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호와께서 모세에게 말씀하여 이르시되 네가 이스라엘 자손의 수효를 조사할 때에 조사 받은 각 사람은 그들을 계수할 때에 자기의 생명의 속전을 여호와께 드릴지니 이는 그것을 계수할 때에 그들 중에 질병이 없게 하려 함이라. 무릇 계수 중에 드는 자마다 성소의 세겔로 반 세겔을 낼지니 한 세겔은 이십 게라라. 그 반 세겔을 여호와께 드릴지며 계수 중에 드는 모든 자 곧 스무 살 이상 된 자가 여호와께 드리되 너희의 생명을 대속하기 위하여 여호와께 드릴 때에 부자라고 반 세겔에서 더 내지 말고 가난한 자라고 덜 내지 말지며 너는 이스라엘 자손에게서 속전을 취하여 회막 봉사에 쓰라. 이것이 여호와 앞에서 이스라엘 자손의 기념이 되어서 너희의 생명을 대속하리라 (출애굽기 30: 11-16)

2008년 12월 19일 이스라엘 하아레쯔 (Ha-Aretz) 일간 신문에 ‘성전 산의 흙더미에서 1세기 당시 희귀한 반 세겔 동전 발견되다’ (Rare first century half shekel coin found in Temple Mount dirt)라는 기사가 소개되었다. 그 동안 세겔 동전이 발견된 예는 많았지만 반 세겔 동전이 더군다나 성전 산에서 발견된 예는 처음이다.

성전세 반 세겔이 발견된 성전 산 흙더미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1999년 성전 산을 관리하는 무슬림 위원회는 과거 솔로몬 성전, 스룹바벨 성전, 헤롯 성전이 있던 성전 터에서 엄청난 양의 흙을 파 기드론 골짜기로 버렸다. 물론 이스라엘 고고학 위원회의 허락을 받은 것은 아니다. 이렇게 파헤쳐진 많은 흙더미에는 보배로운 성경적인 고고학 유물들도 대량 포함되어 쓰레기처럼 기드론 골짜기로 버려졌다.

성전 산을 관리하는 무슬림 위원회의 문화를 파괴하는 행동은 많은 고고학자들과 성경 학자들의 염려와 분노를 일으켰다. 이 일에 가장 적극적으로 개입한 고고학자는 바르 일란 대학의 가브리엘 바르카이였다. 바르카이 교수는 필자가 예루살렘 대학에서 성경 고고학을 공부할 때 지도 교수이기도 했다. 이후 바르카이 교수는 이스라엘 고고학 위원회의 허락을 얻어 흙더미에서 고고학적인 유물을 분류하는 작업 (shifting project)을 시작하였고, 지금도 그 작업은 계속되고 있다. 바르카이 교수는 유물 분류 작업을 통하여 성전 산 흙더미에서 많은 중요한 유물들을 구해냈다. 동전, 토기 조각, 수 많은 유물들 가운데, 성전세 반 세겔도 그 가운데서 발견된 것이다. 성전세 반 세겔은 자원 봉사자로 참여했던 14살 오므리 야아리 (Omri Ya’ari)가 흙더미에서 찾아냈다.

오므리 야아리가 찾아낸 성전세 반 세겔은 1차 유대인 항쟁 중에 처음 주조되었다. 동전에는 세 개의 가지가 달린 석류나무가 새겨졌으며, 고대 히브리어로 거룩한 예루살렘 (Holy Jerusalem)이라 기록되었다. 동전 둘레에는 반 세겔이란 글씨가 선명하게 기록되었다. 발견된 반 세겔 동전은 보존상태는 매우 좋지만 동전 일부가 불에 탄 흔적이 분명히 남아 있다. 고고학자들은 동전을 일부 훼손시킨 화재를 주후 70년 예루살렘이 멸망할 때의 화재일 것으로 생각한다. 바르카이 교수는 “이 반 세겔 동전은 성전 관리인들에 의해 주조된, 성전세 반 세겔로 사용되었다”고 말한다. 비슷한 반 세겔 동전이 예루살렘 유대인 구역과 마사다에서 발견된 적은 있었다. 그러나 성전 산 흙더미에서 페르시아 시대부터 오토만 터키 시대까지 약 3500개의 동전이 발견되었지만, 성전세 반 세겔에서 성전 산에서 발견되기는 이것이 처음이다.

반 세겔에 대한 성경의 기록은 출애굽기에 처음 나온다. 모든 유대인들은 해마다 성전 세로 반 세겔을 지불해야 했으며, 드려진 성전 세는 성전을 관리하고 제물을 구입하는데 사용되었다.

.
이주섭 목사는 성경의 사실적 배경 연구를 위해 히브리어를 학습하였고, 예루살렘 대학과 히브리 대학에서 10여년에 걸쳐 이스라엘의 역사, 지리, 고고학, 히브리인의 문화, 고대 성읍과 도로를 연구한 학자이다. 그는 4X4 지프를 이용하여 성경의 생생한 현장을 연구하기도 했다. 문의 jooseoblee@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