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광문 목사 (달라스 생명샘교회)
안광문 목사와 함께 하는 신학산책 photo by 기독일보

1회: 왜 에베소서의 역사, 문화 및 문학적 배경을 알아야 하는가?


            요즘에는 남녀노소 누구나 개인 휴대폰을 가지고 다닙니다. 길을 걸어가다 보면 큰 소리로 전화 통화를 하면서 다니는 분들도 많습니다. 대부분의 경우 눈을 찌푸리게 됩니다. 크게 떠들다 못해 혼자 큰 소리로 웃기도 하고 그야말로 민폐가 아닐 수 없습니다. 거기다가 듣고 싶지 않아도 그분이 전화 통화하는 내용을 명확하게 알아들을 수밖에 없습니다. 직접 들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분이 하는 얘기를 듣다가 보면, 거기다가 이분의 표정과 제스처와 반응을 보면 전화기 너머의 상대방이 무슨 말을 하고 있는 지까지 어림잡아 알 수 있을 정도입니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옆에서 전화 통화를 하는 분의 말은 직접 들을 수 있기 때문에 명확히 알아들을 수 있지만 전화기 너머에서 말하는 분의 말은 분명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이분의 말은 직접 들을 수 없고 옆에서 전화 통화하는 사람의 말과 표정과 반응을 통해 추측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전화기 너머에서 통화하는 사람의 말은 모든 정보가 차단된 상태이기 때문에 옆에서 전화 통화하는 분을 통해서만 제한적으로 정보를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분이 뭐라고 하는지 추측은 해볼 수 있지만 꼭 그 추측이 맞는다고는 할 수 없을 것입니다. 때로는 잘못된 추측을 할 수 있고, 때로는 오해를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지금 우리가 읽고 있는 에베소서는 1세기 중반 지중해 지역의 누군가가 특정 목적을 가지고 다른 누군가를 위해서 그 당시 언어로 기록된 글입니다. 2천여 년이 지나 전혀 다른 지역에 있는 사람들이 전혀 다른 문화적인 배경과 다른 언어로 기록된 문자만 의존해서 그 에베소서를 읽고 있다는 사실을 생각해 보셨나요? 이는 마치 모든 정보가 차단된 채 옆에서 전화 통화를 하고 있는 사람의 말과 표정과 반응을 통해서 전화기 너머의 사람이 하는 말을 추측하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Blomberg와 Markly라는 분들은 "성경을 읽는다는 것은 전화 통화 중에 수화기를 통해서 상대방의 말을 듣거나 누군가에게 전달된 이메일을 읽는 것과 같다"고 설명합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요? 어떻게 하면 성경의 기록자와 독자 간의 시간, 장소, 문화, 언어의 차이를 극복할 수 있을까요? 어떻게 성경의 독자들은 이 많은 차이를 극복하고서 성경 기록자의 정확한 의미를 이해할 수 있을까요? Naselli라는 분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일곱 가지 질문을 해보라고 제안합니다. 첫째, "이 글의 문학 양식은 무엇인가?" 먼저 성경의 문학적 장르를 확인해보라는 것입니다. 둘째, "이 글을 쓴 사람은 누구인가?" 그 다음으로는 그 성경을 기록한 사람 저자가 누구인지를 알아보라는 것입니다. 셋째, "이 글은 언제 기록되었는가?" 즉, 그 성경의 기록 연대를 확인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넷째, "이 글은 어디에서 기록되었는가?" 그러니까 저자가 그 성경을 기록한 곳을 확인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다섯째, "이 글은 누구에게 쓰였는가?" 다시 말하면, 그 성경의 독자가 누구인지 알아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여섯째, "이 글이 쓰여진 목적은 무엇인가?" 이는 그 성경의 기록 목적이 무엇인지 알아야만 한다는 것입니다. 일곱째, "저자가 전제로 삼았을 역사 및 문화적 세부 사항으로는 어떤 것들이 있는가?" 예를 들면, 그 성경의 배경이 될 수 있는 세계관, 사회 구조와 경제 구조, 물리적인 특징, 정치 풍조, 행동 방식, 종교 관습 등은 무엇인지 확인해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물론 이 일곱 가지 질문만 그 성경을 이해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아닙니다. 그리고 이 일곱 가지 질문에 대한 정확한 답을 찾는다고 해도 - 물론 정확한 답을 찾는다는 자체도 불가능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만 - 그 성경을 잘못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그 성경을 보다 잘 이해할 수 있는 하나의 대안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에베소서를 가능한 한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서 에베소서의 기록자와 현대의 독자 간의 시간적, 지리적 차이를 최대한 극복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Naselli라는 분이 제안한 일곱 가지 질문을 중심으로 해서 에베소서의 역사, 문화 및 문학적 배경을 11회에 걸쳐서 살펴보고자 합니다. 저와 함께 떠나는 에베소서 일주 여행, 짧지 않은 긴 여행, 때로는 쉽지 않은 고비도 기다리고 있겠지만 저와 함께 즐겁게 에베소서를 일주할 수 있는 여행의 시간 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모쪼록 이 "즐겁게 떠나는 에베소서 일주 여행"을 마치고 나서는 에베소서와 조금 더 친해질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 달라스 생명샘 교회 안광문 목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