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의 수도 이스탄불에 위치한 도심 공원 재개발에 반대하는 시위가 계속해서 확산 중이다. BBC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터키의 시내와 마을 곳곳에서 3일째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시위대들은 이스탄불 베식타스 지역에 위치한 총리 집무실 근처에 바리케이트를 친 상태로 경찰과 대치했으며, 경찰은 물대포과 최루 가스로 진압에 나섰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Recep Tayyip Erdogan) 터키 총리는 시위대가 비민주적이라며 비난하고 나섰다. 그는 시위를 선동한 혐의로 제1야당인 공화인민당을 고소한 상태다.
그는 SNS의 파급력을 의식한 듯 "트위터는 거짓말의 가장 좋은 예라고 볼 수 있는 곳이다. 소셜 미디어는 사회의 가장 위협적인 존재"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야당측은 "시위를 조직한 바가 없다. 총리는 공화인민당을 비난할 것이 아니라 이번 일에서 마땅히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말했다.
무암메르 귈레르(Muammer Guler) 내무장관은 관영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시위가 67개 도시로 확산됐다. 1,700명을 연행했으며, 상당수는 신원을 파악한 후 귀가시켰다"고 말했다.
충돌 과정에서 수백 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정부 관리는 민간인 53명과 경찰 26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이번 시위는 이스탄불 도심에 위치한 탁심광장(Taksim Square)의 '게지공원(Gezi Park )' 재개발 공사를 저지하려는 시민단체 '탁상연대'가 지난달 28일 공원을 점거하면서부터 시작됐다.
BBC 이스탄불 지사의 제임스 레이놀드 기자는 "시위는, 더욱 권위적이 되어가는 터키 정부에 대한 대중들의 분노를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에르도안 정부는 이 공원에 이슬람 사원을 건립하기로 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처음 집회는 묘목심기와 콘서트 등으로 평화롭게 진행됐으나, 지난달 30일 경찰이 이들을 과잉 진압하면서 분노한 시민들이 가세해 대규모 반정부 시위로 확대됐다.
사태가 악화되면서 미국, 프랑스, 영국 등은 즉각적이고 평화적인 해결책을 촉구하고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