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릭 워렌 목사의 새들백교회에 초청되어 강연하고 있는 필 로버트슨의 모습. ⓒ새들백교회 영상 화면 캡처.
지난 7월 릭 워렌 목사의 새들백교회에 초청되어 강연하고 있는 필 로벗슨의 모습. ⓒ새들백교회 영상 화면 캡처

동성애 관련 발언으로 출연 정지를 당했던, ‘덕 다이너스티(Duck Dynasty)’의 필 로벗슨(Phil Robertson)이 다시 복귀했다. 美 케이블 방송사 A&E는 27일 로벗슨 가족을 이끄는 그가 다시 방송에 합류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A&E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우리는 세계적인 미디어 콘텐츠 업체로서 창조성·포괄성·상호존중의 가치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집집마다 초대받을 수 있다는 점이 우리 브랜드의 특권이다. 우리는 이 같은 원리에 대한 강한 성실함과 깊은 책임감을 갖고 기업을 운영한다”며 이 소식을 알렸다. 초반부에 다소 강경한 태도로 로벗슨을 징계했던 A&E가 미국 교계와 보수층의 강력한 반발에 한발 물러선 것이다.

로벗슨은 이 달 초 GQ 매거진과 가진 인터뷰에서 “동성애는 죄”라고 발언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해당 방송 출연이 정지된 바 있다. 당시 인터뷰에서 그는 “간음자, 우상숭배자, 동성애자, 탐욕스러운 자, 술 취한 자, 이간질하는 자, 사기꾼 등은 천국에 들어갈 수 없다. 스스로를 속이지 말라. 이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로벗슨의 언급이 화제가 되자, A&E는 지난달 18일 덕 나이너스티에서 그의 출연을 정지시켰다. 이는 팬들 사이에서 논쟁을 불러 일으켰고, 그의 복귀를 요구하는 다양한 온라인 청원이 시작돼 일주일 만에 25만 명이 참여하기도 했다. 이와 더불어 수천 명 시청자들의 방송 보이콧을 비롯한 항의 시위도 이어졌다.

미국 교계에서도 이 같은 조치에 반발했다. 프랭클린 그래함, 그렉 로리, 러셀 무어 등 기독교계 지도자들과 마이크 허커비, 바비 진달 같은 정치인들도 필 로벗슨을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나섰다.

미국에서 가장 큰 인기를 모으고 있는 리얼리티쇼 덕 다이너스티는, 루이지애나 주에 거주하는 로버트슨 가족의 실제 삶을 다룬 이 리얼리티 다큐멘터리다. 오리 사냥용 수공예 피리를 만드는 이 가족의 이야기에서 미국의 전통적 가정의 모습을 보여주며 큰 사랑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