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수 목사(전 미주장신대 총장)
(Photo : ) 김인수 목사(전 미주장신대 총장)

“무엇보다도 뜨겁게 서로 사랑할지니 사랑은 허다한 죄를 덮느니라.” (베드로전서 4:8)

 2023년 10월, 가자지구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으로 시작된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하마스의 선제공격으로 1,200여명의 이스라엘 사람들이 죽은 데에 대해, 이스라엘 총리와 온 국민이 똘똘 뭉쳐서 무죄한 유대인의 피를 흘린 하마스에게 무서운 보복 공격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 유대인들이 끝없이 전쟁 비용을 이스라엘로 보내고 있고, 전 세계에 흩어져 살던 유대인 약 33만 명이 고국으로 돌아와서 총을 들고 고국의 원수인 하마스와의 전쟁 일선에 나서고 있습니다. 무서운 민족이지요?

 그런데 하마스에 납치됐던 이스라엘 인질 세 명이 지난 연말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이스라엘 군의 오인 사격으로 사살되는 비극이 일어났습니다. 그들은 2023년 10월 7일 하마스 무장대원들이 이스라엘 사람들을 학살하고, 250여 명을 납치했을 때 붙잡혀 갔던 사람들입니다.

 납치된 지 69일 만에 겨우 그들의 손아귀에서 벗어났는데, 불행하게도 모국의 군인들에 의해 목숨을 잃은 것입니다. 그들은 남긴 음식으로 SOS를 써 놓을 만큼 끝까지 살아 고향으로 돌아가려고 안간힘을 다했고, 자살 폭탄 조끼를 입지 않았음을 증명하려고, 웃옷을 벗은 채, 흰색 샤쓰를 흔들며 구조 신호를 보냈지만 결국 모국의 군인들에 의해 쓰러졌습니다.

 이스라엘 군인들은 하마스의 유인 작전이라고 착각하고, 갑자기 나타난 그들에게 총격을 가해 세 명 모두 현장에서 생명을 잃었습니다. 음악가인 요탐 하임(28), 컴퓨터 엔지니어링 전공 학생 알론 샬리즈(26), 노동자인 사메르 탈랄카(22)는 모두 20대 청년들이었습니다.

 그들을 오인 사살한 이스라엘 군 비슬라흐 여단 17대대 병사들은 말로 다 할 수 없는 죄책감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누구를 위해, 누구와 싸우는지 혼란스러운 상태에 빠져 있습니다.

 그런데 이 병사들에게 죽은 한 인질의 어머니로부터 음성 녹음이 하나 전달되었습니다.

 “나는 요탐의 엄마입니다. 여러분을 많이 많이 사랑하고 멀리서나마 여러분을 안아주고 싶어 한다는 말을 전 하려고 이 메시지를 보냅니다. 일어난 모든 일은 결코 여러분 잘못이 아닙니다. 하마스가 아닌 누구의 잘못도 아니라는 걸 나는 잘 압니다. 여러분 자신을 잘 돌보기 바랍니다. 여러분은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일을 하고 있어요. 우리 국민 모두 여러분이 안전하고 건강하기를 바라고 있음을 항상 기억해 주기 바랍니다. 테러리스트와 맞닥뜨렸을 때 잠시라도 주저하지 말아요.

 여러분은 인질들을 일부러 사살한 게 아니잖아요. 여러분은 자신을 보호하는 것만이 우리도 지켜줄 수 있는 유일한 길입니다. 가장 빠른 기회에 우리 가족을 방문하도록 초대합니다. 나와 요탐의 아버지, 요탐의 누이와 남동생 어느 누구도 여러분을 비난하거나 화를 내지 않을 겁니다. 직접 만나 안아주면서 고통스럽고 슬프지만 말해 주고 싶어요. 여러분은 그 순간 옳은 일을 했다고요.”

 안타깝게 사랑하는 아들을 잃은 엄마의 애절한 위로와 격려의 마음이 이 글 속에 담겨 있습니다. 하마스 군인이라고 착각하고 아들을 죽인 이스라엘 군인들은 결코 잘못한 것이 없고, 고국을 위해 그리고 동족을 위해 전쟁의 최 일선에서 생명을 걸고 싸우다 동족인지 모르고, 오인 사격을 한 젊은이들에게 용서와 위로와 격려의 말을 녹음해서 보낸 것입니다.

 한 이스라엘 엄마의 글이 이스라엘 민족성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런 마음을 가진 엄마와, 이런 마음을 가진 이스라엘 민족은 세계의 그 어떤 세력 앞에서도 굴하지 않고, 2500년 만에 회복한 고국을 지키며, 이스라엘을 지구상에서 쓸어버리려는 13억의 무슬림 세력을 두려워하지 않고, 끝까지 싸워 승리할 수 있는 용기와 결단을 보여 준 산 증거입니다. 하나님께서 택한 백성임을 엿 볼 수 있는 장면입니다. 참 부럽습니다. 샬롬.

L.A.에서 김 인 수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