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총격이 발생한 이집트 동정녀마리아교회(Virgin Mary Church) 근처에 주민들이 모여 있다.
(Photo : 보도화면 ) 지난 20일 총격이 발생한 이집트 동정녀마리아교회(Virgin Mary Church) 근처에 주민들이 모여 있다.

결혼식이 진행되던 콥트교회에서 총기난사로 인해 8세 여아를 포함해 4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주일인 20일 저녁(현지시각), 카이로 와라(Warra)에 위치한 동정녀마리아교회(Virgin Mary Church)에 오토바이를 탄 채 나타난 한 복면의 남성이 총격을 가했다. 당시는 결혼식이 끝나고 하객들이 많이 돌아간 상태였다.

동정녀마리아교회 사제인 다우드(Dawoud) 신부는 “기독교인들 뿐 아니라 이집트의 모든 것들이 표적이 되고 있다. 사람들이 질려가고 있다”고 말했다.

공격 당시 교회 안에 있었던 토마스 다우드 이브라힘(Thomas Daoud Ibrahim) 사제는 BBC와 가진 인터뷰에서 “이번 사건은 이집트를 모욕하는 것이며, 단순히 콥트 교인들만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그가 총격 소리를 듣고 교회 밖으로 달려 나왔을 때, 한 남성과 여성이 죽어 있었고 많은 이들이 부상을 당한 상태였다.

한 목격자는 “우리는 무엇인가 무너지는 듯한 매우 큰 소리를 들었다”고 말했고, 또 다른 목격자는 “한 여성이 많은 총격을 받고 의자에 쓰러져 있는 것을 보았다. 그녀 주변에 많은 사람들이 엎드려 있었고, 그 가운데 아이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번 공격의 동기는 아직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고 있으나, 최근 몇 달간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이 소수 콥트 교인들을 대상으로 지속해온 공격의 연장선으로 보인다.

미국 오픈도어선교회(Open Doors USA)를 비롯한 기독교 단체들은 이번 폭력 사건을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콥트 교인들은 이번 공격이 사탄적이었다고 묘사하기도 했다.

소수 인종들에 대한 공격이 극심해지면서 기독교계 뿐 아니라 이슬람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나왔다. 수니파 이슬람의 고위 사제인 세이크 아흐마드 엘-타이에브(Sheik Ahmad el-Tayeb)는 공격이 발생한 다음 날 “이것은 종교와 도덕에 모두 위배되는 범죄 행위”라고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지난 8월 이후 이집트 내의 약 40여 교회가 이집트 무장단체에 의해 파괴됐으며, 대부분의 공격은 기독교 공동체가 모여 있는 카이로 남부에서 발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