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인 릭 페리 의원, 성인 줄기세포만 이식

공화당 측 대선후보로 지목받고 있는 릭 페리 텍사스 주지사가 최근 줄기세포를 이식 받은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신실한 기독교인으로 동성결혼을 반대하고 배아줄기세포 이식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릭 페리 의원 자신이 줄기세포를 이식 받았다는 것이 논란의 골자인데, 골똘히 문제를 들여다 보면 논란의 여지는 사실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먼저 배아줄기세포와 성인의 줄기세포는 다르다. 페리 의원이 이식 받은 것은 배아 줄기세포 이식과 같이 생명 파괴의 논란이 없는 성인의 줄기세포 이식이었다.

친구이자 정형외과 의사인 스탠리 존스 박사에 의해 이뤄진 페리 의원의 시술은 실제로 한국의 뛰어난 의학기술 때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텍사스 트리뷴 지에 따르면 손에 심한 관절염을 앓던 존스 박사가 한국에서 성인 줄기세포 이식 수술을 받은 후 손이 회복되면서 이 같은 시술의 강력한 지지자가 됐고, 친구 릭 페리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줄기세포 이식을 지지해 줄 것을 호소키도 했다.

그런 연유로 평소, 등에 심한 통증을 앓아오던 페리 의원도 성인 줄기세포 이식을 받기로 결심한 것. 페리 의원 자신의 둔부에서 추출한 피하조직을 등 부위에 이식하는 시술이었다. 존스 박사도 난생 처음해 보는 시술이었으나 페리 의원의 말에 의하면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한편, 이번 줄기세포 이식은 미국식약청에 승인된 시술이 아니라 보험혜택을 받을 수 없어 엄청난 돈을 지불해야 했다는 후문이다. 현재 미국식약청(FDA)이 승인한 줄기세포 시술은 골수 줄기세포 시술 뿐이다.

의학적으로 성인 줄기세포의 시술은 배아 줄기세포와 같이 큰 논란의 여지는 낳지 않는다. 연구 혹은 의학용으로 배아 줄기세포를 배양, 이식 할 경우 수정 후 8주 이후의 배아의 생명을 포기할 수 밖에 없다. 생명을 구하기 위한 의학 연구가 생명을 파괴함으로 이뤄지는 아이러니가 생기는 것이다. 이와 달리 페리 의원이 시술한 성인 줄기세포는 시술 과정에서 생명을 파괴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한편, 2002년부터 재임하고 있어 주 역사상 최장 연임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텍사스 주지사 릭 페리 의원의 대선 출마가 결정되면 공화당의 강력한 선두주자 미트 롬니 의원과의 대결구도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독실한 기독교인으로 기도운동에 앞다퉈 참여하며 믿음을 숨기지 않는 릭 페리 의원과 몰몬교로써 동성결혼 반대를 주장하고 나선 미트 롬니 의원의 신앙적 대결구도도 흥미롭게 지켜볼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