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지난 1904년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 루이스에서 개최된 제3회 하계 올림픽은 백인들의 인종적 우월성을 입증하기 위해 피그미족과 식인종 등 미개 부족을 강제로 경기에 참여시킴으로써 역사에 치욕적인 오점을 남겼다고 영국의 일간지 데일리 메일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당시 올림픽 단거리 결승전이 열리던 날 미개부족 선수들이 출발선상에 선 상황에서 출발 신호가 울렸는데 신호음이 너무 커 일부는 깜짝 놀라 그 자리에 얼어붙었고, 다른 선수들은 전속력으로 달려야 한다는 사실조차 잊은 채 트랙을 천천히 걷기 시작했다.
좌석에서 핫도그를 우적우적 씹어먹던 관중 사이에서는 야유와 조롱이 쏟아졌고, 선수들은 결국 일반 청소년 선수들도 깰 수 있는 저조한 기록으로 결승점에 도달했다.
운동장의 다른 곳에서도 미개부족 선수들의 기량은 형편없었다. 이들은 우스꽝스러운 모습으로 투창이나 원반을 물끄러미 쳐다보기도 했다.
백인 올림픽 대회관계자들이 선호했던 이들은 아메리카 인디언과 아프리카, 남미, 중동, 필리핀, 일본 북부지역 등 여기저기서 끌려온 미개인들이었다.
특히 날카로운 치아를 가진 한 콩고 출신 피그미 인은 공식 게임을 시작할 때 '식인종'이라고 소개받기도 했다. 이들은 '문명화된' 백인 미국인들에 비해 열등하다는 점을 입증하기 위해 올림픽 선수로 차출됐다.
미개부족 간 경기는 1904년 올림픽을 기획한 제임스 에드워드 설리번의 주도로 올림픽 본 게임에 앞서 8월에 이틀간 열렸다.
설리번은 이 번외 게임을 '인류학의 날들(Anthropology Days)'로 칭했고, 세계의 주요 과학자들을 불러 모아 이들 야만인이 운동하는 모습을 관람하도록 했다. 관중 사이에서는 이 경기가 이른바 '야만인들의 올림픽'으로 알려지게 됐다.
국제올림픽위원회를 만들어 1896년 그리스 아테네에서 제1회 올림픽대회를 개최하는 등 고대 올림픽 경기를 부흥시킨 쿠베르탱 남작은 대부분의 다른 유럽 유명 운동선수들처럼 당시 세인트루이스 올림픽에 참석하지 않았다.
세인트루이스로의 여행이 너무 힘들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는 설리번이 인종적 실험을 하고 있다는 얘기를 듣고 격분하기도 했다고 데일리메일은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