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반이민법 저지를 위해 시청 앞에서 벌인 반대시위(AALAC 제공)
반이민법 저지를 위한 최근의 시위 장면. (AALAC 제공)

복음주의 계열에 속한 백인 기독교인들이 이민개혁에 가장 소극적인 지지를 나타내고 있다고 크리스천포스트가 보도했다.

많은 복음주의 계열 목회자들과 지도자들이 '복음주의 이민 테이블(Evangelical Immigration Table)' 등을 통해 포괄적인 이민개혁법안을 촉구하는 것과 달리, 백인 복음주의자들은 여전히 이민자들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과 이민개혁을 반대하는 입장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공공종교조사기관(Public Religion Research Institute, PRRI)과 브루킹스 연구소(The Brookings Institute)에서는 최근 다양한 인종과 신앙적인 배경을 가진 이들을 대상으로 이민자들과 이민법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PRRI 연구결과 미 전체 인구 가운데 63%가 '이민자들의 시민권 취득에 동의'한 반면에, 56%의 백인 복음주의자들만이 동의했다. 퓨리서치센터의 여론조사 결과 역시 비슷하다. '불법 이민자들이 합법적인 신분을 허락 받아야만 한다'는 질문에 미 전체에서는 71%가 동의했지만, 백인 복음주의자들은 62%만이 동의했으며, '불법 이민자들이 영주권을 신청할 수 있어야 한다'는 질문에 미 전체는 40%, 백인 복음주의자들은 20%만이 찬성했다.

퓨리서치센터의 조사에서 백인 복음주의자들은 '이민자들이 나라를 부강하게 하는 대신 짐이 된다'는 생각에 유일하게 다수(55%)를 차지하는 그룹이었으며, '새로운 이민자들이 유입되는 것은 사회를 강화하기보다는 나라의 가치를 위협한다'고 생각하는 유일한 다수(58%) 였다.

PRRI에서는 '미국의 대다수 인종이 백인이 아니라는 사실이 불편하다'는 말에 50%의 백인 복음주의자들은 동의했다. 전체 백인들 가운데 위 언급에 동의한 이들은 31%에 불과하다.

폴 듀프 PRRI 소속 연구원이자 덴션대학의 정치학 부교수는 같은 백인 복음주의자들이라고 해도 예배에 자주 출석하는 이들과 거의 가지 않는 이들 사이에 이민개혁에 대한 생각에는 차이가 있다고 지적하면서 예배에 자주 출석하는 보수적인 신앙을 가진 이들이 이민개혁에 대해 덜 지지한다고 밝혔다.

크리스천포스트 측은 이민개혁을 지지하는 EIT 목회자들에게 이번 여론 조사 결과를 물었다.

올랜도의 퍼스트뱁티스트쳐치 담임인 데이빗 어스 박사는 "교회 내 성도들은 이민자들에 대한 하나님의 심정을 알아야 하며, 성경에서 이들에 대해 어떻게 말하고 있는지 안다면 그들의 마음이 열릴 것이다. 우리는 믿음의 사람들이고 우리의 소망은 이 세상에서 믿음대로 살아가는 것이기 때문이다"라고 언급했다. 그는 또한 "목회자들이 위와 같은 여론조사 결과를 바꿔나가기 위해 이민에 대한 이슈들을 지속적으로 이끌어 가는 것이 중요하다. 여론조사 결과가 무엇이든 그것은 내가 이 일(이민개혁 지지)을 해 나가는 데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나는 성경에서 무엇을 말하는지 읽었고,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기 때문이다. 소망하기는 우리가 성경을 읽고, 이민자들에 대해 제대로 알게 된다면 더 많은 이들이 여론조사를 바꿔낼 만한 일들을 할 것이다"라고 확신했다.

휴스톤에 위치한 포레스트뱁티스트쳐치 담임인 데이빗 플레밍 박사는 백인 복음주의자들이 수년간 '극단적인' 목소리만 들어왔기 때문에, 이민자들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이 고정되어 버렸다고 지적했다.

플레밍 박사는 "목회자들과 기독교 지도자들이 이민법과 이민자들에 대해 이야기 하고 이 문제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면, 백인 복음주의자들은 고정관념을 버리고 자신들의 생각을 바꿔나갈 것이다. 현재도 이런 일들은 지속적으로 일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이민자들에 대한 지지 입장인 남침례교회는 2011년 지역 교회 대표들이 모인 총회에서 80대 20이라는 압도적인 결과로 이민개혁에 대한 요청에 힘을 실어주기로 결정했다.

남침례교회의 민족과종교자유분야의 회장인 리차드 랜드 박사는 이민개혁에 적극적인 지지를 보내는 입장을 결정한 후 수 십만 명에 달하는 히스패닉계열 성도들을 얻게 됐다고 밝히면서 교단 소속 히스패닉 목회자들은 대략적으로 40%의 히스패닉 성도들이 합법적인 신분이 없는 상태라도 언급했다.

그는 "이민자들 역시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의 형제이자 자매이다. 법을 지키는 것 역시 이민 개혁 시스템을 개혁하면 가능하다. 정부의 권한에 순종해야 한다는 로마서 13장 말씀을 따르지만, 수십 년간 개혁되지 않은 이민법이 변화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