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서 가장 어려운 일 중에 하나는 ‘생각의 전환’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일 또한 ‘생각의 전환’입니다. 이것은 인류 역사의 위대한 발견이나 발명을 통해 쉽게 알 수 있습니다.
그리스도인의 가장 큰 특징도 ‘생각의 전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스도인은 ‘나 중심적 사고(self-centered thinking)에서 벗어나 ‘하나님 중심적 사고(God-centered thinking)’로 자연과 인간과 역사와 세계를 바라보고 해석하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나 중심적 사고는 인간의 본성과 역사 안에 깊이 뿌리 내려있습니다. 17세기 데카르트(René Descartes)의 명제, ‘cogito, ergo sum (나는 생각한다 그러므로 나는 존재한다)’ 이후, 서구 사회는 ‘생각하는 나’를 세계의 중심에 두었습니다. 그로 인해 나와 세계는 대립적 관계가 되었고, ‘나’는 세계와 타자의 존재의 근거로까지 높여지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1,2차 세계대전의 비극을 통해 서구인들은(나아가 인류는) 스스로를 돌아보며 ‘높아진 나’를 내려놓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20세기 레비나스(Emmanuel Levinas)는 타자의 철학을 주창하기에 이릅니다.
타자의 철학이란 나의 존재 이전에 타자가 존재했고 그리하여 나는 타자를 우선해서 생각할 것을 일깨우는 가르침입니다. 나 중심의 생각에서 타자 중심의 생각으로 전환하고, 나를 위한 삶에서 타인을 위한 삶으로 전환할 것을 촉구하는 것입니다.
인간을 ‘나 중심적 사고’에서 근원적으로 구원하신 분이 예수님이십니다. 우리는 예수님 안에서 ‘나 중심적 사고’를 벗고 ‘하나님 중심적 사고’를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나를 넘어 내 이웃을 사랑으로 품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예수님은 우리를 생각의 전환으로 이끄십니다.
행 16장은 내 생각을 내려놓고 하나님의 뜻을 따른, 나의 울타리를 넘어 미지의 타자를 향해 사랑의 손을 내민 아름다운 사람들을 소개합니다. 이들은 2차 선교여행 중인 바울과 그의 동료들입니다. 이들은 본래 비두니아로 가고자 계획했습니다. 하지만 성령께서 허락지 않으시고, 바울은 드로아에서 밤에 환상을 봅니다. 환상 가운데 마게도냐 사람 하나가 “건너와서 우리를 도우라”는 요청을 듣게 됩니다. 그리고, 바울과 동료들은 이것을 하나님의 인도하심으로 인정하고 즉시 바다 건너 마게도냐로 향합니다. 자신들의 생각을 내려놓고 하나님의 뜻을 따른 것입니다. 내 생각을 하나님의 생각으로 전환한 것입니다. 그 결과 이들은 ‘유럽 선교’라는 예상치 못한 복음의 새 역사를 쓰게 됩니다(행 16:6-15).
지난 3년간의 팬데믹은 우리 삶의 모든 것을 바꾸었습니다. 우리의 목회 환경도 바꾸었습니다. 예기치 못한 변화들로 인해, 우리는 당황하고 좌절할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 때 우리 생각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위기 속에서 우리는 하나님의 비전을 발견하고, 그 비전을 위해 나의 생각을 바꾸며 삶 전체로 헌신할 때, 하나님의 새 역사가 이루어질 것입니다.
위기는 생각의 전환에 도전할 기회입니다. 바울과 동역자들의 생각의 전환을 통해 유럽 선교의 새 역사가 쓰여졌듯이, 오늘 우리의 생각의 전환을 통해 하나님은 그 분의 또다른 위대한 역사를 쓰실 줄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