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자신이 다른 이보다 낫다고 느껴본 적이 있는가? 아니면 다른 이들의 편견이나 무관심에 고통스러웠던 적은 없었는가?

신간 ‘끝에서 시작되다(원제: Same Kimd fo Different As Me)’는 같은 시대, 같은 미국 땅에서 살았지만 서로 상반된 배경에서 살아온 사람들이 만나 각자의 처지를 가슴으로 이해하고 변화되는 과정을 감동적으로 엮어 낸 실화다.

예기치 못한 고통 앞에서 겸허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성실하게 살아 왔다면 내게 왜 이런 고통을 주시는지, 혹은 고난의 연속인 삶이었다면 왜 내게 그치지 않는 시련을 주시는지, 그 뜻을 받아들이고 이해하기란 쉽지 않다. 그렇다면 하나님의 뜻을 알 수 없을 때 하나님이 내 기도에 응답하지 않을 때,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

100년 전 그의 조상과 거의 다르지 않은 삶을 살아왔던 흑인 ‘댄버 무어’는 루이지애나의 목화 농장에서 일하면서 자랐으며 탈출을 시도했던 서른 살 이후에도 삼십년 동안 범죄자로, 쓰레기 더미를 뒤지는 노숙자로 살았다. 반면 텍사스의 외곽 도시에서 자란 백인 ‘론 홀’은 대학을 나와 결혼한 후, 백만불이 넘는 피카소 작품을 비롯한 초고가의 미술 작품들을 거래하는 국제적인 아트 딜러가 되었다. 절대 친구가 될 수 없을 것 같은 이 두 사람이 어떻게 평생 함께 할 동역자로 거듭나게 된 것일까?

그 변화의 중심에는 바로 론의 아내인 데보라가 있다. 그녀는 감옥에서 석방된 댄버가 냉담한 눈빛으로 머물렀던 유니언 복음 선교회의 자원봉사자이기도 하다. 데보라는 댄버를 향한 하나님의 계획을 남편 론과 함께 이루기를 바랬다. 그녀는 간절하게 기도하고 헌신했으며, 마침내 두 남자를 변화로 이끈다. 하지만 갑작스레 데보라를 덮친 병마는 그녀를 고통 속으로 내몰고, 희망이 보이지 않는 그 절박한 상황 속에서 론과 댄버의 삶도 새로운 전환점을 맞게 되는데….

비록 출발은 달랐지만 인생의 마지막 종착역을 향해 함께 가는 그들의 극적인 과거와 현재, 그리고 그들 앞에 펼쳐지는 위대한 미래, 그리고 하나님의 음성을 놓치는 것 외에는 두려울 게 없던 여인과 서로에 대한 오해와 불신을 극복하고 아픔과 상처를 이해해가는 두 남자의 동행은 선한 변화를 꿈꾸는 이들에게 새로운 지표가 될 것이다.

‘끝에서 시작되다’는 미국에서 출간된 당시 눈에 띄지는 않았지만 차츰 독자들의 입소문으로 주목받기 시작했으며, 현재 ‘뉴욕타임즈 40주 연속 베스트셀러’ 및 ‘아마존 에세이_종교분야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하는 등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 책에는 복음의 핵심이 되는 ‘사랑과 평등’의 메시지로 가득 차 있다. 하지만 이 책은 그것을 직접적으로 전달하 않는다. 실제 있었던 두 주인공이 살아온 이야기들을 통해, 때론 이해할 수 없는 부르심 속에 감춰진 하나님의 아름다운 계획과 진정한 삶의 가치란 무엇인지 깨닫게 해 준다. 책은 진행될수록 주인공 각자의 이야기보다 서로 관계를 맺으면서 경험한 사건과 갈등, 화해 등이 주가 된다.

세밀하고 정겨운 삽화가 간간히 그려진 이 책은 두 남자가 번갈아 가면서 건네는 이야기 형식으로 구성돼 있어 마치 소설을 읽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흥미진진한 스토리에 빠져 읽다보면 어느새 지치고 힘든 마음 한켠에 희망의 등불이 켜져 있음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이 책은 영화 <포레스트 검프>, <행복을 찾아서>의 제작자인 ‘마크 클레이맨’이 최근 제작 중에 있는 영화의 원작이기도 하다. 늘 겸허하고 감동적인 영화로 관객들을 매료시켰던 그의 작품을 만나본 사람이라면, 이 책의 이야기가 궁금할 것이다. 이제 그 감동을 책으로 먼저 만나보자.