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길자연 목사, 이하 한기총)가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총회(총회장 박위근 목사, 이하 통합)측을 행정보류 조치했다.

한기총은 16일 오전 열린 임원회에서 통합측에 대한 행정보류 건을 무기명 비밀투표에 부친 결과 찬성 22표, 반대 1표, 기권 2표로 결의했다. 이날 임원회에 통합측 임원들은 대부분 불참했으며, 문원순 목사 홀로 참석해 거세게 항의하다 표결에 들어가자 퇴장했다.

아울러 통합측을 비롯해 행정보류된 5개 교단 소속 당연직(공동회장·부회장·명예회장·상임위원장·특별위원장) 총대에 대해서도 찬성 23표 기권 2표로 자격 제한하기로 결의했고, 이광선 목사에 대한 선거관리위원장직 해임안도 찬성 24표, 기권 1표로 결의했다. 새 선관위원장에는 이승렬 목사가 선임됐다.

이번 결의에 따라 행정보류된 5개 교단 소속 인사들은 오늘 1월 19일까지 조치가 해제되지 않으면 당일 열리는 정기총회에서 회원권을 행사할 수 없게 된다.

한기총이 통합측을 행정보류한 이유는 조성기 사무총장과 박위근 총회장을 비롯한 일부 인사들이 허위 명단으로 성명을 발표하고 임의단체를 조직하는 등 한기총을 음해했을 뿐 아니라, 이단으로 규정된 최삼경 목사를 두둔하고 소송 취하를 거부했기 때문이다. 특히 조성기 사무총장은 얼마 전 실행위에서 의장으로 사회를 보던 길자연 대표회장을 끌어내려다가 전치 3주의 부상을 입혔다. 한기총은 통합측에 대해 3차례에 걸쳐 공식 사과를 요구했으나, 통합측이 사과할 뜻이 없음을 전해옴에 따라 이번 행정보류 조치를 결의했다.

또 이광선 목사 해임 사유는 이 목사가 선관위원들과 논의도 없이 임의로 선관위원장 직함을 갖고 한기총의 입장과 전면 배치되는 내용의 기자회견 개최와 성명서 발표를 함에 따른 것이다.

길자연 대표회장은 통합측이 한기총에 대한 비방을 계속하고 있기에 행정보류는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밝혔다. 또 고교 후배인 조성기 목사가 자신에게 큰 부상을 입혀 놓고도 아직까지 사적으로도 사과하지 않고 있다고 유감을 표명했고, 이광선 목사가 제안했던 합의안에 대해서는 “임원회 결의 등을 거쳐 합법적으로 진행해온 것들을 대표회장이 임의로 변경할 수 없다. (소송 당사자들이) 소송취하만 하면 다 해결될 문제”라고 덧붙였다.

한편 통합측 박위근 총회장은 한기총의 이번 결정에 대해 “탈법”이라고 주장하며 철회를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