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을 맞아 모두들 고향을 찾는 순간에도 한국교회는 소외된 이웃들에게 사랑을 실천하는 일로 더욱 분주했다.

서울역 광장은 한국교회가 접수(?)한다

연휴 첫날이자 수요일이었던 6일 오전 11시 30분, 서울역 광장 한쪽이 시끌벅적해졌다. 매주 수요일과 주일 오전 이곳에서 드려지는 예배가 어김없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예배를 드리는 성도 수(?)는 대충 봐도 5백명은 넘는다. 어엿한 중형교회 규모다. 하지만 이들은 대부분 서울역 근처에서 노숙하는 사람들, 점심 한끼를 해결하기 위해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설 명절을 맞아 이날은 특별히 신생교회 김원일 목사가 속한 예장통합 서울서노회(노회장 음동성 목사)에서 방문예배를 드렸다. 30여분에 걸친 예배가 끝나기 전, 사회를 보던 김원일 목사는 이날도 변함없이 노숙자들과 ‘금주(禁酒)구호’를 함께 외친다.

“술은 마약입니다. 마시지도 말고 권하지도 맙시다. 당신이 마시는 술은 가족들의 눈물입니다. 웬수같은 술, 끊어버립시다! 끊어버립시다!”

하지만 예배가 끝나고 배식을 하는 중간중간, 아침부터 ‘웬수같은’ 술을 이기지 못한 일부 성도들과 배식 스탭들 간에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한다. 식사 대열에 미처 끼지 못한 성도들도 소리를 점차 높인다. 하지만 여러 위험한 상황 속에서도 신생교회 스탭들과 봉사자들은 사명감으로 묵묵히 그들에게 사랑을 전하고 있었다.

같은 시각, 서울역 지하에서는 한국교회희망연대(상임대표 이철신 목사) 역시 노숙자들에게 설 연휴동안 식사를 대접하는 ‘2008 설날 희망 큰잔치’를 열었다. 이들은 이날부터 오는 10일까지 서울역 지하도에서 오전 11시 30분과 오후 6시 두 차례에 걸쳐 노숙자들에게 식사를 제공한다. 여기에는 서울 목동제자교회, 여의도순복음교회, 오륜교회, 종교교회(담임 최이우 목사) 등 33개 교회가 봉사에 동참했다.

설날인 7일 오전 11시에는 배식장소에서 노숙자들을 위한 예배도 드려졌다. 예배에서는 서울역에서 노숙자들에게 무료급식을 해온 예수사랑선교회 김범곤 목사가 사회, 한국교회희망연대 사회봉사본부장인 권태진 목사(군포제일교회)가 설교를 맡았다. 예배 이후 식사 시간에는 이철신 목사 등 한국교회희망연대 회원 목회자 120여명이 함께 직접 배식봉사에 나서기도 했다.

고향 못가는 외국인노동자들 위한 큰잔치

외국인노동자들과 중국동포들을 위로하기 위한 ‘2008 설날큰잔치’도 6일 오후 서울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5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됐다.

지구촌사랑나눔(대표 김해성 목사)과 국민은행(대표 강정원)이 함께한 이번 행사에서는 특히 복음적인 내용이 가미돼 더욱 뜻깊은 자리가 됐다.

2부 공연 중간에 나온 CCC태권도선교단은 사영리를 태권무로 표현해 다양한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모인 행사장에서 큰 호응을 이끌어냈다. 이후 지구촌사랑나눔 이선희 목사가 나와 외로운 설 연휴를 맞은 외국인노동자들과 중국동포들에게 사영리를 간략히 설명하며 이들을 영접기도로 이끌기도 했다. 이후에는 중국동포들이 나와 ‘마지막 날에’ 찬양에 맞춰 워십댄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뜨거운 열기 가운데 치뤄진 이날 행사에는 복음적인 내용 이외에도 아프리카 노동자들의 ‘스트롱 아프리카’ 댄스 공연과 평양민속예술단의 공연, 행사에 참여한 40여개 나라들의 국기와 기수단 입장, 경품추첨 등이 이어졌다. 행사에는 박계동·신상진 의원(한나라당), 김태년 의원(통합신당) 등과 국민은행 임원진들이 참석해 행사를 더욱 빛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