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내년에 열리는 베이징 올림픽에 보안상의 이유로 성경을 금지하기로 했다고 7일 외신들이 보도했다.

폭스 뉴스에 따르면 이번 베이징 올림픽에 참가하는 선수들은 성경을 가지고 선수촌에 들어갈 수 없다. 성경은 비디오 카메라와 주류 등과 같은 선수촌 반입 금지 물품 중 하나며, 이는 기독교인 선수들이 올림픽 기간 성경을 전혀 접할 수 없음을 의미한다.

중국 정부는 또한 올림픽 기간 해외 방문자들에게도 성경을 가지고 입국하지 말 것을 경고했으며, 성경 복사본조차 금지했다.

“성경의 금지는 중국의 문화 수준이 국제적인 올림픽 대회를 개최할 정도로 발전하지 못했다는 증거다”고 국제기독교연대(CSI, Christian Solidarity International) 워싱턴 대표 케이스 로더릭(Keith Roderick) 목사는 크리스천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그는 “올림픽은 인권, 평화, 통일 등 인류의 더 높은 이상과 염원을 증진시키는 기회가 되어야 한다”며 “중국 정부는 그러나 이를 무시하는 비관용의 극치를 보여 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번 성경 금지는 중국 정부가 올림픽 기간 종교 활동을 금지하지 않는다는 공식 발표를 한 지 한 달여 만에 이뤄졌다.

당시 중국 국가종교사무국 국장 예 샤오웬(Ye Xiaowen)은 올림픽 기간 선수들과 해외 방문자들의 종교 활동을 보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그는 “중국이 제공하는 종교적인 서비스는 앞선 올림픽 대회보다 결코 더 낮은 수준이 아닐 것”이라고 약속했다.

차이나 데일리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 9월 가톨릭 교인 선수들을 위해 올림픽촌에 일시적으로 교회를 세울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중국천주교애국회 부회장 리우 바이니안(Liu Bainian)은 베이징 교구 사제들이 올림픽 기간 미사를 위해 외국어 훈련을 받고 있다고 밝혔으며, “모든 것이 다른 올림픽 대회와 같은 수준일 것”이라고 장담했다.

오픈도어 제리 디크스트라(Jerry Dykstra) 미디어 관계 디렉터는 이번 성경 금지 조치에 대해 중국 정부가 종교에 대해 한 약속은 모두 “겉모양뿐(apparent)”이라며 “어떻게 성경 없이 예배가 자유롭게 이뤄질 수 있겠는가”라고 비판했다.

그는 “중국 정부는 세계인들에게 중국 내에서 종교 자유가 확대되고 있는 것처럼 보이려 한다”며 “그러나 성경을 금지하는 이번 조치는 중국 정부의 두 얼굴을 보여 준다”고 했다.

한편 중국 정부는 베이징의 올림픽 관련 시설에 대해서도 종교적 상징이 들어간 디자인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