것이라고 분석한다. 튀르키예는 이렇게 이주민들이 급증하고 있는 세계적인 흐름을 가장 직접적으로 경험하는 나라 중 하나이다. 2024년 5월 기준으로 튀르키예에 거주하는 시리아 난민은 310만 명을 넘고, 2019년 8월 기준으로 아프간, 이라크, 이란 출신 난민들도 튀르키예에 약 40만 명 이상이 거주하고 있다. 유럽연합의 국경및해안경비대(Frontex)의 자료에 따르면, 2023년에 총 60,073명이 튀르키예와 그리스 국경이 접하고 있는 동지중해를 건넜고, 2024년 상반기 동안에도 이곳을 건너는 이민자 수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57% 증가해 29,673명에 달했다.'이주'라는 불안한 상황 속에서도 이주민과 난민이 중심에 된 교회들이 튀르키예 안에 세워지고 있다. 튀르키예개신교협회(TeK)는 시리아와 이란에서 건너온 이주민들이 자신들의 언어로 예배드리는 교회가 100개에 가까울 것으로 보고 있다.
시리아에서 네덜란드로 이주했던 요아킴(Joaqim) 신부는 시리아인들이 전쟁을 피해 튀르키예로 이주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2011년에 튀르키예 동부의 누사이빈(Nusaybin)으로 돌아왔다. 이곳에서 버려진 수도원을 개조해 시리아정교회 예배를 시작하면서 150가구가 넘는 교인들이 모였다.16 2015년 11월에 시리아 국경과 인접한 마르딘(Mardin)에서도 시리아정교회 건물을 개조해 30여 명이 모여 예배하는 개신교회 소식을 접할 수 있었다.17 아르메니아에서 유학 중이었던 사무엘(Samuel, 가명)은 이란에서 가정교회 목회를 하던 그의 아버지가 수차례 체포되고 추방되면서 몇 년 전 튀르키예로 이주했고, 지금은 이란인을 대상으로 온라인 예배를 인도하고 있다.
해데 선교사는 시리아인들 가운데 오래전부터 정교회와 같은 기독교에 뿌리를 둔 사람이 많고, 최근 기독교로 개종한 이란인들도 해외로 이주가 늘고 있기 때문에, 선교의 좋은 자원이 될 수 있는 이들과 협력해서 교회와 신앙공동체를 세워 나가는 일이 꼭 필요하다고 말한다.19 레바논에 있는 아랍침례교신학대학원(ABTS)의 중동연구소(IMES) 코디네이터인 브라운(Arthur Brown) 박사도 중동 전역에서 난민들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을 보면서 교회들이 난민을 위해 일하는 것을 뛰어넘어 난민과 함께 일할 때 환대의 공동체로서 교회의 모습이 온전하게 나타나게 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3) 2023년 지진과 튀르키예 교회의 사역
2023년 2월, 튀르키예 동남부 가지안테프(Gaziantep) 인근 지역에 규모 7.8의 강진으로 5만 명이 넘는 사망자를 비롯해 300만 명 이상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튀르키예 대통령실 산하 전략및예산국(SBO)은 30만 개 이상의 건물이 파괴되거나 수리 불가능한 상태로 손상을 입어 재건 비용으로만 GDP의 11%에 해당하는 1,040억 달러가 소요될 것으로 보이고, 복구와 재건에 최대 5년이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진 발생 1년 후 튀르키예 재난위기관리청(AFAD)의 집계에 따르면, 피해 지역 전역에 조립식 컨테이너 마을 407곳이 임시로 조성됐고, 이곳에 689,101명의 이재민이 살고 있다. 이마저 얻지 못한 이재민들도 수만 명에 이른다. 베스니(Besni) 외곽에 조성된 컨테이너 마을에 살고 있는 피랏(Ahmet Firat)은 아랍 매체인 알자지라(Aljazeera)와의 인터뷰에서, 1년 내내 가족들이 지진의 공포와 두려움에 사로잡혀 지냈고, 원래 살던 곳의 임대료가 300% 이상 급등해 컨테이너를 벗어날 방법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라고 하소연한다.
1970년 이후 가장 큰 피해를 가져온 지진 피해 이재민들을 돕기 위해 튀르키예 교회와 기독단체들은 지금까지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 시리아 난민 지원을 위해 설립됐던 퍼스트호프(First Hope Association, FHA)는 지진 초기에 매몰자 구조를 위한 구급대원 지원과 함께 피해 규모가 가장 컸던 가지안테프를 비롯해 안타키아(Antakya), 카라만마라스(Kahramanmaras), 디야르바키르(Diyarbakir) 등에 침대 150개, 히터 200개, 발전기 55대, 담요 30만 장을 공급했고, 매일 4천 명이 씻을 수 있도록 위생 트럭을 제공했다.23 튀르키예개신교협회도 하타이(Hatay)주에서 위생시설 확보를 위해 39개의 공동 화장실과 27개의 샤워시설을 긴급하게 마련했고, 이재민들이 거주할 수 있도록 소형주택 프로젝트를 추진해 2023년 5월까지 100채의 주택을 공급했다. 추가적으로 140채 이상 공급하기 위해 재원과 자원을 마련 중이다. 기독교 라디오 방송국인 쉐마미디어(Shema Media Group)는 국가적으로 선포된 7일간의 애도 기간 중 사망자와 이재민들을 위로하고자 새롭게 방송을 편성했고, SAT-7 튀르키예 방송에서도 구호 문의와 상담 연결을 위한 특별 프로그램을 편성했다.
지진은 이 땅의 많은 사람들을 죽음으로 내몰고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피해를 가져왔지만 복음전도와 선교 활동이 제한되던 이곳에 하나님의 사랑을 흘려보낼 수 있는 기회를 가져왔다. 더 나아가 튀르키예 지진 피해 복구를 계기로 활동을 인정받은 FHA는 기독교 단체임에도 불구하고 2023년 9월에 모로코에서 발생한 지진 피해 복구를 지원하는 데 필요한 허가를 받기도 했다.
반면, 구호와 원조를 명목으로 카라만마라스에서 성경을 배포하고, 지역 봉사자를 여행가이드처럼 이용하는 일도 있었다. 디야르바키르교회(Diyarbakır Protestant Church)의 우야르(Ilyas Uyar) 장로는 이러한 접근들이 자칫 기독교인을 기회주의적으로 바라보게 할 수 있다고 우려했고, 튀르키예개신교협회는 이후로 지역사회에 민감한 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반드시 지역교회와 협의할 것을 당부하는 지침을 마련했다.
이러한 점을 되새기면서 전 세계 교회들의 지원과 튀르키예 교회의 사역이 잘 어우러진다면 지진으로 폐허가 된 땅에 복음의 열매들이 맺어질 것으로 기대한다.
/한국선교연구원(kriM) 파발마 플러스 2024 Vol.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