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널토의를 통해 “신학과 이민교회의 통합”에 대해 논의했던 이번 ‘제 2회 이민신학 심포지움’에서는 이상명 박사(사회자), 소기천 박사, 박혜경 교수, 크리스티나 강 박사, 허정갑 박사, 주승중 박사, 오규훈 박사가 참여해 각자의 견해를 피력하며 솔직한 신학과 목회의 대화를 이끌었다.

이 세션은 먼저 이뤄졌던 목회자들의 패널 토의 이후 진행 된 것으로 “신학과 이민교회 통합”에 대한 ‘신학자들’의 의견이 주로 발표됐다.

신학과 목회의 괴리, 상호 불신 없애는 것이 급선무
끊임없는 연구 기반, 성경적 삶 살아내야


먼저 통계자료를 제시하며 신학과 이민교회의 통합을 가로막는 이유와 원인을 분석한 소기천 박사(장로회신학대학교 교수, 신약학)는 “2005년 한국 종교 통계에서 로마 천주교는 76%나 성장한 반면, 기독교는 정체 내지 심각한 퇴보를 보여줬다. 이로부터 5년이 지난 지금에 이르러서 한국교회는 교단마다 경쟁을 하듯이 300만~500만 성도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런 운동 덕분에 각 교단 마다 교세는 약간 늘었지만, 과연 교단 간의 통합이나 신학과 교회의 통합은 이루어졌는가”라고 질문하면서 “원인은 상호 불신에 있고 상호 필요성을 인식하지 않는 데 있다. 신학은 목회 현장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고 교회는 신학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데 문제가 있다”고 반성해야 할 점이 서로에게 있음을 지적했다.

신학과 이민교회의 통합을 가로막는 이유 및 원인에 대한 분석을 제시한 박혜경 교수(미국 복음대학교 교수, 구약학, Ph.D.can.)는 “현대 신학교에서 배운 신학이 교회 현장으로 가는 과정에서, 이미 교회에 존재하는 고전 신학을 대치 또는 발전시키고자 하는 의지를 잃어버리는 것이 문제다. 그 의지를 잃어버리는 과정은 교회에 모인 사람들의 생명을 중시하기도 보다 교회라는 제도 자체를 강조하는 상황에서 일어난다”라고 말했다. 덧붙여 “신학공부 이후 교회 현장에서도 신학을 공부했던 만큼의 고민이 계속될 때 신학과 목회의 통합이 이뤄질 수 있다”고 했다.

오규훈 박사(장로회신학대학교 교수, 목회상담학)도 연구발표를 통해 “신학교에서는 학문을 통한 이성적, 합리적, 논리적인 접근 방식을 취하지만, 교회에서는 보다 감성적으로 접근하는 경향이 있다. 목적과 동기가 달라, 학문적 괴리가 어쩔 수 없는 경우가 있다”고 말하면서 “이론적으로 답이 있는 것이 아니라 결국 삶으로 얼마나 말씀을 살아내느냐에 문제가 달려있다”고 말해, 목회와 신학의 합의점은 결국 신학적 이론에 기반한 성경적 삶을 살아내는 삶의 문제에 있다고 역설했다.

목회의 꽃 ‘설교’, 신학적 질문 끊임 없이 던져야
왜 설교가 회중 중심으로 변하고 있나 지적하기도


▲제 2회 이민신학심포지움에서 열린 신학자 패널토의 모습.
설교학적 측면에서 목회와의 적용점을 찾은 주승중 박사(장로회신학대학교 교수, 예배설교학, Ph.D.)는 “설교자는 하나님에 의해서, 하나님의 이름으로 말할 권위를 가진 하나님의 대사(ambassador)로서 보냄을 받고 위탁을 받은 자”라고 말하며 “왜 설교자의 관심이 ‘하나님께서 설교자를 통해서 무엇을 전하길 원하시는 가?’에서 떠나 ‘회중이 무엇을 듣길 좋아하는가?’에 더 치중하게 되는가? 왜 이민교회 안에서 청중에게 죄의 지적을 통한 회개를 촉구하기가 점차 어려워지고 회중이 듣기 싫어하는 메시지는 점점 더 강단에서 사라져 가고 있는 가?”라고 질문을 던졌다.

이어 주 박사는 “이는 내가 누구인지, 다시 말해 설교자 자신이 누구이며 무엇이 나의 사명인지를 잃어버리고 있기 때문”이라며 “설교자가 누구냐 하는 신학적 반성이 목회 현장에서 끊임없이 일어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민교회의 설교가 오직 성경만을, 그리고 성경 전부를 전하는 설교가 되어야 할 것을 역설하면서 그는 “그 동안 이민교회의 설교에는 너무나 인위적인 요소가 많이 가미되어 왔다. 설교자가 자기 말을 하고, 그것을 증명하는 자료로 성경을 인용하는 모습이 있어 온 것이다. 그리고 그런 모습은 결국 오늘의 이민교회의 강단 위기를 초래하고 말았다”고 지적, 오늘날 인본주의, 포퓰리즘 적 설교로 강단의 오염을 가져온 현실위기의식을 가질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주승중 박사의 발제에 대해 논찬한 허정갑 교수(콜롬비아신학대학원 예배학 교수, Ph.D)는 “목회자가 하나님의 대사, 대언자라는 메시지가 인상적이었다. 이런 의미에서 이민교회가 낯선 자 그리고 2세, 어린이를 통해서도 하나님의 말씀을 들을 준비가 되어있는가 라는 부분이 도전적으로 다가왔다”고 말했다. 또 “우리는 얼마나 현장에서 피 터지게 살고 있는 이들의 삶을 이해하고 있는 가, 거기서부터 신학은 출발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피력, 신학의 시작점은 삶이라는 메시지를 심었다.

허 교수는 ‘예배 신학을 통한 이민교회 문제점에 대한 접근과 해결방안 제시’라는 논제를 통해 발제하며 성만찬과 교회 식사교제의 중요성과 예배신학의 신학적 요지를 설명하기도 했다.

설교와 관련해, 사회를 맡은 이상명 박사는 “오늘 날 성도들이 성경을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 가, 실제로 서신 마다 어떤 메시지와 목적을 가지고 있는 지 물었을 때 자세히 설명할 수 있는 성도들이 거의 없다는 것은 목회자로서 굉장한 실망감을 가져다 주는 것”이라고 말하면서 “현재 각 교회에서 진행되는 설교는 본문에만 국한돼, 성경 전체 이야기나 메시지가 정확히 전달되기 어렵다. 이 때문에 많은 혼란과 아픔이 교회 내에서 야기된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논제 발표 이후에는 논찬이 이어졌고, 자유토론과 테이블 별 토론, 질문 및 답변을 통해 상호작용이 자유롭게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