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목장을 섬기는 집사님들이 함께 모며 지난 1년을 회고하는 자리가 있었습니다. 목장 사역을 하면서 기억에 남는 일들, 의미 있는 만남들, 힘들었던 일들을 나누며, 서로를 격려하고 기도하는 자리였습니다.

목장을 오랫동안 섬겨왔던 한 집사님이 자신의 목장 이야기를 하자, 그 옆에 계셨던 한 집사님께서 이 집사님은 변함이 없이 흔들리지 않고 맡은 일을 하는 독종 크리스천이라고 말을 했습니다. 슬슬 웃어가면서 부드럽지만 강하게 일을 하는 스타일이라는 것입니다.

참으로 재미있는 표현이었습니다. 원래 독종이라는 것은 성질이 매우 독한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매우 강한 사람을 표현할 때도 이 독종을 사용하는데, 예를 들면 여간 독종이 아니면 버티기 힘들텐데 하며 강함을 가진 사람을 표현하기도 합니다. 얼마 전 제가 과 체중을 조절하기 위해 다이어트를 하고 어느 정도 성공했을 때, 사람들은 저에게도 독종이라는 표현을 한 적이 있습니다. 이런 독종을 크리스천에게 붙이니 좋은 의미로 되살아났습니다.

세상 사람들을 말할 때 독종이라고 하면 단순히 강하고 독한 사람이라는 뜻이지만, 독종이라는 말을 크리스천에 붙이게 되니 크리스천의 새로운 의미로 다가왔습니다. 부드러움과 여유를 가지고 있지만, 믿음이 주는 내적 강함을 가지고 흔들림이 없이 주님의 길을 걸어가고, 주님의 십자가를 지고 가는 사람, 이런 사람이 바로 독종 크리스천일 것입니다.

이 세상은 하나님의 영광과 이 땅에서의 진정한 평화를 위해 독종 크리스천을 필요로 하는 세상입니다. 성령의 열매로서 사랑과 기쁨을 가지고, 자비와 온유와 친절한 부드러움으로 충성을 하는 독종 크리스천이 곳곳에서 나와, 주님의 몸 된 교회를 섬기고, 세상을 섬기게 될 때 이 세상은 하나님께서 진정 보시기에 아름다운 세상이 될 것입니다. 우리 세상에 교인들은 많이 있지만, 세상의 바람에 흔들리지 않고 묵묵히 주님의 길을 따라가는 진정한 독종 크리스천이 부족하기에 주님의 이름이 곳곳에서 땅에 떨어지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 세상을 거슬러 올라가는 독종 크리스천들이 곳곳에서 꿈틀거리며 자리를 지켜나갈 때 세상을 향한 주님의 희망은 살아나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